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2년 12월 8일
서해의 해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서해바다를 함께 조망하고자
당일 산행으로 충남 보령시에 있는 오서산 산행길에 오른다.
아침나절의 눈부신 환한 햇살을 받으며 서해고속도로를 달려온 우린
12월 8일 오전 10시에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에 도착하니
살을 파고드는 듯 한 매서운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린다.
우린 방한복을 걸쳐 입고 산행길에 오른다.
시멘트 포장된 임도를 따라 20여분을 가다보니 민가가 나오고
그 민가 좌측을 이용하여 쌓인 눈을 밟으며 소나무 숲을 따라가니
급오름 길이 겁을 준다.
급오름길을 올려치는 발걸음은 미끄러지고 미끄러질 때마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듯 허망하기 그지없다.
그렇게 올려치기를 1시간 하다보니 오서산 정상을 알리는 듯
송신탑이 시아에 들어오고 메아리 없는 외침이 귓전에 와 닿는다.
송신탑 옆에는 산악싸이클 동호인 몇 명이 그들만의 기쁨을 나누고 있고
반대방향에서 시작한 산꾼들이 하나둘 숨을 몰아치며 다가온다.
조망을 하려했으나 온 세상이 운무에 뒤덮이고 몰려다니는 운무사이로
이따금씩 광천읍이 영화의 스크린처럼 간간이 스칠 뿐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길을 따라 내려서다 보니
전망 좋은 앙상한 소나무 한 그루가 아픔을 호소하며 산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우린 그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분명 등산객들이 찾는 산이라면
오서산을 암시해줄 표시석이나 안내표시가 있어야할 턴데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주고받으며 또다시 내려간다.
10여분을 내려가다 보니 급경사 내리막길이 우리의 발걸음을 막는 것이 아닌가.
잠시 그곳에서 무엇인가를 확인하고자 지도(개념도)를 꺼내어 독도를 하니
송신탑 1개가 보이질 않는 것이다.
아뿔사!
우리가 조금전 올라온 길은 오서산을 지나친 삼거리인 것이다.
이렇게 허망한 일이 있으랴
회원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한심함을 개탄하고서 발걸음을
오서산을 향하여 뒤 돌린다.
눈길에 미끄러운 암릉 구간을 뛰어올라 뒤돌아가니
조금전 우리가 올라왔던 그곳의 바로 뒤에 입산통제 철조망이 산행길을 가로막고 있다.
우린 철조망 우측을 이용하여 아무도 찾지 않은 듯한 발자국하나 없는
오서산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오서산을 알리는 표지석이 우릴 반겨준다.
오서산!
광활한 조망을 즐기고자 찾아온 오서산이 금북정맥구간에서
가장 높은 오서산임을 난 알고있지
그대는 경기도 안성의 칠현산에서 한남금북정맥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뒤
남서진하다 광덕산 부근에서 또다시 서진하고 청양을 지나 남서진
성주산을 깃점으로 북진하며 이 곳에 오서산을 일구고 계속하여 북진한 뒤
가야산을 솟구치게하고 다시 서진하여 서산의 안흥진에서 서해에 가라앉는
금북정맥의 오서산이 아니더냐
소복이 쌓인 눈으로 억새는 온데간데없고 몰아치는 찬바람에 앙상한
철쭉 가지가 아쉬움의 작별인사를 하듯 손을 내 젖는다.
오서산의 등줄기를 힘들게 넘어가는 겨울 찬바람에 순간의
아쉬움과 그리움을 내팽개치듯 실어보내고 왔던 길을 또다시 내려간다.
바쁜 마음으로 달리듯 하다보니 조금전 회향했던 지점에 우리 7명은 도착된다.
그곳에서 조금전 못하한 조망을 또다시 즐겨본다.
눈이 깔린 사면과 그 위에 솟아오른 소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겨울을
해맑은 산하는 눈이 열 개라도 모자랄 듯 아름답다.
지나온 세월을 말해주는 노송의 가지 아래로 보이는 먼 수로와 같은
계곡과 능선의 줄기가 덕목고개에서 장천읍쪽으로 뻗어 내리고
둥그런 능선 뒤로 담안리 주차장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석양에 비치는 남서쪽 해안의 서해바다와
파노라마와 같은 산줄기 흰눈이 소복이 쌓인 산록의 소나무 숲이
서로 어울리고 서로 대조되어 하나의 풍경화를 연출하는 오서산에서
서해바다로 빠져드는 낙조의 붉은 태양에 이 마음을 던져보고 싶지만
이 시간이 아쉬울 뿐이다.
아쉬움을 달래며 정암사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하산길을 내려가다 보니
정암사 조금 못 미쳐 좌측에 희미한 길이 보인다.
난 그 좌측 길을 따라 내려갈 것을 권유하고 조심조심 내려가니
정암사로 통하는 시멘트포장도로가 나오고 다시 그곳을 가로질러
소나무 숲을 지나니 마을 초입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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