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값하는 덕유산의 남덕유산을 찾아서..
산행일시: 2008년 1월 26일(토요일)
날 씨: 맑음
산 행 자: 六德이 안내산악회원 36명 인솔
산행시간: 약 5시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널널하게)
산행코스: 남령(11:24)-1014.7m봉(11:37)-폐헬기장(12:29)-하봉(12:44)-영각재(12:52)-1암봉(13:10)-
2암봉(13:16)-남덕유산(13:27~51)-남덕유산 어깨(14:02)-월성재(14:26)-사갓봉(15:14~18)-
사갓골재대피소(15:32)-황점(16:28)
산행후기:
11:24 이번 겨울 들어서는 그렇다할 만한 설산행을 하지 못했기에 주일 친구들과의 운악산 산행에 앞서
어딜 간단하게 다녀올 만한 곳이 없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지인의 산악회로부터 덕유산 산행을 인솔
해달라는 부탁의 전화가 걸려온다.
요즘은 차량관계로 계획한 기맥산행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기에 지인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남덕유산 산행준비를 해서 사당역에 도착 회원 36명을 인솔해 남덕유산으로 내려가는데 제주도 한라산으로
어제 밤 산행을 떠난 산악회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현재 목포에서 제주도로 떠나기 직전이라면서
오늘 산행을 잘~부탁한다해 걱정하지 말라고 위안을 드리고 눈을 지긋이 감고 상념에 잠긴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핸드폰에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신호가 귓전에 들려와 문자를 확인하니 순천에서 지인이 모친상을
당했다는 슬픈 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 세상에 왔다가 언젠가는 누려왔던 세상을 등지고 가야할 운명이라
하지만 이런 슬픈 소식을 접할 때면 자신을 뒤돌아보게 만든다.
부질없는 아집(我執)이나 과욕([過慾)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속세(俗世)에서 점철(點綴)돼버린 우리들의 육신(肉身)....
조금만 비우면 편안할 것을 왜 비우질 못하는 것일까...?
"자아(自我) 실현을 위해서 더 많은 수양(修養)을 쌓자"라 다짐하고서 덕유산I/C로 빠져나와 무주리조트
(곤돌라)에 4명을 하차 시켜주면서 15:30분까지 송개사로 하산해줄 것을 부탁하고 다시 남령으로 이동
그곳에서 33명이 남덕유산 산행길에 오른다.
9개월 여만에 다시 찾아온 남령...
작년 4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에 걸쳐 황매산 근처의 밀치까지 도상거리 약 66.4㎞를 날밤 까면서
39시간 넘게 진행했었던 그런 마루금에 도착해 오늘은 그 초입을 역으로 올라섰다 남덕유산에서 사갓봉을
경유 황점으로 내려서게 된다.
(남령/월봉산 방향의 등산표시판)
(가파른 절개지)
11:37 어쨌거나 오늘은 4시간 30여분이면 족할 그런 산행을 눈길과 많은 산행인파로 인해서 후미기준
5시간 30분을 책정해 오후 5시까지 하산해 줄 것을 부탁하고서 남령을 출발 목책이 설치된 가파른 절개지
를 치고 오름으로써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 주 많은 눈이 내린 탓인지 수북하게 쌓인 눈길은 그래도 누군가 몇 일전 진행한 듯 러쎌이 돼있어서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서 13분 남짓 올라서면 지형도상 삼각점이 설치된 1014.7m봉의 헬기장에
오르게 되는데 넓은 헬기장에 백설만이 수북하게 쌓여 황량함을 느끼게 만든다.
어린 시절 무릎근처까지 빠지게 많이 내렸던 눈..
초등학교까지 3㎞ 남짓한 거리를 걸어다녀야 했기에 눈이 많이 내린 날이면 학교에 가지 못했던 그 시절
에는 간간이 다니던 버스마저도 두절되곤 했었지..
교실이 부족해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다녔던 1~2학년 때에는 더욱 그랬었는데...
꽁꽁 얼어버린 손발을 호호 불어가면서 장작불 난로에 불을 쪼이던 마음은 또 어땠고...
그 이후 설치된 조개탄 난로는 세파란 연기를 내뿜으면서 화력은 더 좋아지고 학교에서 나눠준 식빵과
우유가루는(난 왜 우유가루를 주지 않았을까..?) 따뜻한 난로에서 우리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곤 했던
그런 교정의 운동장의 눈밭에서 엎어지고 뒤집어지고 눈 사진을 찍었던 동심을 잠시 떠오르게 한다.
(1014.7m봉의 헬기장)
12:04 어쨌든 지난해 진양기맥을 진행하면서 확인했던 삼각점은 흰눈이 하얗게 덮고 있어 확인하는 것을
생략하고 전면으로 펼쳐지는 하봉능선을 바라보면서 산죽지대를 따라 가파르게 25분 남짓 올라서면 하봉의
전위봉에 오르게 되는데 지나온 뒷길을 내려다보니 월봉산에 이어서 좌측으로 금원산과 기백산 그리고
우측으로 거망산과 황석산이 하얗게 눈을 뒤집어쓰고서 지난 감회를 새롭게 만들어준다.
각산으로 올라섰던 황석산과 거망산 그리고 진양기맥의 월봉산과 금원산, 기백산을 기회가 된다면 두
산줄기를 연결해 종주 해보리라 마음먹고서 전위봉에서 하봉을 다시 바라보면은 하봉 너머로 남덕유산의
전위봉인 두 암봉과 남덕유산의 주봉이 삼형제를 이루는 듯 뾰족하게 솟아 빨리 오라 손짓하고 있지만
좌측 저 멀리로 펼쳐지는 지리산 줄기를 그냥 지나칠 수 는 없는 법..
다시 눈요기에 들어간다.
구름접시비행기가 떠있는 지리산의 천왕봉과 우측으로 주능선 그리고 그 우측 저만치 떨어져 공룡의
허리와 같은 마루금 너머로 살짝 쇠뿔을 내밀고 있는 마이산의 또 다른 작태들!!
산에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그런 여유로움에 흠뻑 빠져 헤어나지 못할 오르가즘을 느낀다.
곧 진행하게 될 수도지맥과 살짝 비켜있는 수도산 그리고 남산제일봉도 시야에 뚜렷하게 들어와 황홀감을
배가시켜주면서 빨리오라 손짓하지만 아직은 아쉬운 마음으로만 위안을 삼아야 되겠기에 마음이
답답하기만 해진다.
그동안 9정맥과 기맥 그리고 지맥산행을 함께 해왔던 애마를 춘삼월에 교체해 새로운 마음으로 산행에
임해야 되겠기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하고서 가파른 암릉지대를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저 아래 헬기장)
(월봉산)
(드뎌 남덕유산이 살짝 얼굴을 내밀고..)
12:52 암릉지대를 내려서 능선을 잠시 따르다 다시 가파른 오름막을 올라서면 묵은 헬기장에 오르게되고
우측으로 사갓봉과 무룡산 그리고 백암봉과 향적봉이 조망되는 능선을 따라 10여분 남짓 더 진행하면
하봉에 올라서게 된다.
그렇게 하봉에 올라서니 울산의 VIP산악회원 두 분이 그곳에서 서성이며 어디에서 올라오느냐 물으시기에
남령에서 출발 1시간 20여분 남짓 소요됐다하니 자신들도 남령에서 출발하려다 영각사에서 출발하셨다
하신다.
후미의 진행상황이 궁금해 무전으로 교신하니 헬기장을 지나 가파른 깔딱능선을 치고 오르고 있다해
조심해서 진행하라 부탁하고서 영각재를 향해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참고로 진양기맥을 남진할 경우에는 이곳 하봉에서 우측의 뚜렷한 길로 내려서지 않도록 주의할 일이다.
어두운 시간에 남령방향으로 진행할 경우 자칫 우측의 영각사 방향으로 내려설 수 있기 때문에 독도에
주의해야 된다.
어쨌거나 식사시간은 훌쩍 넘어버렸지만 어디 적당하게 앉아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남덕유산에
올라 식사하기로 하고서 살짝 내려서면 목책이 설치된 영각재에 내려서니 많은 등산객들이 진을 치고서
식사를 하느라 야단법석이다.
라면을 끓이고 소주를 마시면서 고성을 지르는 사람, 등산로를 차지하고서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
시장통과 같이 변해버린 영각재를 빨리 빠져 나가려해도 사람들에 채여서 어찌할 도리가 없다.
(지나온 남령방향)
(마이산은...)
(저 멀리 천왕봉)
(폐헬기장)
(남덕유산)
(사갓봉)
(남덕유산)
(덕유산의 산줄기)
(영각재)
13:27 빨리 가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앞서가는 사람들의 발뒤꿈치를 내려보면서 철계단을 따라 진행하다
보니 이따금씩 앞사람의 배낭에 머리를 박기도 하고 때론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오르다 철계단 옆
전망대 우측으로 살짝 빠졌다가 지나온 길과 뒤로 펼쳐지는 조망을 마음껏 조망해본다.
덕유산의 멋진 상고대는 포근한 날씨 탓으로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끝없이 장쾌하게 펼쳐지는 조망만이
바짝 다가와 덕유산의 이름 값을 톡톡히 뽐내면서 육덕이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버린다.
뒤돌아보는 좌측으로는 사갓봉에서 무룡산 그리고 백암봉과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주봉의 능선들이 견주듯
백설을 깔고서 손님맞이를 하고 있고 전면으로는 진양기맥의 산줄기와 수도지맥의 산줄기들이 다시 한번
가슴을 확트이게 만든다.
다시 철계단으로 들어서 앞서가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 제1암봉에 올랐다 다시 살짝 내려선 후 길게
올라서면 제2암봉에 오르게 되는데 멋진 조망이 다시 전개되기 시작한다.
어쩜 남덕유산에서의 혼잡을 피해서 이곳에서 바라보는 남쪽의 조망이 빅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다시 한번 멋진 조망들을 카메라에 꽉꽉 채우는데 동영상으로 촬영해두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을 남겨보기도 한다.
밀려오는 인파에 떠밀려가지 않기 위해서 발걸음을 조금이나마 재촉하면서 남덕유산의 정상에 오르니
많은 사람들이 정상석을 독차지하고 있어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간단하게나마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
1999년도 아내와 함께 백두대간에 입문하여 2000년 1월 1일에 올라섰던 남덕유산.
그 남덕유산에 올라서니 그때의 눈보라와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듯한 환상에 빠지게 만드는데
오늘은 날씨가 겨울답지 않게 너무나 포근해 이마에 땀만이 줄줄 흘러내리기도 한다.
주능선 방향으로 저금 내려선 후 좌측 바로 아래에 자리하는 장수덕유인 서봉을 다녀올까 말까 망설여
보는데 서봉까지는 왕복 30여분이면 충분히 다녀올 듯한 거리....
그러나 아직껏 점심을 먹지 않았으니 한쪽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생각하기로 한다.
예전 같으면 점심이고 뭐고 생각을 곧바로 행동으로 연결시켰었는데 이젠 충분하게 먹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진행하다보니 위장도 튼튼해지고 마음의 부담이 덜어진 것 같다.
어쨌든 남덕유산 북사면 한쪽에 홀로 자리를 잡고서 아내가 따뜻하게 싸준 순두부김치찌개와 보온도시락을
꺼내어 감사한 마음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 향적봉까지라도 달려갈 수 있을 듯한 힘이 붙는 것 같다.
사실 단체산행만 아니라면 밤새워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다시금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 나중에 수도지맥을 진행할 때 또 야간산행이나 한번 만끽해보자..
(전면의 하봉과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 그리고 황석산과 거망산의 산줄기)
(가야산과 수도지맥의 마루금)
(좌측 가야산 방향으로)
(좌측 지리산의 천왕봉이 우측으로 길게 뻗어있고..)
(멀리 지리산의 천왕봉)
(무룡산이 더 높아보인다..ㅋㅋ)
(좌측 남덕유산과 우측의 제2암봉)
(남덕유산)
(제2의 암봉)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진양기맥의 산줄기)
(지나온 방향으로 진양기맥이)
(무룡산 앞뒤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사갓봉과 무룡산 그리고 표시목 뒤로 향적봉)
(덕유산의 주능선)
(장수덕유인 서봉)
(장수덕유인 서봉)
(아내의 사랑이담긴 순두부김치찌개와 보온도시락으로 점심을...)
(사갓봉과 무룡산 그리고 백암봉과 향적봉)
14:26 그래 오늘은 더 욕심을 부리지 말고 사갓골재대피소까지 진행해보고 시간이 된다면 무룡산이나
한번 다녀와 보자 라 마음을 고쳐먹고 우측으로 꺾어 2분 남짓 내려서면 이정표 표시목이 세워져 있고
우측 아래로 설화가 만발해 가던 걸음 멈추고 설화감상에 들어가는데 북사면이라서 그런지 남쪽 방향과는
다르게 귀가 시려와 모자의 귀 덮개를 꾹 눌러쓴다.
참으로 자연의 신비함은 우리의 마음을 감동시키게 만든다.
(좌측 백두대간의 주능선과 우측 저 멀리 가야산)
(좌측 가야산방향과 우측 남산제일봉)
(가야산 방향으로)
(가야산 방향으로)
(기백산 방향으로)
(기백산 방향으로)
(설화 사이로 진양기맥의 주능선이...)
(장수덕유 갈림길)
(월성재)
(좌측 남덕유와 우측 장수덕유)
(진양기맥 방향으로)
(진양기맥을 배경으로 사진 한컷 부탁)
(좌측 남덕유산과 우측의 장수덕유산인 서봉)
(월봉산과 기백산)
(남령 뒤로 진양기맥)
(기백산쪽)
(무룡산과 향적봉)
(가야산쪽)
(앞에 무룡산과 그 뒤로 백암봉 그리고 향적봉)
(무룡산을 다녀오려 했었는데..)
(황점의 등산안내표시판)
(정확하게 하산 약속시간을 지켜 계획보다 10분 빠른 17시 20분에 황점을 떠난다./낼은 운악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