★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한라산(03.10.24)

六德(이병구) 2011. 2. 27. 17:32


산행일시: 2003년 10월 24일
10월 24일(금요일) 오후 7시 인천연안부두에 승용차를 주차시키고서 오하마나호에 승선
서해의 밤바다를 가르다 침대에서 일어나 보니 배는 어느덧 제주에 도착된다.
내가 배를 이용하여 제주에 온 것은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처음 이용해보고
그 뒤로는 3번다 창공을 가르며 왔었는데 오늘 또다시 배를 이용하여 장장 13시간동안
오하마나호에 갇혀있다 6년만에 다시 찾은 제주의 땅을 밟아보니 그 느낌이 새롭기만 하다.
버스를 타고 시내를 가로질러 상판악휴게소에 도착하니 아침 9시다.
제주의 하늘은 나를 축복이라도 해주려는 듯 쾌청하고 산행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어
한가롭기만 하다.
도시락을 하나 받아들고 9시 20분부터 산을 오르는데 왜 그리 산행길에 돌맹이가  많은지 
걸이적거리고 혹시라도 한번 헛걸음을 하면 힘이 쫙~~ 빠져버리는지....
아~~역시 제주도에는 돌맹이가 많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뇌리를 스친다.
완만한 산행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산행을 시작한 기점으로부터 5㎞지점에 약수터가 있어
그곳에서 갈증을 풀고 속도를 더해보니 10시 20분에 사라악대피소에 도착된다.
흘러내리는 땀과 열기를 탐라의 바람에 날려보내며 산죽을 따라 노고를 높여 오르다보니
11시쯤 진달래능선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내 가슴 저 깊은 곳에 차곡차곡 
담아보고 그것도 부족하여 카메라에도 담아본다.
진달래가 내 입술인양 빨갛게 활짝핀 봄이었으면 더욱 아름답고 멋진 추억이 됐을텐데라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 한라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동적인가.
사실 오늘은 옆지에게 함께 가자고 했으나 지난겨울에 진눈개비를 맞으며 추위에 너무나도
많은 고생을 해 다시는 한라산을 찾고싶지 않다고하여 홀아비 신세로 찾게 되었다.
키작은 주목과 진달래나무로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작태를 뒷사람들에게 물려주고
계단을 따라 백록담을 오르는데 내 머리 위에서는 운무가 손에 잡힐 듯 말 듯 승무
춤을 추고 윤기가 넘쳐나는 까마귀는 떼를 지어 한라산을 비행하느라 여념이 없다.
순간 내가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 들어 운무자락에 내 마음을 담아 옆지에게 띄워
보내니 님의 따뜻한 가슴이 나를 감싸 안아주는 듯 햇살이 내 마음을 진정시켜준다.
이렇게 두리번두리번 조망을 즐기며 오르다보니 백록담은 가까워지는데 새찬 바람은
나를 나려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몰아치는데 내가 날아갈 수 있겠는가.
드디어 나는 12시에 백록담에 도착되고 난 아~~~ 그리운 백록담이여..!라 외쳐본다
영화속의 스크린인양 백록담은 운무속에 그 작태를 잠시 보여주다가 감추고
또다시 운무속에 숨어버리는 숨바꼭질을 반복적으로 연출하느라 여념이 없다.
오돌오돌 떨며 도시락을 빠르게 비우고 관음사코스로 하산을 하는데 키작은
주목과 고사목들이 또 다른 세상을 연출해준다.
그런데 군데군데 등산로를 정비하느라 쇠를 자르며 풍기는 쇠가루 냄새와 용접냄새
그리고 노후된 산장을 철거하느라 따다당 콘크리트 지붕을 부쉬는 소음은 정말
나의 뇌리를 짜증스럽게 만든다. 
하산길의 용진각대피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삼각봉에 도착하니 13시 50분이다.
아름다운 왕관바위에서는 비삼들이 연이어 비행을하고 능선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죽은 화초인양 탐스럽다못해 초원을 연상케 만든다.
탐라계곡을 건너 내려오는 길 옆 계곡에는 이름 모를 동굴과 뽕뽕 구멍난 돌들이 자연의
아름다운 작태를 연출한다.
읜?3시 30분쯤시쯤에 관음사로 하산하여 관음사를 한바퀴 돌아보고 제주항에서 오후 7시에
또다시 오하마나호를 이용하여 인천항에 10월 26일(일요일) 아침 8시에 도착하여
집에오니 아침 8시50분이다.
種福님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과 숨은벽을 등산하기로한 약속이 있어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구파발역으로 달려가 10시에 상봉하여 밤꼴까지 걸어가 숨은벽 산행을 하는데 친구녀석이 
한마디 건넨다. 너 미친놈 아니냐
지난주 춘천에서 마라톤하고 한라산에 갔다와 숨은벽 산행하는 것이 제정신이
아닌 듯 싶단다.
내가 생각해봐도 좀 이상한 듯 싶은데 그래두 난 정상인이기에 이렇게 산행을
하지 않은가.......
한 가정을 책임진 가장으로써 내가 건강하고 튼튼해야 내 식졸들이 맘 편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겠나.....
난 어디까지나 머슴이요 나무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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