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문덕봉과 고리봉(04.04.03)-호남의 용아릉

六德(이병구) 2011. 2. 27. 17:46

산행일시: 2004년 4월 3일(토요일)

날    씨 : 아주 맑음

산행 코스: 비홍치-문덕봉-그럭재-두바리봉-삿갓봉-고리봉-639봉-천만리장군묘-방촌

산행 시간: 4시간 50분(오전 11시 30분 시작-오후 16시 20분쯤 하산, 휴식포함)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호남의 용아릉이라 불리는 고리봉과 문덕봉을 산행하기 위하여 하루

휴가를 내본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간단한 산행준비로 산행길에 나선다.

달리는 고속도로의 양옆으로는 촌로들의 바쁜 일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차창으로 스치는

만개한 벚꽃과 진달래 그리고 노란 개나리꽃은 봄의 향년을 전해준다.

그저 다정하게만 느껴지는 따스한 농촌의 들녘을 달리던 버스는 어느덧 남원시내를 지나

오전 11시 30분이 조금 못돼 24번 국도변 정상의 비홍치에 도착된다.

불도저로 파헤친 밭을 지나 소나무 숲으로 살며시 빠져 들어간다.

소나무 숲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수줍은 진달래를 바라보며 조그마한 고개하나를 올려치니

삼각점 하나가 나타난다.

그렇게 10여분간의 워밍업으로 산행을 시작한 후 서서히 속도를 내다보니 비홍산성을

가볍게 통과하고 88고속도로 남원터널 위를 널널하게 통과한다.

진행방향을 남서쪽으로 틀어 잠시 오르락내리락하다보니 급오름길이 무릎에 고통을

안겨주고 이마에서는 뽀송뽀송한 굵은 땀방울이 산행의 난이도를 측정해주는 듯 주~루~륵

흘러내린다.

12시 35분에 문덕봉에 도착하여 갈증을 풀고서 스릴 넘치는 암릉산행에 몰입해본다.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암릉구간을 지나는 느낌은 설악의 용아인 듯 환상에 빠지게 만들고

감상에 젖게 만드는 산세의 아름다움과 그윽한 소나무향 그리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산들바람은 산행의 고뇌가 무엇이랴 반문한다.

그렇게 조심조심 네개의 암봉을 지나 13시 30분쯤 난 그럭재(철탑)에 도착되고 또다시

두바리봉을 향해 가파른 능선길에서 고통을 감내 해본다.

두바리봉에서 행동식으로 잠시 요기를 하고서 삿갓봉을 조심조심 올려쳐 오르니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광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설레는 소녀의 부푼 가슴처럼 내 가슴을 가득 채워버리는 부흥산맥의 고리봉 산세는 감탄의

느낌마저 빼앗아 가버리는 듯 도취되어버렸기에......

14시 25분에 삿갓봉을 널널하게 내려서 암릉에 설치된 로프를 붙잡고 살며시 올려

15시 05분에 고리봉에 도착하니 큰 묘지 1기가 먼저 보인다.

묘지를 돌아 고리봉 표지석에서 기념사진을 한컷하고서 바라보는 고리봉 줄기는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형성돼있고 저 멀리 마산봉-동악산-형제봉 주 능선은 오라는 듯 손짓하는데

남동쪽 방향의 또 다른 형제봉과 지리산 자락이 출렁이듯 파노라마를 형성한다.

감동의 기쁨을 접고서 동쪽 암릉길을 따라 30여분 진행하니 천만리장군묘가 허술하게

자리를 잡고 지나온 세월을 말해준다.

639봉에서 암을길을 조심조심 내려서 방촌마을에 16시 20분에 도착하는 것으로 하루의

산행을 마감하고 방촌마을 뚝방에서 나물케는 소녀처럼 나두 쑥을 뜯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