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9정맥산행/★낙남정맥

낙남정맥 9구간(딱밭재-원전고개-배토재-옥산천왕봉-돌고지재-양이티재)

六德(이병구) 2011. 2. 26. 10:22

지친몸으로 헛 구역질하며 임산부 몸으로 진행해야하는 낙남정맥 아우르기 2일차 산행(딱밭재-양이티재)

 

산행일시: 2005년 7월 31일(일요일/2일차)

 

산 행 자: 六德홀로

 

날    씨: 맑 음(혹 서)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 26.3㎞

 

산행시간: 약 16시간(긴 휴식 포함)

 

산행코스: 딱밭골재(06:51)-223.2봉/삼각점(07:32)-234.9봉/삼각점(07:39)-№ 52송전탑(08:26)-헬기장

 

                (09:00)-원전고개/송림(09:10~09:43)-넓은광장(09:47)-밤나무밭(10:02)-밤재도로(10:21)-

 

               234.7봉/삼각점(11:25)-시멘트갈림길(11:37~11:50)-안남골재(12:35~13:52)-247봉(13:58)-

 

               배토재(14:20~14:31)-602/옥산천왕봉(16:10)-고사리,더덕재배지(16:27)-547봉/분기봉(16:44)-

 

              526.7봉/삼각점(16:56)-산불초소(17:15)-돌고지재(17:26~19:03)-도로안부(19:32~20:16)-

 

              바위봉(21:51)-양이터재/임도(23:01)

 

 

산행줄거리:

 

05:10 아침 일찍 일어난다는 것이 늦잠을 자고 말았다.

 

오늘은 또 얼마나 찜통더위로 나를 괴롭힐까 생각하니 아침부터 걱정이 앞서고 바쁘게 서둘러 햇반 하나를

 

데워서 아침식사를 그럭저럭 끝내고 미숫가루 한잔을 마시니 힘이 솟는 것 같다.

06:51 오늘의 종착지점인 길마재를 향하여 또 다시 강행군을 시작하기 위하여 딱밭재를 출발하려하니

 

곤양행 시내버스 한 대가 딱밭골로 내려갔다 다시 빈 몸으로 올라오며 나를 힐끔 쳐다보고 힘들게 고개를

 

넘어간다.

(이틀째 산행을 시작합니다)

07:08 딱밭고개로 올라와 우측 시멘트 도로를 따라 능선으로 진입하는데 우측에 빈막사 하나 있고 견공

 

두 마리가 이방인을 경계하느라 힘차게 짖는데 그렇거나 말거나 그냥 좌측의 감나무 밭으로 진입하니

 

우측 숲으로 올라가야 할 길에는 그물망과 나뭇가지로 길을 막아 놓아 힘들게 감나무 밭을 빠져나와

 

우측 숲으로 올라서 진행하니 검정포장 막사와 벽돌을 쌓아 놓은 곳이 나오고 그곳에서 우측의 임도를

 

따라 7-8분 진행하니 좌측으로 민가 한 채가 나온다.

 

 

07:32 민가 앞에서 우측의 협곡과 같은 길로 내려서 소나무 숲을 따라 진행하다 잔봉에 올라서 호젓하게

 

진행하니 오늘도 거미줄은 얼굴에 달라붙기 시작하여 그걸 뜯어내며 진행하다보니 삼각점(곤양-25)이

 

박혀있는 233.2봉에 도착된다.

 

07:50 삼각점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꺾어 임도를 7-8분 진행하니 또 다른 삼각점(곤양-25, 2001-복구)이

 

박혀있는 234.9봉에 도착되고 또 다시 우측방향으로 꺾어가며 능선을 완만하게 올라서 잔봉에 도착한다.

 

08:30 올라선 봉에서 잠시 내려서면 안부를 대하고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소나무 숲 좌측으로는

 

누군가 빨간 천으로 소나무를 묶어 놓은 것이 보이고 잡풀이 무성한 묘지 옆의 비석을 지나쳐 올라서

 

진행하니 №52 송전탑이 세워져 있고 4분 후 또 다시 №53번 송전탑을 대하게 된다.

 

09:00 송전탑을 뒤로하고 임도를 따라 진행하다보면 깬 자갈이 깔린 임도 갈림길이 나오고 마루금은

 

직진의 묘지 2기를 바라보며 능선을 올라서 진행하면 소나무 숲 사이의 조그마한 공터에 묘지와 같이

 

흙더미를 쌓아 놓은 것을 대하게 되고 5분 후 넓은 헬기장에 도착되게 된다.

 

 

 

 

(이것도 묘인가요....?)

09:10~09:43 헬기장을 뒤로하고 진행하여 능선에서 우측으로 꺾어 내려서면 시멘트로된 임도에 내려서게

 

되고 그 임도를 가로질러 내려서면 우측에 밤나무 단지와 좌측으로 돈사가 있는 민가를 대하게 되고

 

우측으로 내려가는 마을도로(송림)를 버리고 농가 옆으로 진행하여 내려서 철길을 건너니 지도상

 

원전고개라 부르는 2번국도에 도착하니 버스 정류장에는 원전이 아닌 송림이라 표시되어 있다.

 

식수를 보충하고자 확장공사가 한창인 2번 국도 밑 교량 밑으로 내려오니 트럭에서 젊은 부부가 간이

 

매점처럼 라면과 음료를 팔기에 그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콩국 4그릇을 비우고 나니 살 것 같다.

 

젊은 부부에게 파는 냉수는 없느냐 물으니 파는 것은 없고 약초를 끓인 물 조금 있으니 그걸 주겠다하여

 

그걸 받아들고 콩국 값을 지불한 후 다시 신설도로로 올라와 우측 시멘트 도로를 따르니 아래 민가가 보여

 

그곳에 내려가 수돗물 2리터를 보충하여 임도를 따라 마루금을 이어간다.

 

 

 

(이 곳에서 푸~~욱 쉬었다 갑니다///콩국도 맛있게 마시고...)

10:02 시멘트 임도를 따르다보니 좌측으로 폐건물이 나오고 이어서 넓은 공터에 오르니 좌측 저 아래로

 

원전이 내려다보이는데 갑자기 표시가 없어져 잠시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올라왔던 길을 다시 뒤돌아 표시기를 확인해보니 시멘트길 초입에 표시기가 붙어 있는데 그 이후로는

 

표시기가 없어 나침반의 표시에 따라 넓은 공터를 가로질러 숲으로 진행하는데 잔 소나무를 군데군데

 

잘라 길을 막아 놓고 우측으로는 작은 계류와 같이 물 흐르는 수로가 형성되었는데 도무지 표시기는

 

보이질 않고 길을 막아 놓은 꺾어진 소나무만이 가는 길을 막을 뿐이다.

 

 

10:21~10:32 가슴 조이는 마음으로 밤나무 단지에 오르니 좌우로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으로는 송비산으로

 

이어지는 듯한 오름길이 있어 좌측으로 밤나무 단지를 따라 진행하며 표시기를 하나 걸어두고 진행한다.

 

표시기가 하나도 보이질 않아 오로지 나침반과 산행감각에 의존하며 밤나무 단지의 농로를 따라 진행하다

 

농로가 끝나는 부근에서 좌측 숲으로 진행하여 들어서니 선명한 등로가 이어지고 잠시 후 가파른 길을

 

내려서니 그때서야 표시기 몇 장이 반갑게 나타나는데 그렇다면 그 전에 표시기가 없는 것은 농장주인이나

 

누군가 다 회수를 했단 말인지 아니면 확실치 않아 그냥 진행했다는 것인지 의문이 갈 다름이다.

 

어쨌든 그래도 잘 찾아 왔구나 혼자만의 위안을 삼으며 거대한 절개지 사이로 2차선 포장도로가 뚫린

 

밤재를 가로질러 절개지를 올라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무조건 직진으로 진행해 올라가면 밤나무 단지가 나오며 그 곳에서 좌측으로...)

 

(이 지역은 표시기가 없어 하나 걸어두고 진행합니다)

11:25 내려왔던 절개지를 뒤돌아보니 바위를 깎아지른 절개지로 형성되어 있는데 동물 이동통로라도

 

만들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서 짧은 휴식을 접고 능선에 올라서 폐기된 임도인 듯 한 호젓한

 

길을 걸으니 우측으로 조금 떨어져 송신탑 하나가 지나가고 이어서 최근에 이장된 듯한 합장묘역이 나타나

 

우측으로 꺾어 올라서 진행하니 시멘트에 오래된 듯한 삼각점이 박혀 있는데 아무런 표시가 없다.

 

 

 

11:37~11:50 사방이 확~트인 조망은 잠시 시원한 바람을 몰아다주고 이어서 삼각점을 뒤로하고 농장

 

임도에 내려서니 정말 멋진 조경수 소나무 농장이 이어진다.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시멘트 도로는 우측으로 꺾이고 푹푹 찌는 더위를 피해 직진의 황토길에

 

앉아 간식을 먹다보니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눈꺼풀이 내려앉으려 한다.

 

 

(저 앞 능선으로 마루금은 이어집니다)

(아름다운 조경수 입니다)

 

(여기에서 긴~ 휴식을 취합니다//직진으로 마루금은 이어집니다)

 

12:35~13:52 황토의 마루금을 따라 능선을 올라서니 어디에선가 중장비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리고

 

이따금씩 기계톱 소리도 시끄럽게 들려온다.

 

소나무 숲을 따라 한 동안 진행하다보니 오래된 소나무들을 벌목하여 임도를 개설하는 장소가 나오고

 

다시 우측으로 새로 개설된 임도를 버리고 가파른 능선을 올라서 진행하니 밤나무 단지가 나온다.

 

밤나무 단지를 잠시 벗어나니 좌측으로 탱자나무 울타리가 나오는데 그 안쪽으로는 밤나무 농장이

 

자리하고 우측으로는 목련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터널을 만드는 듯 싶더니 이내 내나무 숲이 이어지고

 

대나무 숲 사이로 새로 개설된 임도가 이어진다.

 

대나무 숲을 빠져나오니 좌측 아래로 시멘트 임도가 이어지지만 우측으로 꺾이는 시멘트 도로를 버리고

 

직진의 숲길로 오르는데 발가락은 물집이 생겨 아프고 가슴은 막힐 듯 숨차 올라 8부 능선쯤에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다.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 양지에 널어놓고 어정쩡 누워 있으니 저 아래 정맥꾼인 듯 한사람이 쉬엄쉬엄

 

올라와 반갑다는 인사를 나누다보니 남자가 아닌 여자 산꾼이다.

 

볼품 사납게 벗어놓은 등산화며 양말 그리고 조끼가 창피 스럽지만 그래도 힘드니 체면이고 뭐고 가릴 것

 

없이 잠시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7/29일 같은 심야버스로(난 12번 좌석 그분은 8번좌석) 함께

 

내려와 똑 같이 산행을 시작했는데 그 분은 돌장고개에서 출발하여 덕천주유소 근처의 모텔에서 1박하고

 

오늘 새벽 4시부터 출발했다 하신다.

 

그래도 그 분은 식수와 식사를 동생분으로부터 하루 산행지점의 중간에서 공급받아 함께 진행하신 단다.

 

오늘도 배토재에서 동생으로부터 점심식사와 식수를 공수 받아 함께 진행한다는데 아마 동생분은 마산이나

 

창원 이 근처에 사시는 모양이다.

 

전에는 높은산님의 팀과 함께 정맥을 이어갔었는데 빨리 진행하고파 이렇게 혼자 길을 나서게 되었고

 

한번 내려오면 나와 같이 두 구간씩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3일 산행계획으로 내려오셨다 하신다.

 

한동안을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그 분께서는 배토재에서 합류하기로 한 동생분 때문에 먼저 출발하고

 

난 이후에 점심식사를 하는데 밥이 먹히질 않아 찬물에 몇 숟가락 먹는둥 마는둥 하다가 또 다시 배토재를

 

향해 출발을 서두른다.

 

 

 

 

 

 

(이 곳에서 긴 휴식을 취합니다//마루금은 좌측 숲으로 이어집니다///이 곳에서 정맥꾼을...)

 

14:20~14:31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247봉인 듯 한 봉에 오르니 잡풀이 무성한 표지 1기 있고 다시 잠시

 

내려서니 우측으로 임도가 다시 마루금 가까이에서 나란히 이어지는데 산길로 이어지다 임도에 내려서는

 

반복을 하다가 임도를 버리고 내려서니 2차선 도로가 가로지르는 배토재에 도착된다.

 

식수를 보충하기 위하여 우측 아래로 내려서니 민가 몇 채가 있고 길 건너로는 공장이 있으며 우측으로는

 

덕채-백토-북천이라 쓰인 간이 버스정류장이 나오고 그 아랫집에서 식수를 보충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다

 

다시 왔던 길을 뒤돌아 고갯마루로 올라서 도로를 가로지르니 故鄕玉宗이란 표지석이 나오고 그 아래에는

 

항아리도 몇 개 있다.

 

우측으로 걲이는 옥산등산로 표시기를 따라 진행하려하니 조금 전 그 女정맥꾼이 동생분하고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어 먼저 가겠노라 인사하고 정맥길을 이어가는데 땀은 비오 듯 흘러내리기 시작하는데

 

地熱까지 거들어 六德이를 시험해보고자 한다.

 

(좌측 숲으로 진행됩니다)

 

 

15:28 옥산등산로인 시멘트 도로를 잠시 따르다 우측 숲길로 올라서 오르는데 다리에 힘은 더욱 빠지고

 

숨은 차 오르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렇게 가파른 능선을 10여분 오르니 임도가 나타나고 잠시 완만한 길이 이어지더니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고 또다시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사력을 다해 오르다보니 우측으로 이어지는 옥산 분기봉인

 

T갈림길이 나온다.

 

16:10 우측의 옥산으로 오르는 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완만하게 마루금을 이어가니 빽빽한 철쭉지대가

 

이어지는데 봄에는 멋진 정맥길이 될 듯 싶다.

 

때로는 가파르게 오르다 철쭉지대를 벗어나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 잠시 오르니 넓은 정상에 활공장

 

표시판이 세워진 옥산의 천왕봉에 도착된다.

 

사방으로 시야가 확~트인 천왕봉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잠시나마 피로를 달래주지만 저 멀리 운무가

 

끼어 먼 거리는 조망할 수 없으나 지나온 마루금의 뒤로 보이는 옥산에는 하얀 시설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구간은 철쭉이 많지요)

 

(뒤 돌아본 옥산 입니다)

16:27 짧은 쉼을 접고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 잡목의 숲을 빠져나오니 한동안 임도가 이어지고 임도길

 

우측으로 외부인출입금지 경고판이 붙어있는 고사리 더덕 재배단지에 도착되어진다.

16:56~16:09 재배단지 입구에 잠시 앉아 더위를 피한 후 임도를 버리고 우측 숲으로 들어서 고사리 재배단지

 

이중 그물망 울타리를 우측에 끼고 힘들게 오르는데 재배한다던 더덕 냄새는 하나도 나지 않고 하루살이

 

녀석만 콧구멍과 귓구멍으로 돌진하여 자살 태러를 시도하는데 그 또한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철쭉나무와 갈대 그리고 잡풀이 우거진 547봉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좌측으로

 

마루금을 이어 내려섰다 올려치니 526.7봉 우측 넓은 곳에 표시를 알 수 없는 삼각점이 돌무더기 사이에

 

박혀있다.

 

17:15  마루금 길에서 우측으로 약간 빗겨있는 삼각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은 후 삼각점을

 

뒤로하고 잠시 내려서니 좌측으로 벌목하여 넓은 터를 닦아놓은 곳을 지나치는데 아마도 묘지로 사용

 

하려는 듯 싶고 3분여 올려치니 파란 산불감시 초소가 세워진 봉에 도착된다.

17:26~19:03 시야가 확~트인 산불감시초소 봉에서 저 아래 돌고지재를 바라보며 우측으로 급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옥종면과 청암면을 경계하며 59번 국도가 가로지르는 돌고지재에 도착된다.

 

식수를 보충하고자 잠시 우측으로 내려서 공장 진입로 앞에 앉아 등산화와 양말 그리고 조끼를 벗어 널어놓고

 

개울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발을 씻고 쉬고 있으니 女정맥꾼과 동생분이 함께 내려와 다시 합류하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내일 꼭 영신봉에 올라야하는데 어데 민박할 곳이 없어 걱정하기에 안양사에서 부탁을 해봐라하니 동생분이

 

돌고지재에 있는 공장에 올라가 자초지정을 이야기하니 허락했다하여 안심을 한다.

 

난 양이터재에서 비박을 할 테니 혹시 내가 늦잠을 자걸랑 깨워주고 진행해달라 부탁하고서 난 또 다시

 

정맥길을 이어간다.

19:32~20:16 공장에 올라가 식수를 보충한 다음 쌍계사: 48㎞, 최참판댁: 33㎞, 청학동. 삼성궁: 36㎞ 이정표

 

를 뒤로하고 도로 우측 숲으로 들어서니 대나무 숲인데 길이 없어 이리저리 서성이다 겨우겨우 대나무 숲을

 

빠져나와 넓은 길을 따라 잠시 오름길을 올려치니 좌측으로 지방도로가 나란히 함께한다.

 

밋밋한 봉에 올라섰다 도로로 내려와 잠시 진행하다 도로가 좌측으로 꺾이는 부근에서 우측의 마루금으로

 

올라서니 잡풀을 베어놓은 안부에 올라 서게되고 더 어둡기 전에 그곳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한다.

 

햇반을 끓여 먹는데 또 다시 점심때와 마찬가지로 먹히질 않고 헛구역질만 나와 물을 말아 먹는둥 마둥둥

 

하는데 이거 내가 여자라면 임신하여 입덧한다고 오해를 받을만한 헛구역질이 연속된다.

 

그도 그럴 것이 매 끼니마다 햇반에 마른반찬을 먹으니 위염과 식도염이 있는 토종에 길들여진 위에서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살기 위하여 먹으니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모양이다.

 

사실 서울에서 내려올 때는 식당이나 가게가 있으면 그곳에서 식사나 부식을 해결하려 했는데 어제부터

 

오늘까지 아니 내일까지 진행할 구간에는 식당이나 가게가 없어 고생을 감내해야 할 모양이다.

 

21:18 매스꺼운 속을 달래며 랜턴 하나는 이마에 붙이고 또 다른 랜턴 하나는 주위를 비춰가며 매스꺼운

 

가파른 능선을 올려치니 잡목과 키보다 더 큰 잡풀이 바쁜 걸음을 방해하고 이따금씩 쓰러진 나무들이

 

무릎을 강타하는데 꾹 참고 헉헉거리며 가파른 능선을 올려친다.

 

운무가 좌우로 밀려다니다 보니 가시거리는 3-4m남짓 되는 듯 하고 군데군데 앙상한 고목이 고요한 밤에

 

어두운 물체로 나를 인도한다.

 

652m봉으로 추정되는 곳에 올라서니 조금 넓은 곳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그만 길을 잃어버려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분명 나침반은 10-20도 방향을 가르키는데 질은 보이질 않고 가시거리는 이제 운무로 인하여 1m도

 

되지않아 갈대와 죽어 쓰러진 나무들만을 맴맴 돌다가 또다시 돌아오고....

 

결국에는 기진맥진하여 주저앉으며 그냥 이곳에 텐트를 칠까 생각하다 또 다시 길을 찾아 갈대 숲을 헤맨다.

 

2001년 1월 7일 사지에서도 살아나온 기백이 있는데 이걸 내가 뚫고 진행하지 못한다면 정맥 산행을

 

접으리라는 다짐을 하면서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여 리본을 촘촘히 달면서 수색대원이 수색하듯 풀밭을

 

헤치고 다니다보니 우거진 풀 밑으로 길이 보이는데 그 환희 그 기쁨 아~~ 결국엔 해냈다는 자부심을

 

갖고 또 다시 정상적으로 마루금을 이어간다.

 

21:51 말이 정상적인 마루금이라 하지만 길은 보이질 않고 우거진 풀을 헤치며 발걸음을 더듬더듬 거리다

 

막다른 길에 다가서서는 다시 뒤돌아 길을 찾아가는 그 고생을 이어 하다보니 가파른 암릉지대가 나오고

 

그곳을 벗어나 내려서니 그때서야 잡목과 잡풀 숲을 빠져나온 듯 마루금이 꾸불꾸불 이어지더니 또 다시

 

잡목과 우거진 풀이 六德이의 가슴을 조이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집에서 걸려온 전화일거라 생각하고 받아보니 역시 아내의 걱정스런 목소리다.

 

늦어도 1시간 이내면 목적지까지 당도할 수 있으니 그때 전화하겠노라 말하고 또 다시 마루금을 요리저리

 

이어간다.

23:01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를 잡목지대와 잡풀 속에서 헤매다보니 거의 2배의 시간으로 진행된 듯 하고

 

너무 힘들어 방화고지를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소나무 숲을 이리저리 빠져나가듯 속도를 내어 달려간다.

 

울창한 숲을 이리저리 빠져 진행하다보니 좌측으로 가파르게 꺾어 내려가게되고 이어서 잔봉 하나를 넘어서

 

내려서니 임도가 가로지르는 양이티재에 도착된다.

 

양이티재의 마루금 우측으로는 시멘트 길이나 내리막길이고 좌측으로는 편편한 비포장 길이어서

 

그 갈림길에 텐트를 치고 아내에게 전화를 하려하니 전파가 잡히질 않는다.

 

할 수없이 전화를 접고 보충해온 식수와 수건으로 몸의 땀을 씻어내고 이틀째의 밤을 텐트에서 보내려하는데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양이티재에서 또 이틀째의 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