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불곡산

六德(이병구) 2011. 2. 27. 17:05

오늘(7/17)은 경기도 양주에 있는 불곡산을 산행하기로 약속하여 아침 일찍부터

산행준비를 하고서 집을 나선다.

어느 때 같으면 산행을 4시간정도 했을 시간인데 근래에는 이렇게

당일 산행으로 햇님의 따뜻한 온기를 받으면서 산마루금을 밟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이거 내가 진전된 산행을 하는 것인지 퇴보된 산행을 하는 것인지

참 아리송할 뿐.

이렇든 저렇든 일단 홍대전철역에서 의정부로 향했다.

시청역에서 1호선으로 전철을 바꿔 타니 배낭을 맨 등산객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난 어느덧 도봉산역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등산객들이 맞춤형 산행을 위하여 군데군데 하차를 하는데

도봉산역 하차는 초보산행 아니면 릿지산행을 즐기는 사람들 망월사역과 회룡역은

좀더 단련된 사람들 이렇게 혼자서 칼질을 해보았다.

사실 수락산도 회룡역에서부터 시작하여 불암산까지 산행하면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산행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의정부북부역에 9시 50분에 도착하게 된다.

산방식구들을 만나야되는 나로서는 누가 누군지 모르기에 답답해지고

이거 누구를 붙잡고 물어보기도 쑥스럽고 해서 그냥 왔다리 갔다리 했더니

주인님이 나를 맞아 준다.

응가犬도 주인 있으면 의기양양한 법 역시 못난이 초년병은 주인을 잘알아두는 것이

최선의 상책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해서 난 초등학교 친구 2명을 포함한 산방식구들과 불곡산을 향해 출정을 했다.

동두천방향의 3번 국도는 나에게 많은 사연이 담긴 길이 아닐 수 없다.

젊은 혈기를 불태우기 위하여 눈물을 흘려야했던 길이고 내가 한 가정을 꾸미기 위하여

소요산에서 옆지와 함께 선약을 했던 길이니까

특히 논산에서 4주간의 훈련과 부산에 있는 병참학교에서 6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양주군 남면 신산리에 있는 부대에 배속 받을 때는 눈물을 많이 흘리지 않았던가

암튼 우리는 조금 늦은 시간에 산북초등학교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내가 듣기로는 샘내 고개에서 산행초입을 잡으면 좋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산북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을 하는 모양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나로써는 선배님들을 따라가야지 뭐 할말이 있겠는가.

까불다가 강퇴 당하면 쪽~~~~팔~~~~

천주교공동묘지를 조금 지나니 고향의 정취가 풍겨 나오는 민가가 나온다.

그 민가에서 우린 신고식과 환영식 그리고 적토마님으로부터 산행스케줄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을 듣고 산속으로 빠져든다.

잡풀 사이로 좁게 펼쳐진 등산로를 따라 거친 숨을 몰아쉬며 흘러내리는 육수를

촉촉이 젖은 산행길에 흔적으로 남겨두고 한참동안 올려치다 보니 어느 무명의

암봉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내려섰다가 올려치니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 또 나온다.

그래서 난 몇몇 산방 식구들과 함께 우측의 임꺽정봉을 정복하기로 하고 올려친다.

임꺽정봉에 오르니 임꺽정의 영혼인양 큰 바위하나가 지난 시절의 아픔을 달래고

그 뒤로는 광활한 평야가 가슴을 트이게 한다.

친구와 함께 사진 한 컷을 하고서 임꺽정봉을 내려와 상봉을 향하는데 암릉 타는

재미가 스릴만점 솔~~솔~ 피어오른다.

어떤 님들은 담력 저기압에 엄살을 쬐끔 보태어 와들와들 했지만 난 요 맛이 불곡산을

산행하는 맛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인의 품속을 들어 가봐야 그 여인의 따뜻함과 타오르는 열정을 알 듯이

산도 그 산마루 금을 밟아봐야 만이 산의 위용과 자연의 미를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렇든 저렇든 산행을 할수록 재미는 솔솔 피어오르고 타오르는 갈증은 배낭속에 있는

막걸리를 자꾸만 찾아 대는데 참 죽을 맛이다.

어여쁜 여인의 가슴과 같은 아기자기한 암봉들을 강렬하면서도 은은하게 밟고

더듬으면서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상투봉에 도착된다.

상투봉에 도착하니 옛날 우리 아버지 상투가 영화의 스크린처럼 스친다.

상투에 갓을 쓰신 울 아버지와 함께 버스를 타면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고

갓을 누구 조금만 건드려도 청천벼락 같은 호통을 치셨던 울 아버지였는데 지금은

저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시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암릉을 타고 시원하게 불러오는 바람에 나의 몸을 빠져들게 하고서 상봉에 오르니

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 그리고 수락산이 파노라마와 같이 펼쳐지고 발아래 드넓은

양주의 들판은 내 가슴인양 드넓기만 하여라~~~

장고의 산행에서 느끼는 맛이 이것이 아니던가..

그대의 가슴속에 내 정렬의 땀방울을 쏟아 붓고 환희에 찬 연가를 불을 수 있는

이 시간이 있기에 너의 허리를 감싸안고 오르지 않았던가

고마우이 고마워 그대의 아름다움에.....

삶의 뒤안길로 빠져드는 아쉬움을 남기고서 암봉을 내려와 점심식사를 나눈다.

얌~~냠~~ 쩝~~쩝~~~ 그리고 쭉~~~~~카~~~이렇게 보약을 곁들여 식사를 하고서

아쉬움을 가슴속에 묻어두고 백화암으로 하산을 한다.

산사의 백화암은 다소곳이 경건함을 전해주고 우린 뒤풀이장에서 순대씨리즈로

거나하게 산방을 위하여 먹자 마시자 우리는 일심동체(우리가 남이가) 술잔을

부딪치고 난 다시 신설동에서 친구들과 2차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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