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설악의 공룡능선(03.09.21)

六德(이병구) 2011. 2. 27. 17:19

산행일시: 2003년 9월 21일

 

1.산행코스:

  오색온천-대청봉-중청봉-소청봉-희운각산장-공룡능선-마등령-오세암
  - 영시암-백담사

2.코스별 소요시간(우중산행):

  오색온천-대청봉-소청봉: 2시간 10분 소요
  소청봉 - 희운각산장 : 30분 소요
  희운각산장 - 공룡능선(마등령) : 2시간 20분 소요
  마등령 - 오세암 : 30분 소요
  오세암 - 영시암 : 1시간 소요
  영시암 - 백담사 : 1시간 20분 소요
  백담사 - 셔틀버스 : 35분 소요

3.산행후기:

오늘(03. 9. 21)은 매미가 울고간 이후로 처음으로 무박산행에 나섰다.

지난 토요일(9/13) 독바위역에서 우이동까지 산행을 하고 일요일(9/14)에는 도봉산

산행을 하였던 관계로 나의 두 버팀목인 무릎은 스트레칭이 되어 있는 상태이다.

설악을 향해 달리는 버스에 몸을 의지한 채 새벽산행을 위해 잠을 청해보지만

잠은 오질 않고 허리에 통증만 더해지는 듯 하다.

그래도 깊은 잠에 빠지고자 이리저리 몸을 뒤적뒤적한 덕에 잠깐 가면을 취할 수 있었고

내가 가면에서 깨었을 때는 새벽1시 내설악휴게소에 도착되어있었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하였던가 산행을 위하여 아침식사를 마치고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하니 새벽 2시다.

오늘 산행초입은 한계령휴게소와 오색온천지구로 나눈관계로 한계령휴게소에 17명을

하차시키고 우린 오색온천지구로 다시 이동한다.

오색온천지구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타 산악회의 산꾼들이 가로등 전등불 밑에서

요기를 하느라 법석을 떨고 하늘에서는 심술을 부리려는 듯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관악산에서 심신의 수련을 쌓았다는 여성회원 일행 9명을 비롯한 15명이 새벽 2시 25분에

대청봉을 향하여 진군을 시작한다.

오색온천지구를 오랜만에 찾아온 탓인지 작년 10월 산행 때와는 사뭇 다르게 산행길이

단장되어 있어 컨디션은 그 어느때보다 짱~~이다.

이렇게 오른다면 대청봉을 경유하여 소청봉에 6시 이전에 도착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사실 오늘 산행코스는 무척 힘든 산행이라서 소청봉에 아침 7시까지 도착하는 사람에

한해서 공룡능선을 탈 수 있고 7시 이후 도착하는 사람과 그 이전에 도착되었더라도

체력이 떨어진 회원에 대해서는 봉정암을 거쳐 수렴동계곡으로 하산시키기로 하였다.

새롭게 사다리계단으로 단장된 등산로를 따라 육수를 뽑으며 설악폭포쯤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강해지기 시작하여 비옷으로 중무장을 하고서 오르다보니 대청봉에

새벽 5시 10분경에 도착되어진다.

운무와 어둠 속에서 도착된 대청봉은 쏟아지는 빗줄기와 희미하게 비치는 후레쉬의

불빛사이로 대청봉의 표지석만이 보일뿐 그 무엇도 나에게 기쁨을 전해주지는 못하고

비와 땀으로 적셔진 몸은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하고 손끝은 시려져 호주머니를 찾는다.

여명이 밝아졌다면 수많은 영봉들이 운무와 함께 파노라마와 같은 흥겨운 춤을 추고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서둘러 중청봉을 향해 이동한다.

중청산장에 도착하니 비에 젖은 산꾼들이 한기를 달래고자 발디딜 틈조차 없이 난민수용소

처럼 자유분망하게 행동을하고 있어 나도 동료와 함께 사발면으로 가슴을 뜨겁게 달구면서

후미가 오기를 기다려보지만 후미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중청에서 휴식을 끝내고 소청봉에 도착하니 시계는 6시 30분을 가르키고 하염없이 내리던

빗방울도 밝아오는 동녘하늘과 함께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다.

꿀 차로 한기를 달래며 발아래 펼쳐진 설악의 영봉들을 내려다보니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지난 2번의 백두대간 중에도 운무로 휘감겨 있었던 남설악의 점봉산은 대청봉과 마주하며

어깨를 견주고 운해를 뚤고 솟아오른 가리봉, 주걱봉, 그리고 큰 귀떼기청봉에서 내가

유두봉이라 불렀던 삼형제봉은 운무와 함께 더덩실 춤을 추고 언젠가는 꼭 한번 밟아보고

싶은 기암괴석의 용아장성과 험난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공룡능선이 이따금씩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빨리 오라 손짓을 한다.

이렇게 운무의 퍼레이드에 매료되어 있다보니 시간은 벌써 7시를 가르키는데 후미는

아무런 소식이 없이 운무만이 빨리 가라 재촉을 한다.

할 수 없이 32명의 회원중 27명은 수렴동계곡으로 하산하라 무전교신을 하고서 나를

포함한 5명은 희운각산장을 향해 철계단을 빠른 속도로 뛰어 내려가니 30여분이 소요된다.

소강상태를 보이던 빗줄기도 우리가 희운각산장에 도착하니 또다시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한다.

희운각산장에서 방향을 좌로 급하게 꺾어 인고의 혼신의 힘을 다하여 공룡능선을 오르니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흘러내리고 비옷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가는 걸음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눈가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내고 공룡능선에서 제일 힘든 1275m봉을 힘들게 올려치니

무릎은 뽀사지는 듯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고 그렇게 힘들게 올려쳤는데 또다시 허무하게

급경사를 내려서야하는 산행의 반복......

그렇게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나한봉이 마등령 500m라 알려준다.

나한봉에서 포도송이를 터뜨려 요기를 하고서 마등령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25분을

가르킨다.

아내가 정성스레 담아준 도시락을 마등령에서 빗물로 말아먹는 듯 쏟아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깨끗하게 비우고 우측의 금강문 길과 직진거리의 저항령을 아쉬워하며 좌측의

오세암길을 택하여 하산을 시도한다.

오세암길을 내려서며 수렴동계곡팀을 무전으로 불러보니 수렴동산장 근처에

도착되었다한다.

그렇다면 우리와 그들의 시간차는 대략 1시간 남짓 될 것 같은 기분이 발걸음을 더욱

재촉한다.

뚝 떨어지는 계곡길을 30여분 뛰어 내리다보니 오세암의 풍경소리와 스님의 목탁소리가

피로를 풀어주는 듯 마음을 경건하게 만든다.

오세암에서 부터는 그렇게 힘들지 않은 하산길이기에 속도를 더해 내려 오다보니

12시 30분경에 영시암에 도착되고 그곳에서 수렴동계곡팀 몇 명과 합류하게 된다.

진흙 범벅이 되어버린 바지와 등산화 그리고 짭짤한 땀과 빗물로 화장되어버린 얼굴을 씻기

위하여 백암사를 약2㎞여 남겨두고 계곡으로 들어가 발을 담그니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고

피로가 풀리는 듯 하늘의 뭉게구름 위에 내 마음이 올라가 지나온 설악의 영봉들을

내려다본다.

이렇게 휴식을 취하고 백담지구에 내려오니 오후 2시 30여분이 되어가고

우린 새벽 2시 25분에 시작한 우중의 산행을 이렇게 마감한다.

다음 주에 있을 미시령에서 황철봉-저항령-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산장-비선대-설악동

산행을 생각하며 쐐주로 피로를 풀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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