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비슬산(03.04.26)

六德(이병구) 2011. 2. 27. 16:52

산행일시: 2003년 4월 26일

 

대구의 비슬산!
언제부터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산이 아니던가
어제는 온종일 비가 내리더니 오늘(4/26)은 하늘도 청명하여 즐거운 산행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마음을 더욱 가볍게 만드는 듯 싶다.
토요일이라서 경부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빠져나간 우리는 구마고속도로
현풍I/C를 쉽게 빠져나와 비슬산의 유가사 주차장(11시 30분)에 도착된다.
유가사의 포장도로를 타지않고 좌측 다리를 건너 언덕 배기 농로를 따라
올라가니 몇 그루의 포플러가 그곳의 토박이임을 말해주고 저 앞 돌담
밑에는 노란 매화꽃이 방긋방긋 웃음을 짖는다.
비탈진 농로를 올려친 후 다시 우측으로 달구지가 다닐만한 농로길을 따라
유가사로 향하니 길 양옆으로 감나무가 한잎두잎 기지개를 켜듯 순이 돋아나고
부처님의 탄신을 축복하기 위한 연등이 행렬을 이루며 발 아래에서는
청정수와 같은 맑은 물이 산사의 고요함에 묻혀 사는 도량들의 마음을
해탈시키듯 쏘아 내린다.
이렇게 30여분을 오르다 유가사 입구에서 쭉쭉 빵빵 소나무 숲으로 빠져드니
산사의 고요함은 더욱 적막하기만 하다.
아! 이제부터 산행이 시작되나보다
쾌청한 날씨 덕에 이마에서는 땀이 그칠 줄 모르고 솟아지고 무릎은 윤활유가
부족하여 삐걱거리는 기어처럼 뻐근해져온다.
그것도 부족하여 헉헉거리는 숨소리는 그칠 줄 모르고 나의 저 깊은 심장에서
비슬산의 산하에 울려 퍼지고 타오르는 갈증은 사막을 달리는 낙타의 낙타봉처럼
메마르고 둥근 덩어리가 목구멍에서 오르락내리락 산행을 즐긴다.
너덜지대를 지나니 도통바위가 쉬었다가라 발길을 붙잡는다.
올라왔던 길을 뒤돌아보니 비슬산자락이 파노라마와 같이 춤을 추며 한폭의
수채화 같이 아름다운 작태를 저 멀리 낙동강의 물줄기에 띄워 보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도통바위에서 비슬산의 대견봉까지는 그럭저럭 널널하게 올려치고 우측 능선으로
피어오르는 참꽃(철쭉)은 이제 40%정도 개화된 듯 싶다.
대견봉에서 남쪽능선을 따라 참꽃 군락지를 지나니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싸리나무 잡목 진흙길이 발길을 붙잡고
뒤이어 조화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린 조화봉을 뒤로하고 대견사터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대견사의 유례를 읽어본다.
대견사터에는 높은 벼랑 끝에 서있는 석탑과 돌 축대들이 옛 사찰의 흔적임을
알리고 주위에는 스님바위, 코끼리 바위, 형제바위등의 안내표시판이 설치되어있고
비슬산(비파 琵 거문고 瑟)이라는 산 이름은 바위의 모습이 거문고를 타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휴식을 끝내고 석탑 좌측을 이용하여 소재사가 있는 자연휴양림으로 하산을 시도하다보니
하산로 양옆으로는 돌더미들이 줄지어 늘어섰고 그 위에는 군데군데 조그마한 돌탑들을
산행인들이 쌓아올려 추억의 흔적을 남겨둔 것이 많이 발견된다.
오늘도 이렇게 비슬산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서울로 발걸음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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