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3년 4월 20일
오늘(4/20)은 진안 마이산으로 산행하러 가는 날인데 어제부터
주룩주룩 내리던 비가 오늘아침까지도 내리더라구요
옆지를 졸라 함께 산행하러 가기로 했는데.....
무거운 발걸음으로 옆지와 함께 집을 나섰지요
홍대전철역을 출발하여 사당동에 도착하니 산꾼들이 비가 내리는데도
많이 나와서 왔다갔다하더군요
자기의 보금자리를 찾으려는 듯이 말입니다.
우리도 그 틈에 살짝 끼어 들어 내리는 봄비를 가로지르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고속도로를 달려가다가 30번 국도를 따라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에 도착하였지요
도착지에는 비가 그럭저럭 그치고 운무만 오락가락 가며 안개비를 날리고
우리가 마령초등학교를 조금 지나니 등산로안내 표시판이 우리에게 손짓하여
우린 그곳으로 쏙 빠져들었네요.
미끄러져 들어가듯이 말입니다.
난 옆지와 함께 뒤에서 널널하게 시작했어요
황토길을 올려치고 솔밭길을 거닐 때는 기분도 상쾌하더라구요
그런데 오늘 산행은 왠지 찜찜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옆지에게 제가 말했지요
당신은 빨리 앞으로 빠져나가 난 아무래도 많이 뒤 처질 것 같에
아니나 다를까 30여분 오르다 보니 나이가 조금은 지긋한 남자 한분이 앞에서
힘들어하더라구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은 맥이 빠진 듯 터벅터벅 거리고 자신을 원망이라도 하려는 듯
어깨는 쭉 늘어져 힘이 없어 보이대요
난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앞서가다가 495봉에서부터는 함께 동행을 했지요
아무래도 완주는 힘들 것 같아서 님의 배낭을 받아 매고서 함께 터벅터벅
가는데 또 다른 남자 한사람이 자신의 친구로부터 부축을 받으며 산행하대요
(그 사람은 영등포구청 소속 산악회 회원이었어요)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쉬어가며 산행하다보니 광대봉앞에 도착되더라구요
난 나의 패이스를 잃어버려 더욱 괴로워 혼났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
참 대견스럽고 다행스럽더라구요
이제 조금만 더가면 그 분들을 탈출시킬 탈출로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광대봉앞에 도착하니 우측에 우회로가 있었으나 우린 광대봉의 안전시설물을
이용하여 광대봉으로 올려쳤지요
광대봉에 오르니 막혔던 가슴이 확~~~트이는 듯 상쾌해지고 저 멀리 보이는 비룡대를
단숨에 뛰어오르고 싶은 충동이 솟구치더라구요
난 광대봉에 왔다간 흔적을 카메라에 담고 밧줄을 따라 내려서서 또 달렸지요
안개비를 피하기 위하여 우산을 바쳐 들고서 말입니다.
참! 내가 생각해도 우습더라구요
우산을 바쳐 들고 산행한다는 것이 어쩜 자연(산)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닌가
그로 인하여 내가 노여움을 받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참시 후 528봉 근쳐 남부주차장 탈출로에 도착되었어요.
그곳에서 힘들어하는 님의 배낭을 건네주면서 탈출을 권했지요
탈출로 우측 능선까지 안내해드리고 고금당(나옹암)에 도착하니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더군요
냠냠 쩝쩝 맛있게들 먹드라구요
입맛을 다시며 고금당을 막 벗어나려 하는데 황당한 일이 생겼어요
분명 내가 맨 후미에서 산행을 했는데 우리 회원님들이 뒤따르는 것 아니겠어요
자초지정을 물어보니 고금당 직전에서 좌측능선으로 다른 산악회를 따라가다
돌아왔대요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고금당 암벽을 흐르는 청정수를 건너 비룡대로 향했지요
비룡대 철계단을 단숨에 뛰어올라가 님들을 기다리는데 오질 않는 거예요
그래 또다시 내려가 보니 부부인 듯 한 4명이 힘들어하데요
그래서 그분들도 남부주차장으로 탈출을 시키고 뛰기 시작했지요
얼마동안 진행하다보니 봉두봉이 나오데요
봉두봉을 내려서는데는 여간 미끄럽더라구요
암마이봉 암봉을 돌아 우측으로 올려치다가 몇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곳에서는 뜻밖에도 백두대간 1차종주를 함께 했던 님과 산새님을
만나게 되었었는데 산새님께서는 육덕이 누군가 궁금했었다고 하더군요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 기분이 짱~~~~~하데요
잠시 후 내가 암마이봉을 오르는데 옆지가 암마이봉에서 내려오더군요
얼마나 반가운지...
그곳에서 그냥 포옹을 하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았지만...
그곳에서 우린 매실주를 한잔씩 나눠 마시고 또 헤어졌지요
옆지는 하산하고 나는 오르고
송대관의 노래가 생각나더군요.
암마이봉을 둘러보고 하산하는 것으로 하루의 산행을 끝마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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