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조경동(03.08.03)

六德(이병구) 2011. 2. 27. 17:10

산행일시: 2003년 8월 3일

 

어제(8월3일) 아침에 홍천군 미산계곡의 광원분교터로 학생회 임원수련회를 떠난

큰아들을 데리러가기 위하여 8월 4일 오전 11시에 작은아들과 함께 인제군 기린면

조경동으로 떠난다.

수련회는 어제 홍천군 학생수련원에 도착하여 야영을 한 다음 오늘 광원리에서

조경동의 방동초등학교 조경분교터까지 16㎞를 트레킹하고 또다시 야영을 한 다음

내일(8월 5일) 기린면 진동2리에서 7㎞를 백패킹하고서 끝나는 일정이었으나 내일

마포구청에서 주최하는 경북 예천군의 남녀고등학생 40명 초청교류회 참석 때문에

하루 먼저 나와야 되기 때문에 내가 구출하러 가는 길이었다.

강변북로를 따라 구리시와 양평을 거쳐 홍천에 도착하니 아랫배에서 꼬~~르~~륵

신호가 올라온다.

오후 2시가 되었으니 촐촐하기도 할만한 시간이 된 것이다.

그래 요기를 하기 위하여 그 동안 몇번 이용했던 44번 국도변 장남에서 돈장으로

보리밥을 꼭꼭 비벼먹으니 한시름 졸음이 몰려온다.

신남 직전의 446번 지방도를 이용하여 현리로 이동하려 했으나 인제의 내리천에서

펼쳐지는 래프팅대회를 구경할 겸해서 31번 국도를 역으로 내려가기로 맘먹고

인제로 곧장 달려갔다.

역시 내리천은 래프팅으로 많은 동호인들이 몰려있고 나와 작은아들녀석은 넋을 잃은 듯

한참동안 도취되어 발걸음을 멈추어 섰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4시가 다되어간다.

다급한 마음으로 현리에 도착하여 내가 2번의 백두대간 종주시절 밟아본 진동리를 향해

올라가는데 비포장 도로가 바쁜 걸음에 발길을 붙잡는다.

꼬불꼬불 비탈길에 대하여 포장하는 작업의 공기가 1년전 하고 다를 바가 없는 듯 하다.

사실 그 산간 오지의 계곡에 축대를 쌓아 포장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기린초등학교를 거쳐 이곳에서 20㎞여를 더 올라가야 하는 길

진동교를 지나고 솨니드리교를 지나니 양수발전소가 나온다

조금더 오르니 초등학교 분교가 나오는데 이상하게도 적막이 흐르는 교정이다.

오후 4시에 도착되어 있어야 할 학생들이 5시가 되었는데도 인기척이 없고

싸늘한 교정에 계곡수의 은율이 속삭이는 가락만이 울려퍼진다.

교정을 막 들어서는데 아뿔사!!!

이건 조경분교가 아니고 진동분교가 아닌가...?

순간에 난감함이 희비와 엇갈리며 온몸에서 힘이 쭉~~빠져버린다.

이동전화가 되지 않는 이 산골에서 이제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지도도 없고 나침반도 없다.

사람도 없을뿐더러 있다해도 물어본들 모두다 모른다하여 내가 백두대간시절 봐두었던

동네를 대략 짐작으로 찾아왔는데.....

시간은 자꾸만 흘러간다.

교정으로 들어서니 방문이 열려있고 그 앞에 신발 한 컬레가 가지런히 놓여있어 누구

없느냐고 여러 번을 부르니 7∼8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애가 뛰어나오고 뒤이어

아이의 아빠인 듯 한 선생님이 뒤따라 나온다.

순간 너무나 반가워 날아가고픈 심정이 솟구친다.

여차여차 자초지정을 이야기 하니 조경분교는 조금전 올라왔던(20㎞여 후방) 방동리

기린초등학교에서 임도를 따라 방동약수터를 지나서 산을 넘어가야 한단다.

고마움을 전하고 답례를 받기도 전에 차를 돌려 방동약수터를 오르는데 이건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고 산림을 보호하기 위하여 개설한 임도로(노폭이 약 3m도로)써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방동약수터까지는 시멘트로 포장을 하였으나 그곳을 조금 지나니 비포장

도로로써 경사면도 너무나 가파른 길이었다.

어렵게 어렵게 산 정상에 오르니 내려가는 길은 울퉁불퉁 아니 군데군데 움푹

파이고 비에 씻겨나가 골이 파이고 돌덩이는 나뒹굴고 아~~~이건 아닌데....

이렇게 인적이 없는 산골에 초등학교 분교가 있단 말인가..

오후 6시가 넘어가는데 직감은 찜찜해지고 또 다시 나올 일이 꿈인 듯 싶을 뿐이다.

그 어려운 길을 이렇게 해서 약8㎞를 내려가니 큰 교량 넘어 허름한 민가가

나오는데 그곳은 개가 10여 마리가 되는 듯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덤비려한다.

개가 무서워 집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앞에서 사람을 부르는데 아무도 대답이 없다.

그렇게 하기를 10여분..

허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려 나오는데 교량 밑에 야영하는 젊은 남녀가 눈에

확~~들어온다.

반갑기는 반가웠으나 놀러온 사람이 조경분교터를 알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콩닥콩닥 걸이는 마음을 달래며 조경분교터를 물어보니 바로 옆 잡목사이 길로

1.5㎞를 가다보면 좌측으로 조그마한 허름한 건물이 나오는데 그것이 분교란다.

아!~~ 그런데 이건 들어갈 수 없는 길이 아닌가

잡목사이로 울퉁불퉁 형성된 길은 길이 아니고 암릉과도 흡사하게 돌맹이가 뾰쭉뾰쭉

박혀있는 것이 아닌가.

작은아들이 이곳에 차를 놔두고 갔다오자고 하는데 오후 6시가 넘은 이 시간 1.5㎞를

걸어서 갔다오면 어두워서 고생이 더욱 심할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팔과 다리에 있는

힘을 다주어 조심조심 기어가는데 쿵~~~쾅~~~퍽~~차가 다 찌그러지는 듯한 소리가

가슴을 아프게 울린다.

이렇게 해서 1.5㎞를 거의 다 가는데 갑자기 내 앞에서 짚차가 나오질 않는 것인가..?

이건 비낄 수도 없고 오도 가지도 못할 지경이 되어 벼렸다.

할 수 없이 짚차에게 후진을 요구하고자 창문을 여는데 윤곤이 아빠 아니냐고 물어본다.

순간 눈가에 이슬이 맺히고 가슴이 뭉쿨 해진다.

차에서 내려 앞으로 다가가니 아들녀석과 선생님이 감동을 하였다 한다.

이런 곳을 찾아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찾아온 그 기백에 대하여 감동을

하였다하니 마음이 부듯해져온다.

6시가 넘어도 내가 오질 않아 방동리까지 나와 전화를 하려고 아들을 태우고 나왔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나 고마웠었다.

이렇게하여 집을 나선 7시 30분만에 아들을 구출하여 31번국도와 56번 그리고

44번 국도를 따라 달려오는 길에 막국수와 칡냉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 직전이다.

아들 구출작전으로 차 하체가 망가져 많은 수리비가 들었으나 아들녀석의

영원한 감동의 추억이라는 말에 행복한 웃음이 미소지어진다.


- 너무나도 고생한 구출 작전이었고 시간과 여건이 허락된다면

누구나 한번쯤 다녀올 만한 곳이기에 서투른 몇 글자를 적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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