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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져버린 한강기맥(운두령-보래봉-회령봉-덕거2리)

六德(이병구) 2011. 2. 27. 12:57

춘 사월의 눈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수렁에 빠져버린 한강기맥 그 첫날

 

산 행 일 시: 2006년 4월 2일

 

함께한사람: 동호회원 16명과 옵서버 3명과 함께

 

날      씨: 하루종일 비

 

산 행 시 간: 8시간 30분(긴 휴식시간 포함)

 

산 행 코 스: 운두령(03:00)-1271.8봉/삼각점(04:56)-1360봉-헬기장/1381(05:19)-1247.9봉/삼각점(05:45)

 

           -보래령(06:34)-보래봉(07:10~08:15)-회령봉갈림-회령봉(09:13)-쌍묘-이방골(11:25)-덕거2

 

산행 줄거리:

 

오늘은 오래 전부터 계획한 한강기맥을 대간동지회원들과 함께 출정하는 날인데 첫날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하여 심난하기 그지없는데 몇몇 회원들로부터 산행을 강행할거냐 물어오는데 나 역시도

 

편두통이 심하여 산행을 포기하고 싶지만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산행은 계획대로 진행하니 출발장소에 늦지 않게 나와달라 부탁하고서 토요일 밤 10시 30분에 연남동을

 

출발하여 신도림역에 도착하니 산행버스와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출발을 서두르고 계신다.

 

다행히 늦지 않은 시간에 도착하여 우린 사당역과 양재역을 경유하여 16명의 회원을 태우고 한강기맥

 

출정을 위해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난 또 다른 고민에 잠겨야 한다.

 

사실 오늘 산행은 두로령에서 운두령까지 진행해야하나 경방기간으로 오대산의 요소 요소에서 산불감시

 

요원들이 지키고 있어 운두령에서 구목령까지 진행해야 되는지 아니면 산에 눈도 쌓여있고 비도 내리는

 

새벽녘 시간이니 두로령으로 그냥 강행을 해야 되는지....

 

그래 마음을 비우자

 

순서를 바꿔 진행한다고 누가 뭐라하는 것도 아니고...?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31번 국도를 따라 운두령에 도착하니 왠 산악회 버스 한 대가 서있고 계방산과

 

오대산 산행을 위해 부산하게 산행준비에 여념이 없다.

 

젠장 우리도 그냥 두로령에서 강행할 것을... 이란 아쉬움이 잠깐 스쳐 지나간다.

 

4시부터 출발하려했던 산행을 날씨 탓으로 3시부터 산행하기로 하고 산행준비를 위해 차 밖으로 나오니

 

바람은 세차게 불어대고 간간이 눈발과 비 그런 진눈깨비가 마음을 더욱 스산하게 만든다.

 

모두들 백두대간을 완주하고 몇몇은 몇 개의 정맥도 완주한 회원들이기에 이런 날씨쯤이야 가볍게

 

생각하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서 구목령을 향해 힘찬 첫발을 내딛는다. 

뒤에 처지는 회원들을 챙기기 위해 난 후미에서 회원 4명(최수희님, 권영일님, 김세길님, 김위상님)과
 
함께 늦게 출발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안태영대장과 한문희대장의 인솔하에 먼저 출발하여 쏜살같이
 
어둠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초입에 들어선 마루금은 빙판으로 미끄러워 진행하기 더욱 힘들고 비는 강하게 불어대는 바람과 함께
 
부슬부슬 내려 우리의 체온을 끌어내리는 듯 회원 두 명(최수희님, 권영일님)이 초장부터 힘들어하고
 
급기야 산행을 포기하겠다고 하신다.
 
사실 우리 동우회 회원들의 구성 멤버를 보면 거의 환갑이거나 아니면 환갑 직전 또 한 분은 67살이란
 
노익장이시고 50대 초반은 불과 몇 명 되지 않으니 무박종주산행을 하기에는 무리이다.
 
그래도 한강기맥을 종주하겠다는 열의가 대단하시니 젊은 놈이 뒷받침을 해드려야지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억지로 20여분을 진행했는데 도저히 회원 두 분께서 안 되겠다하면서 하산을 하시겠다하신다.
 
날머리로 향하는 버스를 불러 다시 오라하고 두 분을 하산시켜드린 후 바쁘게 줄다름 치는데 회원
 
두 분이 또 거북이 경주를 하고 계신다.
 
스틱도 아이젠도 없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진행하시는 그분들을 보니 장곡현까지 진행하기도 힘들
 
지경에 이른 것 같다.
 
오늘 산행 안내를 하면서 장곡현에 13시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생곡리의 옥선산장으로 탈출한다고 공지
 
하였기에 앞서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13시 전에는 장곡현에 도착해야 될텐데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한강기맥은 오지중의 오지라서 다른 정맥이나 기맥과 달라서 두로령에서 먼드리재까지 구간을
 
나누기가 쉽지 않은 코스이다.
 
첫 구간에서 호령봉과 계방산 사이에서 방아다리약수터로 하산하는 것도 그렇고 두 번째 구간의 불발령
 
에서 자운2리(괸돌)로 하산하는 것이나 장곡현에서 생곡리의 옥선산장으로 하산하는 경우 구목령에서
 
생비마을로 하산하는 경우 등 모두 접속거리가 1시간 30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부득이
 
운두령과 구목령 그리고 먼드리재까지 3구간으로 강행해야 서비스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시간이다.
 
03:55 어쨌든 앞서간 회원들은 어디까지 갔는지도 모르고 뒤 처진 회원 두 사람을 위하여 가다서다를
 
반복하여 진행하다보니 약5분간 오름길에 흰눈이 많이 쌓여있고 벌목지가 나와 우측으로 꺾어가며
 
내려간다.
 
오늘 내가 구간구간 기록하는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선두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보기 위하여 기록하는 것으로 한다.
04:25 이따금씩 빙판길이 형성되어 미끄러운 길이지만 고도 차가 없는 완만한 길이기에 쉽게 진행할
 
수 있어 한동안 진행하다보면 뒤따르는 불빛이 보이질 않아 다시 기다리고 그러다 불빛이 보이면
 
또 진행하고....
 
아무튼 그렇게 진행하다보니 등로 우측에 이상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가 있어 사진을 찍고 잔봉 하나를
 
올라섰다 완만하게 내려선 후 다시 올려치기 시작한다.
04:56 눈보라를 몰아 붙여놓아 단단한 능선이 되어버린 눈길을 따라 올라서니 좌측에 지능이 있는지
 
우측 사면으로 진행하게되고 그렇게 짧게 올라선 능선에서 우측으로 가파르게 꺾어 길게 오르니
 
눈이 더욱 많이 쌓여 있고 주위는 온통 운무가 끼어 랜턴 불에도 가시거리가 짧아 조심스럽게
 
진행하게된다.
 
이제 신발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얼마 전부터 편두통으로 고생했던 머리 아픔은 서서히 오른쪽 머리를
 
조여 짜는 듯 통증이 감지되기 시작하는데 뒤따르는 일행 3명의 발걸음은 더욱 더디기만 한 듯
 
지체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지도상에 삼각점(봉평-303/2005-제설)이 박혀있는 1271.8m봉에 올라서 일행을 다시 기다린다.
05:19 일행이 도착하는 것을 확인하고 1271.8봉을 뒤로하고 잠시 내려섰다 완만하게 부드러운 길을
 
따라 진행하니 능선이 분기되는 듯 분기봉에 올라서게되고 다시 완만하게 올라서니 넓은 헬기장이
 
있는 1360m봉에 올라서게되어 다시 일행(김세길님, 김위상님)을 기다리며 조급한 마음을 달래본다.
05:45 헬기장에서의 기다림을 접고 헬기장을 가로질러 잠시 진행하니 넓은 공터인 듯 어린 잡목들이
 
군데군데 서있는 곳이 나오고 다시 10여분 진행하니 주위가 벌목되고 우측으로 꺾이는 지점에 삼각점
 
(봉평-414/5005-제설)이 박혀있는 1247.9m봉에 도착되는데 뒤따르는 일행의 불빛은 보이질 않는다.
06:34 주위가 벌목된 1247.9봉에서 우측으로 쭉 내려섰다 일행이 보이질 않아 다시 올라가 일행을
 
확인하고 내려선 후 눈이 수북하게 쌓인 능선을 완만하게 올라서 진행하니 좌우 갈림길이 있는
 
분기봉에 도착되는데 산행시간은 벌써 3시간을 넘겨버리고 갈 길은 먼데 정말 암담할 따름이다.
 
길게 잡아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거리인데 1시간 이상 지체되고 선두와도 1시간 이상 간격이 벌어진
 
것 같아 지체되는 회원에게 다수를 위해 장곡현에서 탈출하라 권유하니 생각해 보겠다한다.
 
어쨌든 이곳에서 보래령은 우측으로 가파르게 내려서야 하는데 좌측의 덕거리 방향으로는 산죽이
 
깔려있는 길이고 그쪽으로도 길이 뚜렷하게 나있기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마루금을 이탈하기 쉬운
 
독도주의 지점이다.(독도주의!!!!)
 
급경사의 가파른 내리막길은 빙판으로 변하여 나뭇가지와 땅에 박힌 돌등을 붙잡고 힘겹게 내려서
 
완만하게 진행하는데 앞서간 회원들의 발자국이 없이 흰눈이 그냥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앞서간 회원들이 분명 마루금을 이탈했을 거라 판단하고 핸드폰을 거는데 모두 전원이 꺼졌다고
 
메시지가 들려오고 그 중에 송총무의 전화가 연결된다.
 
진행길에 발자국이 없는데 분기봉에서 어디로 진행했느냐고 물으니 좌측의 덕거리 방향으로 알바하여
 
지금 뒤돌아가고 있다하는데 아마 왕복 1시간은 알바를 한 모양이다.
(좌측으로 알바하기 쉬운 곳/우측으로 가파르게 내려가야 함)
(좌측으로 가파르게 내려선 보래령)
 

07:10~08:15 보래령에 내려서니 좌우 탈출로가 선명한 십자로이고 좌측의 덕거리 방향으로는 많은
 
표시기들이 매달려 나부끼고 있다.
 
1시간 가량 지체되어 후미에서 진행했던 3인은 이제 선두가 되어버린 것이다.
 
모든 회원들이 뒤에 따라오기에 모처럼 나의 페이스를 되살려 가파른 능선의 좌우에 산죽이 깔린
 
능선을 약 13분 올려치니 완만한 오름길의 능선이 계속 이어지고 잡목과 수북하게 쌓인 눈길이
 
이어지더니 마지막 5분 정도 가파르게 올려치니 넓은 공터에 두 개의 삼각점(봉평-22/1990-재설,
 
또 하나는 333FA)과 좌측으로 용수골: 2.4㎞, 우측으로 정상:...지워짐,
 
지나온 방향으로 보래령: 1.2㎞라 쓰여있는 표시목이 박혀있는 보래봉에 도착된다.
 
배낭을 내려놓고 회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조망을 즐기려해도 뿌옇게 끼어있는 운무로 인하여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저 멀리 어디에선가 중장비 소리만 이따금씩 들릴 뿐이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으니 회원들이 속속 도착하여 주위를 달래고자 술을 곁들인 아침을 해결하면서
 
간단하게 한강기맥 무사기원을 빌어본다.
 
사실 지난달에 비학산 산행에서 산제를 지냈기에 이번에는 그냥 진행하려 했으나 그래도 뭔가
 
서운할 것 같아 약식으로 무사기원을 발원했던 것이다.  
(보래봉)
08:40 그렇게 1시간이 넘는 휴식을 취하고 정상이라 표시된 방향 즉, 회령봉 방향인 우측으로
 
완만하게 뚝 떨어져 내려서는데 눈길이 또다시 이어지고 안부에서 가파르게 능선을 올라서니
 
너덜바위가 많이 깔린 마루금이 호젓해 보인다.
 
근데 문제는 또 여기서 생기고 만다.
 
그 너덜바위지대를 내려서서 좌측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살짝 틀어진 직진으로 진행해야 되는데 눈이
 
쌓여 있는 길이라서 그랬는지 약간 우측으로 꺾이는 기맥길을 놓치고 선두들이 모두 좌측의 뚜렷한
 
길로 올라서버린 것이다.(독도주의!!!!)
 
전화를 해도 전화기는 모두 꺼져 있다하고 또 다시 난감한 상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나눠준 지도와 나침반만 확인해도 엉둥한 길로 빠지지는 않았을 텐데 왜 그리 마라톤 하듯 달려가
 
버렸는지...
 
장곡현에 13시까지 도착하라는 말이 부담돼서 그렇게 줄행랑 쳤나....?
 
날씨는 계속 우중충하고 운무는 오락가락 가시거리가 불과 몇 미터도 되지 않는다.
 
선두와 연락도 되지 않고 우리 3명만 정상적으로 진행한다해도 안 되는 일이고...
 
그렇고 그래서 그냥 산행을 접는 마음으로 선두를 따라 진행하기로 하고 회령봉으로 길을 이어간다.
(여길 내려가서 바로 좌측의 좋은 길 버리고 직진으로 진행해야 됨)
(이제 회령봉으로 알바가 시작된다)
09:13 다시 등로에 쌓인 눈길을 따라 30여분 진행하니 산죽길에 좌우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살짝 들어서면 회령봉(1309.4m)이란 표시판이 땅에 떨어져 있는데 회령봉 치고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그저 평범한 봉우리이다.
09:29 회령봉에서 다시 좌측길로 접어들어 완만하게 진행하니 표식없는 삼각점이 등로에 박혀있고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09:53 다시 우측의 능선을 따라 진행하니 이제는 제법 키가 큰 산죽지대가 이어지는데 사람들이
 
많이 다녔는지 산길은 뚜렷하게 이어지고 날씨는 더욱 한기를 느끼게 만든다.
 
산죽길을 따라 20여분 남짓 진행하니 산죽이 끝나는 지점에 쌍묘가 자리하고 그곳에 흥정리,
 
정상:1.1㎞라 쓰인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여기에서 정상이라 표시된 것은 아마 회령봉을 뜻하는 모양이다.
11:25 쌍묘를 뒤로하고 잠시 내려서니 그때서야 선두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마루금을 이탈하여 모두 마을로 내려와 버렸단다.
 
허탈 웃음을 짓고 왜 전화기를 꺼놓고 진행했냐 물으며 다시 올라오라고 하니 날씨도 춥고 옷도 젖어
 
도저히 다시 올라갈 수 없다하여 그럼 회원들 의견을 다시 들어보고 전화해 달라하니 모두가 산행을
 
접자 한다하여 그냥 가파르게 내려서 자운리의 연지기(이방골)로 내려서니 전원주택이 자리하고
 
회령봉 등산안내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넓은 비포장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가 2차선 포장도가 시작되는 지점의 어느 민가 비닐 하우스에
 
들어가 준비해온 식사와 술로 뒤풀이를 하면서 생비마을에서 대기하고 있는 차를 이곳으로 오라하고
 
추위를 술로 달래보며 수렁에 빠져버린 한강기맥 첫 출정을 뒤돌아 본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거리 진입로/저 아래는 포장도로임)
(식사를 하는 회원들)
(그래도 개구리 탕은 맛있었지요)
 
 
첫날부터 수렁에 빠져버린 한강기맥 모두 고생하셨구요
 
이유야 어쨌든 임원진을 대표해 진행자로서 죄송하다는 인사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