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4년 5월 22-23일(토요무박)
날 씨: 아주 맑음
참 석 자: 산행대장 포함 32명
산행코스: 통리-옛성터(1090)-먼안등재-고비덕재-백병산-늪목-한개고디-1085봉-토산령
-구랄산-면산(두리봉)-오전골안부-1009봉-석개재((약20㎞)
산행시간: 8시간40분 소요(후미기준)
산행내용:
낙동정맥 2구간인 통리에서 석개재까지의 산행을 위하여 토요일 오전에는 집안에서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오후에는 잠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과 하늘공원을 한바퀴 돌고
집에 돌아와 쉬고 있는데 처남식구와 동서식구들이 몰려와 소주로 시간을 보내다가
밤 9시 20분에 신도림역을 향하여 터덕터덕 발걸음을 재촉한다.
비가 온다하여 걱정을 했던 날씨는 화창하고 거나하게 마신 소주의 뒤끝은 그저 기분
을
뿅~가게 만드니 이보다 더 좋은 느낌이 어디 있으랴!!
마셔댄 이슬이의 향으로 인해 조금은 힘든 산행이 될거라는 두려움도 없이 말이다.
32인의 자유 전사를 태운 버스는 고속도로와 국도의 싸늘한 찬 공기를 가로질러
통리의 태현사 입구에 새벽 4시 15분경에 도착된다.
주섬주섬 산행준비를 끝내고 지난 1회차에 산재를 지냈던 그곳에서 스트래칭으로 몸을
가볍게 풀어주고서 4시 30분에 하나 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태현사 입구로 이동한다.
도로 차단기와 태현사 입구를 지나 밭고랑을 따라 진행하다 좌측의 숲속으로 빠져 들어
가며 선두대장부터 후미를 책임진 나까지 인원점검을 또 다시 실시해본다.
모두들 앞장세우고 꼬랑지 끝에서 널널하게 산행하는 그 느낌에 은율이라도 맞춰주려는 듯
이름 모를 산새들은 여러 화음으로 연주를 해준다.
아직도 남아있는 이슬이의 뒤끝 탓인지 이름 모를 송전탑을 지나 산죽지대를 헤치고 가파른
능선길을 올려치는 내 몸에서는 심장에 과부하가 걸린 듯 박동수가 더욱 빨라진다.
그렇게 30여분을 올려쳐 옛성터를 지나 널널하게 진행하는가 싶더니 또다시 오름길이 시작
된다.
능선길 좌측 참나무 숲 아래 심포리의 가로등 불빛을 주시하며 눌라눌라하고 있는데 선두로부터
神봤다는 우렁찬 소리가 들려온다.
神! 神! 우찌하여 나에게는 神아닌 雜鬼도 안 보인단 말인가....?
오호 통제라 생각하고 진행하다보니 05:20분에 1090봉에 도착된다.
1090봉에서 가슴을 활짝 재껴본 후 다시 내려서 능선을 쭉~ 진행하다보니 뭔가 아쉽다는 듯
쭉~쭉~ 자꾸만 떨어져 내려간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 가다보니 산죽밭이 나오고 나무 한 그루가 쓰러져 가는 길을 막고 있다.
우리도 언젠가는 저렇게 스러져 한줌의 흙으로 변해가겠지.....
불쌍한 지고....
싸늘하게 느껴지는 전율을 잊으려는 듯 힘차게 앞으로 돌진해보는데 올려치다 보면 내려
가야하고 내려가다 보면 또 올려쳐야 하는 산행길이 어쩜 우리의 인생과도 흡사하게 느껴진다.
오르락내리락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우측에 낙엽송들이 쭉쭉빵빵 들어져 있고 긴 산죽밭이
시작되는 듯한 안부가 나온다.
5시 40분에 그곳을 통과하여 다시 힘들게 올려쳐 낙엽송지역을 뚝 떨어져 내려가니 헬기장이
있는 고비덕재에 06:00에 도착된다.
고비덕재를 통과하여 너덜너덜한 돌계단과 통과무계단을 설치된 밧줄을 따라 한참동안 오르다보니
06:20분에 백병산 갈림길에 도착된다.
백병산 갈림길에서 정맥길은 좌측길이나 우린 우측의 백병산을 잠시 들려보니 정상은 엉덩이
하나 붙일만한 바닥 넓이이고 그 옆 나뭇가지에는 코팅된 안내표시판에 백병산(1259.3)이라
표시되어있는데 조망권은 보잘 것 없는 봉우리에 불과하듯 싶었다.
백병산 자락에 있다는 촛대바위와 병풍바위를 조망하지 못한 아쉬움을 사진 한 컷으로
달래고서 발걸음을 정맥길로 돌려 고비덕을 내려서는데 긴 산죽 밭이 시작된다.
지루한 산죽 밭을 뚝 내려서 07:15분에 늪목에 도착된다.
늪목을 지나 지루한 산죽 밭이 끝나나 싶더니만 잠시 후 또다시 산죽은 시작되고
그 산죽 밭을 급하게 올려치니 07:30분에 86번 송전탑에 도착되고 송전탑을 지나니
방화선이 길게 늘어서 있다.
먼저 도착한 선두 그룹과 함께 방화선 지락에 뷔페식단을 차려 반주와 함께 식사를 하고서
08:00정각에 또다시 산행을 강행한다.
또 다시 시작되는 산죽 밭을 지나다보니 많고 많던 리본 중에 홀대모 달님이란 리본이
내 시야에 쏙~ 들어온다.
드디어 달님이 이곳을 통과한 모양이다.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한참동안 뚝 떨어져 내려가니 숲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사거리 안부
토산령에 09:00에 도착되고 다시 내 키 만한 산죽 밭을 밀림을 헤치듯 올려 치다보니
참나무 숲 능선이 시작되는데 좌측 능선에서 더덕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좌측 능선을 내려서 풀밭을 뒤지다보니 더덕 잎이 쭉 올라와 있다.
아~~ 나도 神을 보게 됐구나 생각하고서 나뭇가지와 손가락을 이용하여 흙을 파 헤치다보니
제법 오래된 듯한 큰 녀석이 미소를 짖게 만든다.
분명 이곳에 또 있을 거라 생각하고서 헤집고 다니다보니 몇 개가 더 발견된다.
그렇게 몇 뿌리를 캐다보니 15여분이 흘러버리고 나 혼자다.
바쁜 마음으로 산악 마라톤을 하듯이 저 멀리 보이던 그 구랄산을 향해 힘들게 올려 치다보니
09:45분에 정상에 도착된다.
이곳이 구랄산인가 보다 생각하고서 또다시 뛰다보니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그렇게 4분 동안을 헉헉거리는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보니 좀더 높은 봉우리에 도착된다.
조금 전 그곳이 구랄산이 아니고 이곳이 구랄산이었다.
구랄산이라는 것을 확인하고서 올라온 만큼 계속 떨어져 내려가다 보니 후미대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후미 대원과 함께 다시 올려치고 또다시 내려서니 희미한 삼거리(10:05분)가 나온다.
면산을 향해 봉우리 하나를 향해 올라서는데 도막난 전신주 하나가 이곳에도 전기가 들어온
곳이란 것을 기억이라도 해주려는 듯 풀밭에 박혀있다.
좌측의 급 벼랑을 주시하며 한참동안 오르다보니 첫 봉우리가 나오고 그 봉우리 너머에서
대원 몇 명이서 라면을 끌이고 있다.
10:45분에 그곳에서 사골라면으로 요기를 하고서 비축한 힘을 발휘하여 올려치니 또 내리막
길이 나오고 능선 길에는 이름 모를 하얀 꽃들이 따뜻한 햇빛아래 반짝이며 인사를 나눈다.
11:10분에 힘들게 면산을 올려친 후 면산이라 표시된 코팅된 표시판에서 사진 한 컷을 하고나니
우측 능선길에 4-5명의 남녀 등산객들이 뭔가를 마시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고 있기에
그곳을 찾아가니 1.5리터의 병에 먹음직스런 특약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잔하면 밤에 잠 못 이룬다는 그 특약을 한잔 얻어 마시고 산죽 밭을 내려서 한없이
쭉~~ 내려 서다보니 12:10분에 낙엽송 군락지역을 통과하게 된다.
낙엽송 사이로 희미하게 들어오는 석개재를 주시하며 이제 산행은 끝나가나 보다 생각하니
마음이 약해져오고 우측 발의 발가락이 자꾸만 불편해져온다.
12:30분에 산죽 밭을 지나 우측 발의 등산화 끈을 풀고 발가락을 확인해보니 세 번째 발가
락
등의 살결이 약간 벗겨져 내리막길에 아픔을 주었던 모양이다.
등산화 끈을 단단하게 조이고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뚝 떨어져 내려가니
우측에 벽돌로 쌓여진 신당이 보이고 석개재의 낙석방지용 철조망을 우회하여 내려가니
선두대원들이 30여분 전에 도착하여 있고 우리 후미대원 8명이 13:10분에 석개재에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것으로 낙동 2구간 산행은 마감된다.
스탭진과 여성 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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