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바래봉

六德(이병구) 2011. 2. 27. 16:58

산행일시: 2003년 5월 10일

 

바래봉 산행! 그리고 낙동정맥!
어제부터 이 두 군데 산행을 놓고 고심을 한다.
난 낙동정맥을 해야 되는데 바래봉 산행을 하는 산악회에서는
내가 꼭 와야 된단다.
낙동정맥에 참여하고 있는 몇몇 동지들의 전화에 어쩔 수 없음을
하소연하고 지리산 바래봉으로 결심을 굳힌다.
사당역에서 5월 10일 밤 11시에 출발하여 망향휴게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떠나려하는데
아뿔사! 차가 펑크가 나버렸다
기사의 분주한 핸폰과 이곳 저곳 연락망을 모두 동원하여 가까스로
타이어를 바꿔 끼우고 지리산으로 향한다.
1시간여의 시간을 허비하고 모두들 잠이 들어 고요한 꿈속에서 평온을
찾고 있을 무렵 갑자기 우당탕탕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모두들 놀란 토끼 눈으로 두리번거린다.
나 또한 놀란가슴을 쓰러 내리면서 기사의 귓전에 살며시 자초지정을 물어보니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노루 한마리가 고속도로에 내려와 이리저리
뛰다가 우리의 차에 꽝~~~~! 했다는 것이다.
덕유산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차를 살펴보니 차의 앞 범버가 깨져 버린 것이 아닌가
무척이나 일정이 좋지 않은 불길한 생각이 자꾸만 뇌리를 스친다.
성삼재휴게소에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5월 11일 새벽 5시가 넘어버렸다.
4시부터 산행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번호 복창과 함께 모두 앞으로 출발시키고 난 후미에서
널널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작은 고리봉에 도착될 무렵 붉은 태양은 솟아오르고 힘들어하는 대원이
벌써 출현했다.
이건 아닌데...... 앞으로 가야할 시간이 8시간정도
그렇다면 이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생각을 바꾸면서 힘들어하는 대원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완주의 의지를 심어 줘본다.
일단 그 님들의 앞을 가로질러 만복대까지 달린다
20여분을 만복대에서 기다리니 님들이 도착된다.
그 시각 선두는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되었다한다.
울 후미님들과 선두그룹에 아침 식사를 하도록 무전교신을 하고서
커메라에 만복대의 추억을 담고 정령치로 향한다.
정령치에 도착(8시 10분)하니 당일 산행 산꾼들이 많이 모여있다.
또 그곳에서 후미를 기다리는데 님들은 오질 않고 혈압의 수치만
기온과 함께 자꾸만 오른다.
30여분이 넘어서 마지막 5명이 도착된다.
그런데 그 님들은 또다시 정령치 휴게소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순간 혈압의 수치가 치밀어 오르다 못해 폭발된다.
선두와는 벌써 약1시간의 차이가 벌어졌으니 좀더 성의를 가지고
산행에 임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그 사람들은 산행을 못하는 것이 아니고 널널하게 구경하고 이야기하며
세월아 내월아 이기적으로 산행하는 사람들이었다.
잔소리가 싫었는지 휴게소에서 나온다
출발하는 모습을 확인하고서 큰고리봉을 향해 또다시 뛴다.
큰고리봉(9시 도착)에 도착되니 또 이게 왠 말인가?
산행보조 표시판이 고기리 방향으로(백두대간 길)되어있고
울 님들이 그곳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내가 차안에서 맨트할 때에도 그곳을 주의하라고 하였었는데....
선두와 중간그룹에 무전교신을 하니 분명 보조 표시판이 바래봉으로
되어있었다는데.....
그럼 이건 누가 의도적으로 장난을 친 것이 분명하였다.
난 다급한 마음으로 호루라기를 불어가며 외치니 7명이 시차를 두고
올라오고 후미그룹도 도착된다.
그 시간 선두는 세걸산에 도착되었단다.
갈 길은 멀고 동행하는 님들은 힘들어하고 이런 고난이 또 어디 있으랴....
나도 이제 근육이 풀리고 페이스를 잃어버려 힘에 겨운 산행이 되어지는 것 같다.
중간 그룹의 김선욱형에게 세걸산에서 기다려 달라하고 사력을 다하여 달리니
10시에 세걸산에 도착된다.
그곳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간식을 나눠먹고서 중간그룹 4명을 출발시키고
난 그곳에서 후미그룹을 또 기다린다.
생각하기도 싫은 시간이 흘렀을 무렵 후미그룹이 나의 시아에 들어온다
순간 난 또다시 바래봉을 향하여 줄행랑치고 선두가 11시에 바래봉에
도착되었다는 무전을 교신 받는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저 멀리 바래봉 앞에 불타오르는 철쭉이 작태를 뽐내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다.
팔랑치를 지날무렵 무전으로 또 다른 사람을 불러본다.
다름 아닌 오늘아침 서울을 출발하여 내령리 팔랑마을 에서부터 산행하는
대원들을 불러본 것이다.
내령리를 출발한지 30여분이 지났다한다.
난 바래봉 아래에 있는 샘터에서 갈증을 풀고 정상에 오르니 12시 30분이다.
선두와 1시간 30여분의 차이가 생긴 것이다.
난 또다시 바래봉 정상에서 후미그룹을 기다린다.
하염없이 기다려도 님들은 오질 않고 내령리에서 출발한 회장과 회원들이 도착된다.
이거 기막힐 노릇이 아닌가
허망하기 그지없는 마음을 회원 한분이(내령에서 출발한 회원)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달래준다.
그곳에서 40여분을 기다리는데도 소식은 없고 마음은 다급하고.....
아~~~~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회장에게 그분들을 2호차(당일 산행 차)에
승차시켜라하고 난 덕두산으로 또다시 줄행랑 친다.
무릎의 고통을 참아가며 뛰다보니 인월리에 오후 3시가 조금 못되어 도착된다.
최진화대장이 권하는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을 벌꺽벌꺽 마신 후 식사를 하고서
3시 30분에 운봉의 인월리를 떠난다.
그래도 보람된 산행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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