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 가족산행 및 삶

부모님께서 잠들어계는 내 고향을 찾아서..

六德(이병구) 2016. 10. 21. 14:53

비를 맞으며 전라남도 장흥과 담양에서 가시잡목에 시달려가며 이틀간 산행을 하고서

오후에는 고향인 전북 부안군 보안면 월천리로 이동해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는데

하늘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 주적주적 비가 내리는 것이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부모님의 산소를 찾아뵙고자 산행을 중간에 접고서 내려설 때는

정말 큰소리로 울어보기도 했었는데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모든 부모님이 그렇듯...

아니 우리네도 자식들에게 그렇게 하듯.

자식을 위한 자신의 헌신과 사랑은 부모인 자신만이 느낄 수 있을 뿐

받아가며 살아가는 자식들은 그 부모가 떠나야 만이 그 사랑을 비로소 깨우치게 되는데

그땐 이미 늦어버린 시간들이다.

다시 한 번만 볼 수 있고 만날 수 만 있다면 모든 걸 다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 시간은 다시 돌아보지 않으니 어찌하겠는가..

술과 술잔을 들고서 산소를 바라보며 터벅터벅 걸어가 산소를 한 바퀴 돌아보고서

술잔에 술을 가득 채워 엎드려 예를 올려보지만 마음 한구석을 여전히 허전할 뿐이다.

살아생전 마음껏 먹고 입고 누려보지도 못하고서 에서 를 찾으시느라

낮에는 들녘에서 밤에는 물레 감기와 베틀 돌리기로 배꼴이 들어가 허리는 활처럼 휘어버리고

곱다 못해 어여쁘던 얼굴과 손등은 굴곡이 심한 주름살이 깊게 패여 들어가

꿈 많았던 소녀시절의 젊음은 온데간데없이 허무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만들어버렸었으니....

어머니의 젊었던 그 시절의 사진을 뒤돌아 회상해보니 눈시울이 더욱 뜨거워지는 가운데 하염없는 눈물만이 흘러내려

한숨을 깊게 쉬어가며 아픈 마음을 달래가며 잡풀을 하나 둘 당겨가며 뽑아 보았다.

그래 이렇게라도 부모님을 찾아뵈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왜 산 만을 찾아 나섰던 가

자책하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내 가슴속 저 깊은 곳에 차곡차곡 쌓고서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