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민주지산과 석기봉(03.01.05)

六德(이병구) 2011. 2. 27. 16:40

산행일시: 2003년 1월 5일

 

오늘(1월 5일)은 민주지산(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각호산)에 가는 날
어제 저녁밥을 거르고 잠자리에 들은 탓인지 일어나보니 6시 10분이다
다급한 마음으로 주섬주섬 배낭을 걸머지고 영하 14℃의 한기를 뚫고
사당동으로 줄다름친다.
나의 옆지와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늘 산행을 강행하기 위하여
산행길에 오른 것이다.
예전에 눈이 많이 내려 死線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기억도 있고
어제 눈이 많이 내려 두려움도 있었으나 어찌하겠는가
사전에 약속을 하였으니 말이다.
눈이 내리고 날씨가 추운탓에 고속도로가 한산하여 우리는 11시에
물한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도 우려했던 만큼 눈이 내리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11시에 산행을 시작하여 오후 4시에 산행을 마치기로하고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전기를 들고 선두로 뛰어나간다.
뽀드득 뽀드득 리듬에 맞추어 럿셀을하며 계곡수를 따라 삼도봉을향한다.
조금은 힘에 부치는 듯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리다 말고 차가운 기운에
머리카락에 고드름이 맺힌다.
그도 그럴 것이 12월 29일 나는 아내와 김선욱형님 그리고 김용식씨 이렇게
4명이서 관악산 산행을 사당동에서 출발하여 연주대와 팔봉을거쳐 안양유원지로
떨어지고 12월 31일 무박으로 아내와 나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두녀석과 함께
지리산 중산리를 출발하여 법계사-천왕봉-장터목산장-백무동코스를 산행하고
또 오늘 산행을하니 내가 생각해도 산에 미친사람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산행을 한다고 생각되어진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속을 강풍이 몰아치는 바람을 피해가며 럿셀을하다 보니
12시 10분에 삼도봉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세찬 바람의 영향으로 인하여 삼도봉에는 눈이 날려가 버리고 차디찬 돌맹이만
나딩굴고 있다.
지난여름 비바람을 맞으며 찾아왔던 삼도봉!
추위에 떨며 다시 석기봉을 향한다.
아~~~~~
이건 장난이 아니다.
몰아붙여 쌓인 눈은 나의 사타구니를 넘어 발이 빠지질 않는다.
무슨 바람은 그렇게도 불어대는지 손끝은 무감각이고 코끝은 날아갈것 같다.
힘들게힘들게 눈을 헤치며 진행하다보니 석기봉이 버티고 서있다.
발이 미끄러지면 난 저 아래로 떨어져 눈속에 파묻히겠구나 하는 생각을하니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바위는 눈으로 덮여 손으로 붙잡지도 못하고 발붙일 틈조차도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조심조심 스틱으로 이곳 저곳을 찍어보고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다 보니
자일(로프)이 설치되어있다.
자일을 잡아당겨 올려치니 한시름 놓여진다.
이렇게 해서 석기봉에 등정하여 사진 한컷을 하고서
또다시 조심조심 내려선다.
내려가는 발걸음은 더욱 후둘 후둘 떨려온다.
잘못 미끄러지면 저 아래 눈속에........
석기봉을 내려서니 민주지산까지는 능선이라서 럿셀하기가 조금은 쉬었다.
민주지산 초입에 많은 산꾼들이 추위에 떨며 웅성거리고 있는 모습을
뒤로하고 민주지산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조금 넘어섰다.
어제 저녁밥을 건너뛰고 아침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동 한사발을 먹고
지금까지 버티다보니 온몸이 지쳐온다.
그래도 나는 각호산을 가야되겠기에 사진 한컷을 하고서
각호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곳부터는 물한계곡의 우측능선을타고 올라온 사람들이 있어서
럿셀은 하지 않아도 되겠기에 달려보았다.
20-30여분을 달리다보니 삼거리 능선좌측안부에 대피소가나오고
각호산방향은 사람들이 오고간 흔적이 없이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배가 너무 고파 물한모금을 마시고 우측안부로 내려서니
등산객 한사람이 빵으로 요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옆으로 다가가니 빵 하나와 사과 한쪽을 건네준다.
넘 방가워 고마움을 표시할 겨를도 없이 먹어치우고
반갑다는 인사를 건네고 각호산을 포기하고서 하산길을 선택한다.
와~~ 이건 장난이 아니다
수직 급경사를 내려가는 발걸음은 지친 몸을 지탱하기 힘들어
손으로 옆의 나무를 붙잡고 조심조심 내려선다.
그렇게해서 물한리에 내려오니 코끝은 얼어붙었고 굼주린 사자인양
두 눈은 무엇인가를 찾기위하여 광채를 발한다.
그때의 시간이 오후 3시 20분!
그 뒤로 후미그룹은 5시를 넘겨 도착되고 하루의 산행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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