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덕골재)
19:23 큰덕골재를 뒤로하고 랜턴하나는 이마에 붙이고 대형랜턴 하나는 손에 들고 다시 완만한 오름길을
오른다.
배가 든든해서 그런지 손쉽게 능선에 올라서니 호젓한 능선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가 다시 봉우리 하나를 올라서 좌측으로 꺾어 진행하다보니 우측으로 잡목을 간벌하여 청풍면
일대의 야경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고 우측의 능선은 신리로 이어지는 분기능선이다.
19:51 그렇게 야경을 바라보고 내려서는데 나무를 간벌하여 마루금에 널어놓아 길 찾기가 쉽지 않고
결국에는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주위는 온통 벌목하여 눕혀놓은 나무로 발붙일 틈도 없어 도무지 길을 찾을 수가 없다.
가만히 보니 자꾸만 내려가는 것 같아 다시 올라가 처음부터 길을 찾아보지만 암흑의 어둠 속에서
지형을 살펴볼 수도 없으니 난감할 뿐이다.
작년 7월31일 낙남정맥을 진행하면서 돌고지재를 지나 652m봉에서 야밤에 잔뜩 낀 운무 속에서 잡목과
억새풀로 인하여 길을 잃어버리고 20여분동안 헤맸던 그 악몽이 되살아 나는듯...
급기야 입에서는 관활 지자체에 대하여 좋지 않은 쌍시옷이 나온다.
우쉬!!
그렇지 않아도 잡목이 우거져 진행하기 힘든데 거기에 간벌한 나무까지 널어놓다니...xxxx..
그래도 기필코 이곳을 빠져나가야 되겠기에 땅바닥의 지형이 높은 좌측으로 조금씩 왔다갔다 이동하다
보니 희미한 길이 감지되어 그 길을 따라 내려선다.
드디어 길을 찾았다 돌무더기가 있는 안부에 내려서게 되고 표시기가 보인다.
10여분이 넘도록 헤매다 길을 찾은 것이다..山神靈님께 감사를 드리며 날 버리지 않음에 감사를 드린다.
20:04~17 안부를 뒤로하고 다시 오름길을 이어 올라가는데 또 다시 간벌한 나무들이 진행 길을 방해하여
이리저리 피하며 진행하다 나뭇가지 하나에 오른쪽 눈 둔덕을 강타 당하여 얼굴을 감싸안고 그만 주저
앉아 고통을 호소한다.
山神靈께 감사까지 드렸는데 결국엔 이렇게 또 망가지는가...?
거울을 꺼내어 확인하니 눈꺼풀에 찰과상을 입고 눈동자가 아파 눈물이 자꾸만 흘러내린다.
하마터면 애꾸가 될뻔했는데 그래도 이만하기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으며 한편으로는 이렇게 진행해야하는
내 자신을 뒤돌아보며 자책해 본다.
좋은 대낮 놔두고 왜 이렇게 진행해야만 되는지......
그래 이건 아무나 할 수 없으니 한번쯤 강행하는 것도 먼 훗날 좋은 추억으로 남으리라.
아내 역시 나에게 용기를 주었었지... 뒤돌아보면 얼마나 멋진 일이고 낭만이겠느냐고.
그러니 더 나이 먹기 전에 가족걱정하지 말고 한번쯤하고 싶은 데로 강행해보라는 그 한마디...
사실 1999년 12월 마지막날 백두대간에 입문하기 그 이전에는 가족이란 둥지를 튼 이후로 매주 가족과
함께 드라이브 여행을 다녔었기에 이제 당신의 시간도 가져보라고 아내가 해방시켜주어 아내와 함께
백두대간 길을 걷는 것으로 산에 입문을 했었는데.....
그 이후로 아찔한 순간을 여러번 겪어 왔었지만 순간순간 슬기롭게 헤쳐나갔었는데 오늘 또다시 아찔한
순간을 모면했던 것이다.
다시 일어나 한 손으로 눈을 가리고 올라서니 여수오동산악회에서 걸어둔 군치산(414m) 푯말이 반기며
저 앞으로 까만 봉우리 하나가 올려다 보인다.
20:40 군치산을 뒤로하고 묘지에서 가파르게 내려서니 바위가 너덜거리는 너덜길이 나오고 계속해서
그 길을 따라 가파르게 내려선다.
뗏재는 언제 지났는지도 모르고 다시 바위지대를 따라 오르는데 밤이라서 조심스럽게 바위를 하나 둘
넘어가다 보니 우측 아래에 우회로가 있었는 듯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게 된다.
밝은 낮에 진행하면 멋진 조망을 만끽하며 진행할 수 있겠는데 라는 아쉬움을 남기며 그렇게 암릉지대를
통과하여 5분 진행하니 나무 한 그루 서있는 봉에 올라서게 된다.
21:00 올라선 봉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서니 억새가 많은 임도에 내려서게 되고 좌측으로 4분 진행하여
임도 버리고 우측으로 들어서 묘지단지 앞을 가로질러 나가면 다시 임도를 만나게되어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진행하니 구릉지 비슷한 곳에 억새 숲이 어둠 속에 펼쳐진다.
그런 길을 따라 진행하는데 갑자기 푸드득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고라니인지 노루인지 큰 짐승들이
여기저기에서 여러 마리가 줄행랑치기 시작하여 깜짝 놀래 가슴을 쓸어 내리며 휴~~하고 한숨을 쉰다.
혹시라도 멧돼지가 출몰될까봐 호루라기를 몇 번 길게 불며 진행하다보니 임도를 계속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뭔가에 홀렸을까.. 순간 정막이 흐른다.
왔던 길을 잠시 뒤돌아 오던 방향에서 좌측의 억새 밭으로 가파르게 꺾어 오르니 사방공사를 했었는지
계단식 억새밭이 이어져 그 길을 잔뜩 긴장하며 조심스럽게 올려친다.
21:17 그렇게 긴장된 모습으로 봉에 올라서 사과하나를 깎아 먹는데 마눌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지금 서울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괜찮으냐면서 밥은 어떻게 했어..응 저녁은 미역국 끓여먹고
조금 있다 휴게소에 도착하면 야식 먹고 잠시 쉬었다 계속진행 해야지..
함께 하기로 한사람은..? 응 점심 먹고 나 혼자 진행하고 있어..
당신 페이스 잃어버려 고생했겠다.
아무튼 자지말고 그냥 계속 진행해 몸조심하고.....전화를 끊는다.
허 참!!
자지말고 그냥 계속 진행하라구...
완전히 날 유격 훈련시킬 모양이구먼...
기분 나쁘지 않은 쓴웃음을 짓고 다시 출발한다.
21:46 짧게 내려섰다 다시 가파르게 능선을 올려친다.
이제 잡목도 억새도 없으니 편안한 산길을 따라 20여분 올려치니 여수 오동산악회에서 수캐봉(496m)이라
쓴 푯말을 나무에 걸어놓은 숫개봉에 도착되는데 야밤에 올라와서 그런지 아무런 특징이 없다.
22:20 특징 없는 숫개봉을 뒤로하고 좌측으로 내려가다 다시 가파르게 십자로 안부까지 내려섰다
다시 능선을 치고 오른다.
또다시 올라온 보람도 없이 공터가 있는 안부까지 가파르게 뚝 떨어져 내려가니 야영하기 좋은 장소가
나와서 짧은 휴식을 취한다.
23:04 얼마를 더 진행해야 곰치에 도착할지...막바지 파도타기의 연속이다.
다시 가파르게 능선을 올려치는데 숨소리가 헉헉거리며 심장의 박동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하고 오른쪽
허벅지 안쪽의 근육이 약간 당겨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20여분을 오르니 넓은 헬기장이 나오고 다시 우측으로 내려간다.
그럼 여기도 봉미산이 아니란 말인가..?
다시 20여분을 진행하니 넓은 헬기장에 삼각점(청풍-314)이 박혀있는 봉미산(505.8)에 도착되지만
어둠에 사물은 볼 수 없고 저 아래로 보안등 불빛만이 보일 뿐이다.
(봉미산의 삼각점)
23:42~01:56 봉미산을 뒤로하고 8분 진행하니 나무 한 그루에서 가지 11개가 갈라나온 나무가 마루금
좌측에 자리잡고 있는데 특이하여 사진 한 컷을 하고 1분 진행하니 또다시 헬기장 하나를 대하게 되는데
웬 헬기장이 그렇게 많은지....
이제 곰치를 향해 우측으로 바짝 꺾어 내려가는데 12분 후 마루금 좌측에 웬 웅덩이 하나가 있고
그곳에서 물이 솟는지 흘러내리고 있다.
낙엽이 썩어 있어 식수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물이고 이후로 순탄한 마루금을 따라 13분
가파르게 내려서니 2차선 포장도로인 839번 지방도에 내려서게 되고 좌측으로는 무슨 농장인 듯
시설물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도로 맞은편에는 호남정맥등산로 입구란 입판판이 세워져 있다.
우측의 도로를 따라 곰치 휴게소 평상에 앉아 된장국을 끓여 야식을 먹는데 바람이 어찌나 윙윙거리는지
자켓을 다시 걸치고 앉아 밥을 먹는데 순찰차가 왔다간다.
곰치모텔이 그리워지는 마음을 접고 휴게소 화장실의 타일에 앉아 1시간 가량 수면을 취한다.
(가지 많은 나무)
(마루금에 왠 웅덩이가...?)
02:46 시목치에 낮 12시까지 도착하기로 계획한 터라서 그렇게 2시간 가량의 휴식을 취한 후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빼 마시고 곰치 정상으로 이동하는데 왠지 허벅지의 느낌이 좋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하며
진행한다.
등산로 표시판 뒤로 올라서 임도를 따라가는데 임도가 좌측과 직진으로 갈라지고 표시기가 보이질 않는다.
이곳저곳 사방을 둘러봐도 표시기는 찾을 수 없고..나침반을 꺼내어 지도정치를 하니 임도에서 좌측의
능선을 치고 오르게 되어있다.
잡목이 우거지고 길도 없는 절개지를 올라서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하여 능선에 오르니
좌측에 산불지역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등로가 나타나 그 길을 따르니 산죽지대가 나온다.
산죽지대를 따라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오고 나침반은 우측을 가리키는데 표시기는 좌측으로 많이
달려있어 그곳으로 진행하니 다시 뚝 떨어져 내림길이 이어지고 저 아래 불빛이 보인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 보인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아니라 생각하면서도 나침반은 개략적인
흐름을 지시해줄 뿐 꾸불꾸불한 세세한 길은 확인할 수 없으니 그래도 맞겠지 하며 진행하다보니 커다란
합장묘지 1기가 나오고 그 좌측 아래로 임도가 개설되고 임도 우측에 여흥문씨 묘비가 자리하여
그 임도를 따라 내려가보니 곰치에 다시 내려온 것이 아닌가..?
정맥을 진행하면서 두 번째 원점회귀 산행을 한 것이다.
2005년 4월 10일 금북길의 차동고개를 새벽 04시 35분에 출발하여 280m봉에서 다시 원점회귀 산행하여
2시간을 까먹었었는데 오늘 또 그런 일을 되풀이하고 말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선답자들이 각각 다른 이 두 길로 진행하여 표시기를 달아둬 자칫하면 혼돈하기
쉽게 되었다.
그래도 밝은 낮에 진행하면 그런 오류는 범하지 않을텐데 말이다.
이번에는 다시 내려왔던 길의 역으로 진행하여 능선을 올려친다.
03:47 그렇게 능선에 올라서 큰묘지 1기 뒤로 진행하여 가파르게 봉에 오르는데 그 끝이 어딘지
계속하여 오름길이 이어진다.
오른 봉에서 다시 내려서니 임도가 나오고 임도는 좌우로 갈라지는데 벌목한 통나무를 많이 널어놓아
우선하기만 하고 표시기는 찾을 수 없다.
왔다갔다하다 임도를 가로질러 앞 봉을 바라보며 오르는 표시기가 반겨준다.
휴~하는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렇게 봉에 오르니 앙상한 나무가 빽빽하게 서있는 사이로 진행하게 된다.
근데 이상하게 양쪽 허벅지가 이상하더니 쥐나기 시작한다.
이러면 안 되는데... 발끝을 잡아당겨 근육을 풀어주니 조금은 괜찮은 것 같다.
04:25 다시 가파르게 봉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우측으로 꺾어 10여분 내려서니 오래된 임도가
있는 백토재에 내려선다.
다시 사과하나를 깎아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04:49 휴식을 취한 후 가파르게 가파른 오름길을 힘들게 올려친다.
대퇴부 근육이 자꾸만 신경 쓰이게 만든다.
이런 경우는 별로 없었는데 어제 산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나본다.
페이스를 잃어 근육은 풀리고 눈동자는 아프고 최악의 순간인 듯 싶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시목치와 제암산 그리고 사자산을 넘어 골치까지도 생각해봤는데 지금 상태로는
시목치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게 힘들게 진행하는데 이제는 가슴까지 올라오는 산죽지대가 이어지기 시작한다.
길이 어딘지 분간하기도 힘들게 산죽은 기승을 부리고 미로의 길을 찾는데 더듬더듬 진행할 뿐이다.
천신만고 끝에 넓은 헬기장에 올라서 한숨 돌리고 다시 4분여 진행하니 지도에 삼각점이 표기된
국사봉(499.1m)에 도착되는데 저 아래 불빛만 보일 뿐 아무런 표식도 없다.
05:25 짧은 휴식을 취하고 진행하니 산죽은 다시 진행되고 잠시 후 묘지를 지나 임도의 안부를
대하게되고 우측으로 다시 오름길이 이어진다.
또다시 파도타기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올라서니 깃대봉(448m)인 듯 한 봉에 오르게 되는데 정말 지겨울 뿐이다.
05:40 다시 잠시 내려서게 되고 이어지는 산죽을 헤치며 또다시 오르게 된다.
그런데 앞 봉으로 바로 오르지 않고 좌측 사면의 산죽지대를 가르며 진행하는데 때론 미끄러지며
진행하기도 한다.
그렇게 산죽지대의 사면을 빠져나가니 우측으로 훤한 등로가 뒤로 이어지는데 아마 당끝기맥이
분기되는 노적봉(430m)인 모양이다.
그러니까 조금전 봉의 우측사면으로 진행했던 것은 산죽 때문에 사면으로 진행하여 뒤에서 오르게된
모양이다..
어쨌든 노적봉을 다녀올까 생각하다 너무나 힘들고 또 언젠가는 아니 올 가을이나 내년 봄에 이곳에서
땅끝기맥을 시작해야 되겠기에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땅끝기맥 분기점인 노적봉 직전의 헬기장)
06:13 다시 짧은 오름을 오르는데 이제 산죽이 다 끝났는지 조금은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고 그렇게
잔봉에 오르니 움푹 파인 곳에 잡목과 산죽 몇 그루가 자라고 있는 봉에 오르게되고 다시 4분 더
진행하니 묘지 1기가 자리하고 6분 더 진행하여 오르니 삼각점(청풍-307)이 박혀있는 삼계봉(503.9m)에
오르게 된다.
다시 앉아 쑥떡으로 간식을 먹으며 대퇴부의 근육을 풀어준다.
06:13 다시 짧은 오름을 오르는데 이제 산죽이 다 끝났는지 조금은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고 그렇게
잔봉에 오르니 움푹 파인 곳에 잡목과 산죽 몇 그루가 자라고 있는 봉에 오르게되고 다시 4분 더
진행하니 묘지 1기가 자리하고 6분 더 진행하여 오르니 삼각점(청풍-307)이 박혀있는 삼계봉(503.9m)에
오르게 된다.
다시 앉아 쑥떡으로 간식을 먹으며 대퇴부의 근육을 풀어준다.
(삼계봉)
06:35 이제 저 앞으로 가지산이 희미하게 조망되고 날은 훤하게 밝아오기 시작하여 랜턴은 필요 없게
되어 배낭에 집어넣고 급한 내리막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고 좌측 아래로는 병동리가 가깝게 내려다
보이고 도로까지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다시 가파르게 봉우리 하나를 올려쳐 우측으로 진행하는데 지긋지긋한 산죽도 이제 완전히 끝난
모양인데 여전히 무릎이 힘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무릎이 아픈 것도 아닌데....
06:51 올라선 봉우리에서 다시 급하게 떨어졌다 완만하게 내려서니 황토의 임도에 깬 자갈이 깔린
지도상 장고목재에 내려서게 된다.
좌측으로는 장평 병동, 우측으로는 유치대천, 직진으로는 가지산 등산로라 표시된 이정표가 절개지
밑에 세워져 있다.
어디로든 내려가고픈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법.
07:30 이제 가지산을 향하여 또다시 힘겹게 진행해야 한다.
넓은 등로의 통나무 계단을 따라 진행하니 조금은 수월한 듯 다시 가파른 능선을 올려치는데 산죽이
또다시 잠시 이어지고 별다른 특징 없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바로 아래로는 벌거벗은 민둥산이
자리하고 그 너머로 가지산이 우뚝 솟아 보인다.
다시 초코파일 3개를 먹으며 짧은 휴식을 취한다.
07:41 벌거벗은 민둥산을 내려와 다시 오름길을 이어서 올라가는데 로프가 매어져있는 바위지대가 나온다.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곳인데도 안전을 위하여 친절하게 로프를 단단히 동여매어 놓았고 가지산이
뿌연 가스사이로 더욱 가깝게 조망된다.
07:54 바위봉에서 다시 내려서 완만하게 진행하니 우측으로 우회하게되고 곧 이어서 가지산 초입에
좌측방향으로 장평이란 표시판이 세워져 있고 많은 표시기들이 정맥길임을 알린다.
잠시 서서 생각을 해본다. 가지산을 올라갔다 내려올까 아니면 그냥 지나갈까..?
사실 밝은 낮에 가지산의 조망을 만끽하고자 곰재에서 시간을 지체했었는데 그냥 지나가기는 아쉽고
무릎이 탄력을 받지 않아 올라가기는 그렇고...
몇 번을 망설이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며 좌측으로 내려가 사면길을 따른다.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는 가지산)
08:27~09:08 조금전 우회했던 전위봉을 장평방향으로 다시 우측 사면을 따라 진행하다보면 순탄한
등로에 내려서게 되고 그 길을 완만하게 따르다보면 내림길이 계속 이어지며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가지산의 암봉 3개가 아쉬움을 남겨주는 듯 자꾸만 시선을 끌게 만든다.
그렇게 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완만하게 오르면 바위지대가 나오고 봉우리 우측 아래로 탐진강과
지방도가 꾸불꾸불 내려다보인다.
배도 고프고 멋진 조망도 만끽할겸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육개장을 끓여 아침을 해결하고
커피까지 한잔 곁들이니 조금은 힘이 솟는 것 같다.
허벅지의 대퇴근에 스프레이 파스를 뿌린 후 두 손으로 자꾸 문지르며 근육을 풀어준다.
산행중 내 다리에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보기는 처음인데........쩝
어차피 진행하는 것 힘들다고 생각하면 더욱 힘드니 이를 악물고 진행하자고 다짐을 한다.
09:42 배낭을 챙겨 잠시 내려섰다 밋밋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 내려서니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 더욱
힘을 실어주고 대퇴부의 근육은 언제 아팠냐는 듯 잊고 페이스를 90%정도는 회복한 듯 싶어진다.
다시 가파른 내림길을 빠르게 내려서니 마루금을 파헤쳐 유실수를 심어 놓았고 2분 내려서니 널따란
청주한씨의 가족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묘지로 연결된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입구에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고 이어서 820번 지방도로인
2차선 포장도로가 가로지르는 피재에 내려서게 된다.
버스는 좌측의 장평면 봉림리까지 들어오는지 버스 한 대가 정차해있고 우측의 유치면 방향으로는
꾸부러져 내림길이 이어진다.
(탐진강도 내려다 보이고)
(가지산의 암봉)
(820번 지방도인 피재)
10:07 피재의 도로를 가로질러 울창한 송림숲을 따라 16분 진행하면 완만한 봉우리 하나를 오르게
되고 이어 6분 더 진행하니 잡목이 우거진 길을 대하게된다.
11:03 십자로 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올라서 내려서니 또 하나의 십자로 안부를 대하게
되고 서서히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말썽을 부리던 대퇴부의 근육도 이젠 안심돼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듯 하다.
아침에 뜻하지 않은 알바를 하고서 맥이 빠진 상태에서 짜증을 부리니 그렇게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가파른 오름길을 쉼없이 오르니 넓은 헬기장(93-6-13)에 표시 없는 삼각점이 높게 박혀있는 513.7봉에
올라선다.
11:47~54 헬기장을 뒤로하고 좌측으로 쭉 내려서니 마루금에 바위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호젓한 참나무
숲이 이어지고 그렇게 15분 진행하여 봉에 오르니 또다시 넓은 헬기장이 나오고 다시 내림길이 이어진다.
좌측으로 내려서 다시 25분 진행하여 올라서니 잡목에 둘러싸인 넓은 헬기장이 또 자리하여 그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짧은 휴식을 취한다.
12:03 이제 저 앞 임도를 바라보며 가파르게 내려서야 한다.
헬기장 끝에서 좌측으로 가파르게 내려서니 임도가 나타나고 그 위에 또다시 넓은 헬기장이
자리하는데 피재에서 이곳까지 여러개의 헬기장을 가로지른 듯 싶다.
다시 숲길을 따라 내려서니 좌측으로 캔 자갈이 깔리고 우측에 넓은 공터가 있는데 그곳에
왠 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어 혹시 산불감시 요원이 아닌가 바짝 긴장을 하며 내려선다.
(금상재 전 임도)
12:28 다행이 사람이 없어 조심조심 다가가 확인해보니 산불감시요원의 차는 아닌 듯 싶어 직진의
절개지를 올라서 봉우리에 오르니 우측 아래로 산나물인지 약초인지 뭔가를 캐는 사람들이 도리어
놀랜 듯 나를 쳐다본다.
올라선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가며 내려서니 우측으로는 금자리, 좌측으로는 등촌리로 이어지는
십자로 안부에 내려서는데 이곳이 지도상 금상재이다.
12:47 이제 용두산을 향해 마지막 가파른 오름길을 극복해야 한다.
가파른 오름길에는 가슴까지 올라오는 산죽이 우거져 있으나 마루금 좌우로 산죽을 잘라놓아 넓은
길이 이어지기에 산죽의 방해는 받지 않고 편안하게 오르게 된다.
금장재에서 18분 오르니 전면에는 “자연보호 산불조심 뒷면에는 용두산”이라 쓰여있는 표지석이
박혀있어 사진 한 컷을 하고 막힘 없는 조망을 만끽한다.
사자산의 임금바위가 웅장하게 솟아 있고 그 뒤로는 사자산의 사자두봉과 미봉의 능선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또한 좌측 저 멀리로는 장평의 한적한 풍경과 그 뒤 좌우로 준봉들이 호위하듯 전형적인 농촌의 풍경을
연상시켜준다.
(용두산에서)
13:24 용두산을 뒤로하고 제암산을 바라보며 내려서니 헬기장이 나오고 다시 조금 더 진행하니
또 다른 넓은 헬기장이 자리하고 이어서 임도에 내려서 임도 좌측으로 잠깐 따르면 우측 아래로는
골안으로 내려서는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좌측으로는 쌍방이 마을이 자리하는 쌍방이 마을 안부에
내려서게 된다.
14:37~50 마을의 안부를 뒤로하고 진행하니 시멘트포장길이 가로지르는 안부를 대하는데 하방이와
만년리로 이어지는 안부이고 가파른 오름길을 이어서 올라가는데 배가 고픈 듯 다리에 힘이 또 빠지는
느낌이다.
다시 안부를 올라서 바위지대를 오르니 우측으로는 절벽을 이루고 저 멀리 시야가 확~트여 마지막으로
멋진 조망을 만끽하며 진행한다.
그렇게 바위지대를 지나 마지막인 듯 가파른 오름길을 헉헉거리며 올라서니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
감나무재까지 그냥 진행하려 했는데 도저히 진행하기 힘들고 또 목표로 했던 낮 12시간 이미 지나버려
장흥에서 14:20분 버스를 타기는 불가능하고 마지막 버스인 16:00분 고속이나 탈수 있을지 모르겠다.
라면하나를 끓여 간단하게 요기를 하니 그 맛이 꿀맛이다.
15:21 다시 출발을 서둘러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 봉우리 하나를 오르니 다시 방향은 우측으로 바짝
꺾여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진다.
다시 가파르게 안부까지 내려섰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가파르게 또 올려친다.
정맥길이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에 파도타기를 연출하며 마지막 진을 다 뽑아내며 종착지를 향해 진행한다.
이렇게 진을 빼는데 점심을 먹지 않고 진행했으면 아마 곡소리하며 진행했을 거라 생각하니 시간은
늦었어도 천만 자행이란 생각이 든다.
임도에 내려섰다 다시 벌목지대를 조심스럽게 통과하니 우측에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이어지고
그 가파른 오름길도 이제 끝이다.
이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완만하게 내려서다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가파르게 내려서니 “갑낭재”
란 표지석이 있고 맞은편에는 제암산 등산로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마침 버스가 지나가 손을 들었으나 정차하지 않고 쏜살같이 고속 질주하여 도로를 따라 터덕터덕
진행하여 철도공사현장 사무실 앞에서 차를 타고 광주로 이동하여 광주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19시 10분발 고속버스를 타고 집에 들어오니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간이다.
내일 출근을 위하여 새벽 1시에 잠드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하며 좀더 쉽게 진행할 수 있었던 산행을
초장에 페이스를 잃어버려 이틀연속 고생한 산행이 되고 말았다.
(제암산 초입)
(내려선 감나무재)
(버스를 타기 위하여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서 지나온 암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