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3년 3월 1일
보슬보슬 비가내리는 3월 1일 나는 아침 5시 30분에
옆지 경하와 함께 통영시의 사량도의 지리망산을 산행하기
위하여 집을 나선다.
그 동안 몸이 불편하여 산행을 하지 못했던 마음이 일순간에
접어드는 듯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우린 오전 11시를 조금 넘겨 경남 고성군 동화리 선착장에 도착하여
계속 내리는 보슬비를 맞으며 여객선에 승선한다.
동화리에서 사량도의 내지 선착장까지는 1인당 왕복 7,000원이고
이어서 승선인원에 대한 경찰관의 인원파악이 끝나고
우린 남해 바다의 잔잔한 물결을 가르고 남해의
한려해상국립공원을 20여분간 가로질러 내지선착장에 도착한다.
나와 경하는 비옷대신에 우산을 바쳐들고 금북개를 거쳐 산으로
미끄러져 들어선다.
오랜만에 산에 올라서 그런지 벌써 이마에서는 땀이 뽀송뽀송 맺히고
양지바른 곳에는 진달래꽃이 힘든 산행길을 위로를 해준다.
276봉을 지나니 내리던 비도 그치고 저 멀리 한려해상공원이 시아에 들어오고
쪽빛 바다에 질서정연하게 펼쳐있는 굴 양식장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얼마 후 나는 지리산(지리망산)에 도착되어 조망을 즐기며 사진 한컷을 하고자
경하를 부른다.
푸른 물살이 넘실대는 한려수도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려하는데
아뿔사! 카메라에 필름을 넣어오지 않은 것이 아닌가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여기까지 왔는데 추억을 남길 수 없다니......
온 몸에 힘이 빠지는 듯 허탈감이 뇌리를 조인다.
행여 주위의 경관에 도취되어 도취되어 발이라도 헛디딜까 걱정을하며 조심조심
329봉을 지나 불모산에 도착되고 이곳 바위는 미끄럽지 않은 것이 특색이었다.
불모산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서 또다시 옥녀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슬아슬한 암벽으로 형성된 옥녀봉!
옛날 이곳 사량도 외딴집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옥녀가 있었는데
혼기가 다되었지만 마을에 총각이 없어 시집을 못가는 딸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기던 아버지가 어느날 욕정에 눈이 어두운 나머지 딸을 범하려하여
옥녀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와서 옥녀봉 꼭대기로 올라갔으나
아버지가 계속 쫓아오는 환영에 사로잡혀 그만 절벽 아래로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옥녀봉이란다
옥녀가 떨어져 죽은 곳은 아직 핏자국이 선명하며 비내리는 날에는
바위에서 빨간 핏물이 흘러내린다고 한다.
옥녀봉을 내려오는 길에 나와 경하는 조망 좋은곳에 자리를 잡고
집에서 가져온 포도주로 서로의 마음을 전해본다.
오랜만에 산마루금에서 부딪쳐보는 술잔이 아닌가
이렇게 우리는 산행을 끝마치고 대항리 선척장에 도착하여
또다시 여객선에 승선하여 우리의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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