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9정맥산행/★낙동정맥

낙동정맥-4구간(답운치-통고산-애미랑재)

六德(이병구) 2011. 2. 26. 11:53

 

산 행 지: 낙동4회차(답운치-통고산-애미랑재

 

산행일시: 2004년 6월 27일(당일)

 

산행시간: 계산하기 곤란함

 

산행줄거리:
오늘(6/27)은 당일 산행으로 낙동 4회차 답운치에서 애미랑재를 산행하는 날이다.

 

지난주에 강행하려 했던 한북 6구간을 우여곡절 속에 날려버린 대가와 아들녀석의 수술

후유증으로 2주가 넘도록 웃음을 잃고 지내온 시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그런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아내와 나는 똑같이 새벽 5시 50분에 집을 나섰으나 서로의 목적지는 달랐다.

 

나는 등산복차림으로 산을 향해 신도림역으로 향했고 아내는 아들녀석을 태우고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향한 것이다.

 

하루에도 두 번씩 병원을 찾아야하는 아내를 위해 일요일만이라도 아내의 손과 발을 대신해

주어야 하는 건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아픈 마음을 가슴에 묻고 걸어가는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진다.

신도림과 사당 그리고 양재를 경유하여 2주만에 만난 우리 동지들은 오늘 처음 합류한

 

새내기 동지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의 박수를 보내고 정담을 나눈다.

무박산행을 하다가 오랜만에 당일 산행을 하다보니 왠지 어색한 마음이 꼭 여행을 가는

 

느낌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내리쬐는 태양열에 헉헉거리는 버스를 타고 답운치에 도착하니 11시 30분이 거의 다 되어간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11시 35분에 답운치의 통고산 자연휴양림 속으로

빠져 들어가니 첫 헬기장이 나오고 10여분 후에 산죽밭이 시작된다.

 

저 멀리 어디선가 폭음과 같이 울리는 천둥소리를 따갑게 들으며 산죽밭을 통과하니

오르막이 시작되고 이어 묘지 1기를 지나니 완만한 정상의 육산이 시작된다.

 

솔솔 불어오는 산들바람과 이슬과 같이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은 타오르는 육신의 열기를

식혀주려 하지만 포도송이와 같이 알알이 맺은 땀방울은 이마에서 주룩주룩 흘러내리고

 

한낮에 걷는 발걸음은 뻐근해져 오기만 한다.

12:15분에 삼거리 갈림길이 나와 우측 내리막길을 버리고 좌측의 능선으로 올려치니

 

구헬기장이 쓸쓸히 자리를 잡고 있다.

한 시절의 영화를 누렸을 듯한 구헬기장을 지나 오르락내리락하다보니 12:40분에 또 다시

 

삼거리가 주사위를 던져 우측의 안부를 버리고 좌측의 능선으로 올려치니 쭉쭉 뻗은

소나무가 몸짱인 듯 그 황금의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잠시 후 889봉에 올라서니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이어 13:05분에 임도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선다.

 

새벽 6시전에 아침을 먹고 산행을 하다보니 배에서는 꼬르륵 밥을 달라고 보채는데 선두는

어디쯤 가고 있는지 궁금해져 무전 교신하니 조금 있으면 통고산에 도착된단다.

 

통고산까지 가서 식사를 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저 앞 봉우리에서 식사를

할 생각으로 능선을 치고 오르니 중간 그룹이 뷔페식단인양 식사를 하고 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에 도착한 우리는 둘이서 정겹게 식사를 나누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다시 통고산을 향해 13:37분에 식사장소를 떠난다.

 

14:06분에 통고산에 도착하니 빗방울은 굵어지고 주위는 운무가 서서히 깔리기 시작하는데

동지 몇 명이 알바 길에 나섰단다.

 

모든 대원들을 애미랑재를 향해 내려보내고 나 혼자서 통고산의 통신탑을 지나 30여분을

기다리는데 알바길에 나선 동지들은 더많은 수업을 받는지 소식이 없고 빗방울만이

 

우울한 마음을 더욱 때리는 듯 줄기차게 내린다.

배낭에서 비옷을 꺼내어 걸치고 애미랑재를 향해 좌측으로 내려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악마라톤을 하는양 쉼 없이 달리다보니 14:58분에 임도에 도착된다.

또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진행하다보니 헬기장이 나오는데 중간그룹이 그곳에서 寒氣를 잊고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간그룹과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모든 대원들을 애미랑재로 하산시키고 한대장님과 함께

 

헬기장 밑 안부에서 숙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시간을 빗속에서 보내다보니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알바의 수수께끼 숙제가 해결돼 애미랑재로 내려서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 5시를 넘어섰고

애미랑재는 도로개설공사로 허리가 뚝 짤려 흉물스런 절개지의 모습이다.

 

핸드폰이 불통인 애미랑재에서 간간하게 뒷 풀이를 하고서 늦은 시간에 그곳을 출발하여

집에 도착하니 시계는 자정을 넘어섰고 나는 새벽 1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어선다.

 

그리운 추억을 가슴에 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