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 및 장거리지맥산행/★한강,영춘,땅끝

한강기맥 3구간(구목령-덕고산-운무산-먼드래재)

六德(이병구) 2011. 2. 27. 12:59

짜릿한 암릉과 운무에 쌓여있는 운무산을 통과하는 한강기맥 3구간을..

 

산행일시: 2006년 8월 6일(토요일 무박)

 

날 씨: 맑음(새벽에는 비)

 

동 행 자: 동호회원들과 함께(六德 外18명)

 

산행시간: 11시간(접속시간: 2시간 및 휴식과 식사시간: 2시간 39분 포함)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 22㎞(접속거리 약 8㎞포함)

 

산행코스: 지장교(03;41)-구목령(05:38~57)-공터(06:22)-1143봉갈림(07: 00)삼계봉/아침밥(07:20~52)

 

     -덕고산(08:10~17)-신대리갈림길(08:27)-1094.2/삼각점(08:49~52)-봉복산갈림/1031(09:12)-1024

 

     (09:20~27)-황장곡,삼년대안부/(10:09)-황장곡,보리울안부/698m(10:41~59)-송암(11:18~32)-운무산

 

     (11:51~12:34)-헬기장(12:55)-돌탑위 3거리봉/869m(13:19~28)-능현사안부(13:42)-석문/암봉(13:46)

 

     -안부3거리(13:59~14:09)-먼드래재(14:52)

 

산행줄거리:

 

지루한 장마를 보내고 한강기맥 3구간을 구목령에서 이어가게 되는데 출발전에 마신 술 때문에

 

오늘도 고생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어제가 아내의 45번째 생일이었는데 두 아들녀석들이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어제는 작은 녀석이

 

빠진 가운데 조촐하게 생일파티를 한 후 하루를 늦추어 서울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올라가

 

모처럼 저녁 식사를 하게됐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 과음 해버렸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온 가족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바쁘게 집에 돌아와 배낭을 메고

 

신도림역으로 향하니 대형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한강기맥에 참여하는 동호회원들이 19명에 불과해서 25인승 버스를 대절할까 생각하다 지난번과

 

동일하게 45인승 장축 대형버스를 대여했더니 널널하게 한자리씩 차지하고도 자리가 남는다.

 

참여하는 회원들 각자가 3만원씩 내고 저녁식사에 뒤풀이까지 하다보면 때론 적자가 발생돼 동지회의

 

연회비를 까먹고 하였기에 이번에는 뒤풀이 비용을 줄여 각출한 회비에 일일경비를 맞추기로 한다.

 

03:20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린 신도림역을 출발해 대림역, 사당역, 양재역, 복정역을 경유해

 

중부고속도로로 들어섰는데 버스기사가 처음 온 기사라서 그런지 홍천의 서석에 가는 길을 잘 몰라

 

앞좌석에 앉아 길을 안내해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문막휴게소에 잠시 들어서는데 갑자기 번갯불과 천둥소리가 요란하더니 소낙비가 줄기차게 쏟아지고

 

도로는 금새 물바다로 변하는데 산행할 일이 난감해진다.

 

그렇게 뜬눈으로 홍천군 서석면에 들어서 양양방면으로 56번 국도를 조금 더 따르다 점멸 신호등이

 

깜빡거리는 삼생초등학교 앞에서 우측의 좁은 도로를 따라 생비마을로 진행하는데 장마기간에 내린

 

폭우로 인해서 주위는 폭격을 맞은 듯 폐허돼 자갈밭으로 변해버린 논들이 헤드라이트 불빛에 모습을

 

드러내고 버스는 생곡저수지를 우측에 끼고 휘돌아나가 생비마을 입구의 지장교 옆에 서있는 밤나무옆

 

공터에 도착하니 계획한 새벽 3시를 조금 넘긴 03:20분쯤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지난번 2구간에서도 우중에 진행을 했었는데 오늘도 소낙비가 몰려와

 

잠시 차내에서 대기하며 소낙비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려본다.

05:38 그렇게 20여분을 기다리니 빗방울이 바람에 날리듯 가랑비 비슷하게 내리고 우린 03시 41분에

 

지장교를 출발해 생비마을을 거쳐 구목령 임도를 따라 구목령까지 마냥 걷기로 한다.

 

배나무골의 임도 차단기를 벗어나니 구목령으로 통하는 임도는 도로가 무너지고 짤리고 거대한 바윗돌이

 

점유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처참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임도 좌측의 절개지는 군데군데 빗물과 그로 인한 수압에 견디지 못해 터져서 큰 계곡과 폭포를 만들고

 

임도 우측의 계류 쪽으로는 토사가 붕괴되어 아슬아슬하게 임도가 이어지는데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그 임도가 복구되기 위해서는 또다시 좌측의 산자락을 절개하여

 

복구해야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많은 장비와 비용이 들것으로 생각되며 그 기간도 1~2년 이상

 

소요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지난번까지만 해도 사륜구동의 차는 통행할 수 있었던 구목령 임도가 이제는 사람도 통행하기 힘든

 

그런 임도로 변해버리고 우린 그런 임도를 따라 2시간에서 2~3분 부족한 시간을 소비하며 걸어서

 

구목령에 도착하게 되는데 바지는 벌써 철떡철떡 등산화에 빗물을 통수하기 시작한다.

 

구목령에서 05시에 출발하려 했던 시간은 이미 넘겨버렸으나 초장부터 뒤쳐진 회원들을 생각해 20여

 

분간의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는데 몇몇 회원들은 벌써부터 막걸리로 에너지를 보충시킨다. 

 

06:22 오늘 진행할 길이 만만찮기에 그렇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서 우측 숲으로 들어서니 물기를

 

가득 머금은 무성한 잡풀이 금새 신발로 젖어들고 완만한 오름길을 7분 올라서니 풀만이 무성한

 

헬기장에 오르게 되는데 운무가 잔뜩 끼어 아무것도 조망되지 않는다.

 

헬기장을 뒤로하고 다시 숲으로 들어서면 참나무 숲 속에 잡목이 무성한 뚜렷한 길이 열리고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며 오름길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그런 오름길을 따라 완만하게 오르다보면 이따금씩 바위지대의 날등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바위가

 

빗물에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18분 진행하다보면 좁은 공터를 형성하고 있는 1050m봉에 오르게 된다.  

07:00 다시 완만하게 내려섰다 능선에 올라서면 서서히 전개되던 산죽지대는 빽빽한 산죽지대로

 

허리까지 올라오고 산길에는 참나무를 간벌해 쓰러뜨려 방치해둔 참나무들 때문에 더디게 진행되다

 

보니 산길이 완만함에도 불구하고 뒤따르는 회원들이 자꾸만 뒤쳐지는 느낌이 들어 완급을 조절하며

 

진행하게된다.

 

그러한 산죽지대를 20여분 진행한 후 완만한 능선에 다시 오르면 왠지 모르게 산죽이 죽어있는 길이

 

잠시 이어지는데 산길은 베어져 널려있는 나무들 때문에 더욱 흐릿하게 이어지게 된다.

 

산죽이 죽어 너저분하게 이어지는 길을 잠시 따르다 내려서면 좌우로 흐릿하게 갈림길이 이어지는데

 

좌우 어느 곳에도 표시기가 걸려있지 않아 좌측의 너저분하게 이어지는 길로 들어서 표시기 하나를

 

걸어두고 내려서니 드세게 이어지던 산죽지대도 끝나는 느낌이다. 

07:20 안부를 뒤로하고 모처럼 가파른 오름길을 따라 능선에 올라서면 우측으로 능선이 분기하는
 
갈림길을 대하게 되고 여기서는 좌측으로 꺾어 능선을 따르다 4분 더 오르면 좌측으로 태기산이
 
분기하는 영춘지맥 갈림길 1080m봉에 오르게 된다.
 
여기서 기맥길은 우측으로 진행되나 좌측의 태기산 방향으로도 산길이 뚜렷하고 표시기도 많이
 
걸려있어 자칫 무심결에 길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 진행해야 되겠으며 5일전에 태화산을 홀로 출발해
 
영춘지맥에 들어섰으니 이제 또다시 가까운 시일에 이곳에서 좌측의 태기산쪽으로 진행하게 될것이다.
 
그런데 삼계봉에 먼저 도착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뒤따르던 회원들이 이상하게 도착되질
 
않아 잠시 뒷걸음쳐보니 앞뒤사람이 바뀌어 올라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산죽이 죽어있는 너저분한 내림길의 희미한 갈림길에서 좌측에 걸어둔 표시기를 확인하지
 
못하고 우측의 길로 잠시 빠지는 바람에 앞뒤가 바뀌고 시간이 지체되었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사전 계획으로는 덕고산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으나 벌써 4시간 남짓 산행을 했고 몇몇
 
회원들은 지쳐있는 것 같아서 한강기맥과 영춘지맥이 갈리는 이곳 삼계봉(1080m)에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별로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여성회원 1명은 덕고산에서 먹겠다며 앞서 나가고 나머지 먼저 도착한
 
일행은 좌판을 펼쳐놓고 30여분에 걸쳐 아침을 먹고 나니 후미그룹 5명이 그때서야 도착돼 자리를
 
빼주고 서서히 출발을 서두른다. 
(영춘지맥 갈림길)
08:10 늦게 도착한 회원들에게 서서히 완급을 조절하며 진행할테니 편안하게 식사를 하고 오라하고

뚜렷하게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을 진행하다보니 이따금씩 우측에 암릉지역이 나타나 날등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삼계봉을 출발한 17~18분 후에 덕고산(1125m)에 도착된다.
 
토요산우회에서 "덕고산(德高山)"이란 표시판을 나무에 걸어놓아 현 위치를 확인시켜주고 있는데
 
누군가는 한쪽 귀퉁이를 찢어 놓아 그 손길이 궁금해진다. 
08:27 덕고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진행하면 바위지대를 대하게되고 우측의 날등으로 진행하면
 
암릉지역이 나오고 이어서 미끄러운 내림 길을 조심스럽게 진행해 내려서면 좌측으로 신대리의 성골로
 
내려서는 길을 대하게 되는데 그쪽 내림길에 많은 표시기들이 걸려있어 일반산행이 있음을 알린다.
08:49 갈림길을 뒤로하고 오름길을 이어가면 우측에 암봉이 자리하고 바위들이 빗물에 미끄러워
 
좌측으로 우회해 올랐다 내려서면 잔돌들이 많이 널려있고 이어서 또다시 우측의 암봉을 좌측사면으로
 
진행해 오르고 다시 내려섰다 오르는 일을 몇 번 반복하다 내려선 후 우측으로 진행하면 지도상
 
표기도 없는 삼각점(청일-426, 1989-재설)이 박혀있는 1095m봉에 오르게 되는데 이곳도 누군가가
 
표시판을 훼손시켜 놓았다.
 
표시판에는 "총 산행거리: 12.3㎞, △등산: 5.1㎞, ▽하산: 7.2㎞, 현재하산위치: 7.2㎞중 2.06㎞,
 
고도: 1095m"라 표시되어 있는데 뭐를 어떻게 표시한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또다시 짧은 휴식을 취해본다. 
09:12 짧은 휴식을 접고 직진의 신대리로 내려서는 길을 버리고 우측의 뚜렷한 길로 들어서면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지고 내림 길에는 안전하게 로프까지 메어져 있다.
 
그런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 서다보면 이어서 전면에 바위의 암릉지대가 자리하는데 비에 젖은 바위가
 
위험할 것 같아서 좌측의 우회로를 이용 내려섰다 다시 올라서면 좌측으로 봉복산이 분기되는 갈림봉에
 
오르게 된다.
 
좁은 공터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키 작은 산죽이 갈려있고 여전히 운무가 잔뜩 끼어 아무것도 조망할
 
수 없어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09:20 좌측의 봉복산 갈림길을 뒤로하고 직진으로 진행하면 또다시 산죽길이 이어지고 그런 길을 따라
 
8분 진행하면 1024m봉에 오르게 되는데 돌멩이가 박혀있는 밋밋한 봉우리에 아름들이 참나무 숲을
 
이루고 있어 7분 휴식을 취한다.
 
모두들 지쳐있고 후미그룹을 이루고 있는 5명이 더욱 늦어지는 탓으로 오늘은 휴식을 자주 취하며
 
진행하게 되는데 빗물에 젖어버린 신발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그리고 보니 연속 6~7주 동안 빗물에 신발이 젖어 산행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이런 산행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해보지만 그렇게 될 수 있으련지....  
10:09 휴식을 접고 다시 능선을 따라 12분 진행하다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에서 좌측길을 버리고
 
직진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삼계봉을 지나서부터 대하는 갈림길에서는 대부분 직진이나 우측으로
 
꺾어 진행하게 된다.
 
가파른 내림길을 그렇게 내려서며 30여분 넘게 길게 진행하다보면 한 안부에 내려서게 되는데 좌측은
 
황장곡: 1.0㎞, 우측은 삼년대: 1.5㎞, 운무산정상: 1.0㎞를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진 십자로 안부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운무산까지는 1시간을 넘게 진행해야 되는데 정상이 1.0㎞라 표시되어 있는 것이
 
왠지 이상하게 느껴지고 이정표 안내판에는 홍천강 수라쌀과 홍천6년근 인삼을 알리는 문구도 함께
 
적혀있다.
 
10:21 십자로 안부를 뒤로하고 10여분 더 진행하면 우측으로 삼년대(저수지): 1.8㎞, 운무산 정상:
 
0.7㎞라 쓰여있는 이정표를 하나 더 대하게 되고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10:41 다시 안부를 뒤로하고 진행하면 바위봉을 대하게되고 그 바위봉을 우회해 750m봉을 올라서면
 
전면의 나뭇가지 사이로 운무산이 웅장하게 올려다 보인다.
 
그렇게 능선에 올라서 좌측으로 짧게 진행한 후 우측으로 꺾어 가파르게 내려서면 마루금을 이탈해
 
계곡으로 내려서는 느낌이 드는데 내리막길은 자갈과 흙이 섞여 쭉쭉 미끄러지고 고목까지 넘어져
 
산길을 덮고 있으니 철조망을 통과하는 기분으로 엎드려 통나무 밑을 통과하게 된다.
 
마루금이 난해한 그런 구간을 내려오면 좌측으로는 잣나무 숲을 끼고 황장곡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우측으로는 보리울로 내려서는 송암 밑 십자로 안부인데 "운무산 980m, 총산행거리: 6.4㎞, △등산:
 
1.88㎞, ▽하산: 4.52㎞, 현재등산위치: 1.88㎞중 1.6㎞, 고도: 698m"라 쓰여있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십자로 안부 좌우에 일반 표시기들이 걸려있다.
 
후미그룹이 많이 뒤쳐져있는 것 같아서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백두산 산행을 하고서
 
쉬지도 못하고 피로회복용 주사를 맞고 바로 한강기맥에 참여하신 김규삼님이 시원한 캔맥주 3개를
 
꺼내놓아 그걸 하나 꿀꺽 마시니 갈증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 가슴이 확~트인다.
 
아무튼 회원님들이 각자 가져온 간식을 꺼내놓아 포도와 복숭아 커피 등등을 배불리 먹으며 18분간의
 
긴 휴식을 취하고서 다시 출발을 서두른다.
11:18 이제 운무산까지는 가파른 고도차를 극복하며 올라서야 한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운무산 정상을 바라보며 뚜렷한 등산로로 들어서면 잡석과 흙이 섞여있는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밧줄까지 메어져 있다.
 
그런 가파른 길을 조금 빨리 올라가겠다고 밧줄이 메어져 있는 오름길을 우측으로 벗어나 오르는데
 
갑자기 왼쪽 발이 미끄러지며 앞으로 넘어지고 만다.
 
무방비상태에서 넘어진 몸은 미끄럼을 타듯 포복자세로 밑으로 미끄러져 내려가고 누군가 뒤에서
 
잡아주어 멈춰 서는데 하마터면 카메라를 망쳐먹을 뻔했다.
 
안부를 출발한 18분 후에 능선에 오르면 운무산 정상은 좌측으로 진행되나 여기까지 왔으니 우측의
 
송암을 잠깐 다녀오기로 한다.
 
천길 낭떠러지 절벽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신선인 듯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지나온 능선
 
방향으로는 장쾌한 산줄기가 파노라마 치듯 출렁이며 조망이 펼쳐지고 좌측 아래로는 보리울이
 
아주 가깝게 내려다보이고 우측으로는 황장곡으로 이어지는 벌말이 좌측의 보리울 보다는 조금 더 멀게
 
내려다보이는데 중간에 접속한다면 좌측의 보리울이 접속거리가 짧을 것 같다.
 
어쨌든 뿌연 운무만 끼지 않았다면 정말 멋진 조망을 만끽할 수 있을 텐데 저 멀리 비구름이 끼어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래도 14분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다시 운무산 방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11:51 금방이라도 도착될 것만 같았던 운무산은 아직도 가파른 암릉지대를 20여분 더 올라서야 하는데
 
땡볕이 내리쪼이니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진행한다.
 
송암을 알리는 이정표를 벗어나면 곧바로 밧줄이 메어있는 1차 로프구간을 오르게 되고 이어서 좌측의
 
치마바위를 우회하는 우회길에 들어서면 "우측으로 등산로, 좌측으로 전망대(추락주의)"라 쓰여있는
 
안내판을 대하게 되는데 당연히 전망대코스로 들어선다.
 
치마바위처럼 펼쳐진 암반지대에는 안전하게 밧줄까지 메어져 있으나 밧줄을 잡지 않고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암반지대이고 이곳에서 뒤돌아보는 조망 또한 장쾌하게 펼쳐진다.
 
암반지대를 올라서 다시 숲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암봉이 전면에 자리하고 좌측으로 우회해 로프를 잡고
 
오르게되며 5분 더 진행하면 정상석이 세워진 운무산(980.3m)에 도착된다.
 
운무산에는 삼각점도 박혀있고 안내표시판에는 하산길 내촌방향: 4.52㎞라 쓰여있다.
 
바람 한 점 없고 그늘도 없는 땡볕이라서 숲 속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하는데 인천의
 
모 산악회 단체 팀들이 황장곡에서 올라와 내촌방향으로 하산을 한다며 야호 소리를 지르며 올라온다.
 
어쨌든 점심을 먹기 위해서 숲 속에 들어가 철떡거리는 등산화를 먼저 벋고 양말을 쥐어짜니 빨래 후
 
짜는 것처럼 흙탕물이 쭈르륵 빠져나오고 발은 하얗게 곰보가 되어버렸다.
 
찬물에 밥을 말아먹고 커피가지 곁들이며 후미그룹을 확인하니 아직도 송암까지 올라오지 못했다하여
 
안전하게 천천히 올라 오라하고서 43분간의 긴 휴식을 끝내고 먼드래재 방향으로 발길을 다시 재촉한다.
12:55 운무산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길로 들어서 내려서면 "운무봉: 0.4㎞, 먼드리재"란 이정표를
 
대하게되고 다시 오름길을 5분 더 진행하면 시야가 확~트이는 넓은 헬기장(군-A-20)에 올라서게 되는데
 
땡볕이 너무나 뜨거워 조망을 즐길 겨를도 지나온 운무산을 한번 뒤돌아보고 내림길로 들어선다.
13:19 이제 헬기장을 뒤로하면 가파른 내림길을 따라 내려서게 되는데 잠시 조심스럽게 내려 오다보니
 
후미그룹으로부터 무전교신이 온다.
 
후미그룹 5명은 이제 운무산에 도착했는데 너무나 지치고 힘들어 중단에 탈출을 하겠다하겠다며
 
선두의 현재 위치가 어디냐고 묻는다.
 
아무튼 너무 무리하지 말고 안전하게 탈출하라하고서 잔돌들이 많이 널려있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더욱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뜻하지 않은 우리 동지회원 4명이 역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동지회원중 환갑을 훌쩍 넘긴 최고령의 여성동지회원 최수희님과 권영일님 그리고 김용길님과 이근희님
 
부부 생각지도 않고 갑자기 만나다보니 너무나 반가움에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가 인사를 나눈다.
 
내촌의 능현사 방향에서 올라왔다는데 그렇다면 모임을 함께 하면서 버스의 좌석도 널널하니 어제 늦은
 
시간에 서울을 함께 출발해 아침에 삼년대 또는 보리울이나 황장곡에서 올라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뒷맛이 왠지 개운치 않고 씁쓸하기만 해진다.
 
차라리 다른 곳을 산행하지 다른 사람 보기도 민망하고 부끄럽게 왜 이곳에 왔을까...?
 
어쨌거나 듯하지 않게 그렇게 동지회원들과 조우하고 진행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몇몇 사람들이 이상
 
하다는 듯 나에게 물어온다.
 
그분들은 같은 동지회원들이라면서 왜 따로따로 산행을 하느냐고...?
 
사실 한강기맥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12명의 회원들이 목적산행을 하자하여 총회에서 인준 받아 시작
 
했는데 참여한 동지회원은 회장과 총무 그리고 나를 포함한 회원 1명 이렇게 4명이 참여하고 나머지는
 
모두 개인적인 친분과 구전을 통해서 참여한 회원들이다.
 
회원 12명이 3만원씩 갹출해 저녁식사와 뒤풀이까지 해결하며 진행하고 부족한 회비는 조성된 년회비로
 
충당하기로 했기에 매번 적자가 났지만 참여한 일반회원들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 동지회원들의 참여가 앞으로도 계속 저조하더라도 책임을 맞고 있는 나로서는 일반회원
 
들을 모집해서라도 아니 지금의 인원으로 끝까지 계속 진행하게 될 것이다.
 
짧은 반가움보다는 씁쓸함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마음을 위로하며 3분 진행하니 안부 위에 정교하게
 
쌓아 올린 돌탑이 자리하고 4분 더 가파르게 올라서니 능선이 분기하는 삼거리 갈림길에 올라서게
 
되는데 "운무산 980m, 총산행거리: 6.4㎞, △등산: 1.88㎞, ▽하산: 4.52㎞, 현재등산위치: 4.52㎞중
 
1.56㎞, 고도: 869m"라 쓰여있는 표시판이 있고 다시 10여분간의 휴식을 취한다.
13:42 짧은 휴식을 접고 우측으로 꺾어 짧게 진행하다 다시 좌측으로 꺾어 내려가며 9분 진행하면
 
능선3거리를 대하게 되는데 "등산로"라 쓰여있는 안내표시판이 세워져 있고 좌측의 전망대봉으로
 
올라서면 좌측 아래의 능현사가 내려다보이고 지나온 운무산과 진행하게될 마루금의 암봉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뒤돌아 내려서면 우측으로 밧줄까지 메어져 있는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지고 계속 이어지는
 
좌측의 암릉지대를 조심스럽게 우회하다보면 좌측의 능현사로 내려서는 삼거리에 도착하게 되는데
 
"운무산 980m, 총산행거리: 6.4㎞, △등산: 1.88㎞, ▽하산: 4.52㎞, 현재하산위치: 4.52㎞중 2.18㎞,
 
고도: 806m"라 쓰여있고 그 위에는 좌측으로 하산길; 능현사까지: 1.2㎞, 직진방향으로는 하산길:
 
다락골까지: 3.0㎞라 쓰여 있다.
 
후미는 이곳에서 좌측의 능현사로 탈출하게 될 것이다.
13:59 능현사로 내려가는 길을 뒤로하고 2분 올라서면 이제 밧줄이 메어진 암릉지대가 펼쳐지고
 
좌측으로 우회해 내려섰다 밧줄을 붙잡고 올라서면 석문을 통과하게 되고 우측의 전망대 바위에
 
내려서면 지나온 운무산이 웅장하게 뒤돌아 조망된다.
 
짜릿한 조망을 느끼고 암릉지대를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가파르게 10여분 내려서면 운무봉: 2.1㎞
 
(3시간 30분 소요), 먼드리재"라 쓰여있는 표시목이 세워진 안부에 내려서게 되는데 여기서 운무봉이
 
3시간 30분 걸린다고 쓰여있는 것은 그만큼 진행길이 순탄치 않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겨울철에는 매우 위험한 코스라 생각되고 마지막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또 배낭을 내려놓고
 
10여분간의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눈다.
14:20 안부의 좌측으로는 희미한 내림길이 있고 안부 3거리 좌우 아래로는 낙엽송이 울창하게 자리잡고
 
있어 아무것도 조망되지 않지만 그래도 시원한 골바람으로 땀을 식히고 다시 출발한다.
 
이제 먼드래재까지는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워진 느낌이고
 
마루금 역시 오랜만에 호젓하게 진행되게 된다.
 
참나무 숲이 울창한 호젓한 길을 따라 20여분 진행하니 좌측의 봉을 오르지 않고 우측의 사면으로
 
통과하게 되는 갈림길을 대하게 되어 능선으로 진행할까 망설이다 그냥 호젓한 좌측의 우회길로 진행한다.
14:52 산길은 여전히 호젓한 숲길로 이어지고 저 멀리 이동통신탑도 보이는데 좌우로 보여야 할 19번
 
국도가 보이지 않아 혹시 저 앞에 보이는 높은 봉을 하나 더 넘어야되지 않나 은근히 걱정하며 진행
 
하는데 차 소리가 귓전에 들려온다.
 
무더위에 진행되는 난구간이기에 초반부터 바짝 긴장하며 진행했었는데 의외로 많은 휴식을
 
취했으면서도 짧은 시간에 무난하게 산행을 마무리해간다 생각하니 막바지에 더욱 힘이 쏟아 모두들
 
한 구간 더 진행하자는 농담까지 건네며 진행하게 된다.
 
어쨌거나 그런 호젓한 길을 30여분 따르니 전면에 절개지가 나타나 좌측으로 내려서니 19번 국도가
 
지나는 먼드래재에 내려서게 되는데 도로 건너편으로는 수준점이 박혀있고 그 뒤로는 컨테이너박스
 
하나가 놓여있다.
다음 들머리는 저 컨테이너박스 뒤로 진행하게 될 것이고 우린 서석방면으로 먼드래재 표시판이
 
세워진 곳으로 이동하니 우측의 산으로는 임도가 개설되어 있고 그 앞에는 넓은 공터가 있는데
 
대기하고 있어야할 버스가 보이질 않는다.
 
버스기사에게 현 위치를 물어보니 아침부터 먹지도 않고 줄행랑쳐 먼저 내려온 2명을 태우고 계류
 
근처에 있다하여 빨리 오라하고 우린 서석방면으로 100m여 내려가서 도로를 건너 좌측의 계류에서
 
알탕으로 땀을 씻어내고 1시간 후에 내촌의 능현사 입구로 달려가 탈출한 회원 5명을 태우고 다시
 
서석에 내려가 막국수와 두부김치의 막걸리 그리고 소주로 뒤풀이를 간단하게 하고서 한강기맥 3구간을
 
마무리한다.
 
다음 4구간인 먼드래재에서 새목이까지는 9월 3일 당일 산행으로도 가능하겠으나 아침에 너무나
 
촉박하게 진행해야 하는 탓으로 계속해서 무박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며 새벽시간은 휴게소와 이곳
 
먼드래재에서 휴식을 취한 후 아침 5시부터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