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청량산(03.05.05)

六德(이병구) 2011. 2. 27. 16:56

산행일시: 2003년 5월 5일

 

청량산!
황금의 마지막 연휴를 멋있게 장식하기 위하여 오늘(5/5)은 청량산을 가기로 하였는데
새벽부터 핸드폰이 요란하게 나의 잠을 깨운다.
무거운 눈꺼풀을 힘들게 올려붙이고 조심스럽게 받아보니 낯설지 않은 목소리다.
다름 아닌 산악회장이 거문도 백도 항일암에서 전화를 한 것이다.
오늘 산행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바쁜 걸음으로 사당역으로 향한다.
만석이된 차량은 기분 좋게 서울을 빠져나와 경북 봉화군에 소재한 청량산으로 향하는데
우리가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드니 반대쪽 차선은 벌써부터 정체 현상이다.
연휴를 외부에서 보내고 일찍 집으로 돌아 가고자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어쩜
저렇게도 맞아 떨어져 고생하고 있을까?
생각하니 산행 후 돌아올 일이 아찔하게 걱정부터 앞선다.
우리가 청량산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청량산 진입로 도로공사로 인하여 우리는 불행하게도 하청량에서 하산하여 입석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앞에서는 최진화대장이 진두 지휘하고 난 맨 뒤에서 산행의 묘미를 장식한다.
입석에서 11시 45분에 출발하여 20여분을 오르니 벌써부터 힘들어하는 회원이 있다.
아~~~~ 이제 나는 죽었구나 생각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그렇지 않아도 피로가 덜 풀린 관계로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말이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내가 의사는 아닐망정 오늘 담당한 업무가 뒤에서 힘들어하는 회원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해주고 함께 고통을 나누기로 자청하였으니 그들과 함께 고뇌에 찬
산행을 해야지...
웅진전에서 졸졸 흐르는 샘물로 갈증을 풀고서 앞을 가로질러 돌아가니 총명수가 나온다.
발걸음을 멈추고 안내표시판을 읽어보니 총명수는 금탑봉의 중충 요초대앞에 위치하여
층암절벽 틈사이에서 천연수가 사시사철 일정하게 솟아나는 곳이라 쓰여있다.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진행하다보니 김생굴(12시 15분)에 도착된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신라시대 명필 김생이 서도를 닦던 굴이라서 김생굴이라 전한단다.
이곳에는 김생굴 이외에도 금강굴, 원효굴, 의상굴, 반야굴, 방장굴, 고운굴, 각생굴
등이 있으며 12봉과 12대가 있다하는데 난 어디가 어디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12봉은 장인봉, 외장인봉, 선학봉, 자란봉, 자소봉, 탁필봉, 연적봉, 연화봉, 향로봉,
경일봉, 금탑봉, 축륙봉이며 12대는 어풍대, 밀성대, 풍형대, 학소대, 금가대, 원효대,
반야대, 만월대, 자비대, 청풍대, 송풍대, 의상대 등이라 한다.
머리가 어지러워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발걸음을 경일봉으로 향하는데
좌측 발 아래로 청량사가 산사의 위험을 자랑하며 독경소리가 울려 퍼진다.
한번 갔다올까 생각하다 그냥 올려친다.
나 혼자라면 갔다 올텐데....... 하고 아쉬움을 남기고서 말이다.
보살봉(자소봉)직전에 도착할 무렵 선두 최대장으로부터 무전교신이 온다.
경일봉 방향은 통제구역이니 자소봉을 갔다가 다시 탁필봉으로 오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후미 그룹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힘들게 올라온다.
혹시 4050수도권 산악회에서 왔느냐 물으니 그렇다 한다.
그럼 산방주인은 어디 있느냐 물으니 뒤에 있다하여 좀더 기다리니 산방주인
인듯한 사람이 무전기를 틀고 다가온다.
어제 TV탄 분이냐 물으니 깜짝 놀란다.
어떻게 알았느냐는 듯이 말이다.
사실 난 어제 밤
아내 자신이 속해있는 산방주인이 100인 토론장에 나온다하여 함께 지켜보느라
잠을 설친 장본인이 아니던가
그것도 인연이라고 여기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인사를 나누니 나에 대하여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한다.
내가 지금 모형비행기를 타고 창공을 날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
떨어지면 요지경속이 되어버릴 턴데....
아내의 체면은 또 뭐가 되고.....
그래 후미를 모두 보내고(그 분들에게 난 저쪽에 갔다오겠노라 이야기 함)
난 경일봉으로 향한다.(후미 보는 바람에 난 완전종주 했지요)
산 다람쥐처럼 달린 것이다.
빨리 갔다 와야 되니까 말이다.
오르락 내리락하여 경일봉에 도착하여 영역표시를 남겨두고 뒤돌아 달려와
거대한 암봉을 힘들게 기어오르니 바로 앞에 보살봉(자소봉)이 기다린다.
밧줄을 붙잡고 살살 내려서서 다시 철계단을 이용하여 자소봉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줄달음 친다.
탁필봉(13시 15분)에 도착하니 회원 한분이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그룹에서
이탈되어 있다.
연적봉을 지나니 산방님들이 식사를 나누며 함께 식사하자한다.
그래 그곳에서 산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분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맛있게 영양보충하고 다시 지란봉을 지나 좌측으로 우회하여 의상봉과
선학봉사이로 올려친 후 청량산 의상봉(14시 30분)에 도착된다.
구비 구비 흐르는 낙동강의 상류천과 진안마이산의 암석류와 같은 암봉으로 이루어진
청량산의 파노라마에 마음을 싣고 이곳 저곳 눈 도장을 찍어본다.
이제 하산하여야할 시간!
그런데 이게 왠 말인가
왔던 길보다도 더 힘들게 하산하여야할 하산로
급경사에 자갈이 많은 하산로
많은 아주머니들이 엉덩이 미끄럼으로 내려가고 연로하신 남성회원은
탄식에 가까운 거친 숨소리를 그칠줄 모르게 연발하며 하체를 후들후들 떨어댄다.
이따금씩 작은 돌멩이는 튕겨 날뛰고 가도가도 급경사는 그칠줄 모른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앞서가던 산방주인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하여 열심히 땅을 판다.
와~~~ 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길목인데 그곳에서 더덕을 한 뿌리......
귀신은 따로 없는 모양이다.
난 그분들을 하산시키고 산중턱에 자리잡고있는 허름한 민가에서 연로하신 부부와
어린 초등학생과 그의 아버지를 기다린다.
계곡수로 세면을 하고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잠시 후 그들이 도착하여 함께 하산하니 오후 4시가 다되어간다.
바쁜 마음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4시 30분에 청량산을 뒤로한체
서울로 서울로 아내의 따뜻한 품을 향해 가는 길을 재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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