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령재에서 피앗재산행을 위하여 산행준비를 한다.
그리고 보니 몇일전 초등학교 동창녀석들과 약속한 것이 떠오른다.
오늘 7시에 장안동 칠보숫불갈비에서 쏘기로한 날이다.
주섬주섬 등산복을 차려입고 아내가 지어준 저녁을 가족과 함께 들고서
장안동으로 향한다.
홍대전철역을 지나 아현동을 지날 무렵 핸드폰이 나를 찾는다.
누굴까 라는 궁금함에 불러본다
손선배 형님이다
먼 여행길을 갔다 귀국하신 모양이다
서로의 안부와 잠시후의 만남을 약속하고서 장안동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재촉하는 발걸음은 마음 일뿐 그 누구하나 서둘러 주지 않는다.
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하니 고무줄 놀이하던 녀석 10명과 자치기하던
녀석 2명이 모여 산에 미침 병구가 장안동에 출현했다고 모두들 반긴다.
우리는 이렇게 정담을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다.
웃음과 웃음을 더해가며 지난날들의 추억을 회상하다보니 벌써
3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려 자리를 일어나야 할 시간이다
내가 쏘기로 한만큼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해결하고서 양재동으로 향한다.
양재동에 도착하여 출구를 나서니 손선배형님께서 승용차로 이 아우를
기다리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여행길에 피곤하실 몸을 쉴 틈도 없이 나를 반겨주시는 따뜻한 형님의
마음에 감사드리며 산행 차에 여장을 풀었다.
뒤를 바라보니 반가운 손님들이 군데군데 앉아있다
다름 아닌 2차종주대 식구들이 오늘 자리를 함께 했다.
잠시 후 차안은 암흑의 세계로 변하고 고요한 정적을 제치며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새벽4시에 드디어 산행이 시작된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화령재 도로를 지나 산에 오른다
하나 둘..... 스물 아홉 이렇게 출정 번호를 남기고 소나무 숲으로 모두들 들어간다.
그런데 오늘은 산행대장이 등반부대장은 중간에서 리더를 하라한다.
사진도 많이 찍고 주위의 풍경도 만끽하자고 차안에서 약속했는데....
이렇게 되면 난 형님과 떨어져 산행을 하여야 될 수밖에 없게 됐다.
모든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순간이었다.
뽀드득거리는 눈길을 밟으며 아쉬운 발자국으로 마음을 위로해본다.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씻어내기 위하여 한줌의 눈을 집어 얼굴을 문질러본다.
이렇게 무박산행을 시작한지도 벌써 몇해를 넘기고 2번째 백두대간종주에 도전하다보니
때론 답답한 마음이 있음직도 한 나 아닌가
가슴을 억누르고있던 중압감이 땀방울에 녹아 내린 눈과 함께 흘러내린다.
조금은 가슴이 트이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난 대원 10명과 함께 봉황산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는다.
봉황산 표지석 옆에 포즈를 취하고 있어야할 손선배형님이 없음이 또다시
나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나와 함께 산행하기 위하여 지친 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신 형님인데....
미안함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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