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신비의 계곡을 끼고 있는 응봉산의 용소골을 찾아서

六德(이병구) 2006. 8. 18. 16:10

원시림과 천혜의 신비한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용소골을 찾아서.

 

산행일시: 2006년 8월 13일(토요무박)

 

동 행 자 : 안내산악회와 함께

 

산행시간: 7시간 40분(휴식시간 포함)

 

산행코스: 덕구온천-옛재능선-헬기장-응봉산-큰터골-제3용소-제2용소-요강소-제1용소-덕풍마을-찍소-풍곡리

 

 

산행줄거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지난주 한강기맥 구목령 먼드래재 구간을 진행하고 어딜 갈까 망설이다

 

당분한은 종주산행을 잠시 중단하고 일반 산행을 갖고자 울진의 응봉산으로 발길을 돌리기로 한다.

 

오늘 찾게되는 응봉산은 개인적으로 2003년 9월에 응봉산에 올라 온정골로 하산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반대 방향이 계류인 용소골로 진행하기로 한다.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시와 경상북도 봉화군, 그리고 울진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해발 998.5m의 완만한

 

능선을 이루고 있으며 낙동정맥의 한 지류로서 울진쪽에서 보면 비상하는 매의 형상을 하고있어

 

매봉산(응봉산)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응봉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여러개가 있다.

 

강원도 홍천쪽의 응봉산(868m), 내면의 응봉산(1103m), 영월의 응봉산(1013m), 도계의 응봉산(1267m),

 

그리고 울진의 응봉산(998.5m)등등....

 

어쨌든 울진의 응봉산은 원래 강원도에 속해 있었으나 울진군이 경북으로 행정개편이 되며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의 도계에 솟아 있게 되었다.

 

응봉산은 덕구온천 때문에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때묻지 않은 비경이 계곡이 여럿 남아 있는 명산이라

 

하겠다.

 

정상 서쪽의 용소골, 보리골, 갱이골, 문지골, 북쪽의 삽십골, 산터골, 재랑박골 등이 숨어 있고

 

남쪽의 대광천과 동족의 두천천의 구수골, 온정골 상류인 폭포골, 성우골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이 산자락에 있는 덕구온천은 중탄산 나트륨이 주성분인 약알카리성 온천수로 피부병, 신경통,

 

위장장애에 효험이 있다고 전하는데 그쪽 방면에 무지인 六德으로서는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

 

응봉산 정상에 오르면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산줄기가 조망되며

 

백암산, 통고산, 삿갓봉, 백병산, 함백산, 태백산 등이 파노라마와 같이 요동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많은 계곡을 잉태하고 있어서 주요 등산로 이외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등산

 

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고 용소골, 문지골, 보리골 등의 계곡은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산세도 험하여

 

무더운 여름을 잊는데는 더 없이 좋은 곳이며 또한 용소골은 폭포와 소가 많아 더 멋진 장관을

 

연출하나 산행은 계류를 따라 진행하기에 비가 올 경우에는 계곡의 물로 인하여 등산로가 잠기고

 

바위가 매우 미끄러워 산행을 강행하기에는 매우 위험하다.

 

23:10 어쨌든 배낭을 챙겨들고 산행을 떠나려 하는데 나도 몰래 정신이 몽롱해 시간을 간음할 수

 

없다보니 아내가 산행을 만류한다.

 

오늘은 오전부터 이상한 일이 꼬여 점심도 먹지 못하고 늦은 오후에 소주 3병을 홀로 나발을 불어

 

버렸더니 뭐가 뭔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저녁식사까지 거르고 집을 나서는데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흔들거리는 발걸음으로 홍대전철역으로 향하는 도중 신촌전화국 담벼락 인도에서 그만 앞으로

 

콕 꼬꾸라지고 만다.

 

왼쪽 등산화 끈이 공교롭게도 오른쪽 등산화 고리에 걸려 발이 묶인 상태에서 나는 앞으로 꼬꾸라지고

 

오른쪽 팔꿈치는 깨쳐 피가 흐르는데 순간 누군가 날 일으켜 세운다.

 

자세히 보니 큰 아들녀석이다.

 

아내가 나더러 산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난 약속한 일이라서 가야한다며 길을 나섰더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지 큰아들녀석을 뒤따르게 했던 모양이다.

 

깨진 팔꿈치를 닦아냈는데 엄청나게 쓰라려온다.

 

그래도 가야한다는 일념으로 창피를 무릅쓰고 홍대전철역에서 2호선 전철을 타고 가는데 합정역

 

근처에서 또 누군가 뒤에서 날 붙잡아 뒤돌아보니 그때까지 아들녀석이 내 뒤를 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난 괜찮으니 빨리 집에 돌아가라 설득시키고서 약속장소인 사당역에 도착하니 약속시간보다 10분이

 

늦은 11시 10분이다.

 

차가 떠났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내가 미리 산악회에 전화를 해둔 터라 차는 대기하고 있고 지정된

 

자석에 앉아 회원들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고서 잠에 골아 떨어진다.

 

04:20 산악회 버스는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질주해 동해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난 육개장 한 그릇으로 아침을 해결하니 정신이 조금 드는 듯 하고 배낭속에 뭐가 들어있나 확인하니

 

얼음물 1리터와 맹물 1리터 그리고 초코파이 3개, 여벌옷이 들어있어 그런데로 안심이다.

 

어차피 점심은 하산 후에 먹을 수 있으니 이 정도의 간식이면 충분하겠지.

 

산악회 버스는 04시 15분쯤 산행 들머리인 덕구온천 위 언덕에 도착되고 우린 산행준비를 서둘러

 

하나 둘 떠날 차비를 한다. 

(술이 덜깬 상태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05:19 옛재능선의 언덕빼기 좌측의 등산로 안내표시판 앞에서 등산화 끈을 매고 있는데 산악회

 

회원들은 앞다투어 임도의 차단기 너머 넓은 길로 하나둘 앞서나가고 나만 홀로 남는데 시간은

 

04시 24분을 막 지나고 있다.

 

등산로 안내표시판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넓은 임도를 따라 진행하는데 앞서간

 

불빛들은 저 멀리 아른거리고 나의 발걸음은 더욱 불이 붙기 시작한다.

 

그런데 깨진 발꿈치가 자꾸만 등산복에 걸려 쓰라려오고 이마에서는 열기가 가득한 육수가 주룩주룩

 

흘러내리기 시작하는데 이거 장난이 아닌 듯 싶다.

 

그런 고통을 참아가며 30여분을 오르니 임도는 끝이 나는 듯 작은 소로로 바뀌고 뒤쳐진 회원 몇

 

사람을 드디어 따라 잡는다.

 

산길은 잠시 좌측으로 휘돌아 가는 듯 하다가 이동통신탑 하나를 통과하게 되고 이어서 18분 후

 

암봉에 올라서니 앞서간 회원들이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들머리를 출발하고서 이곳까지

 

정확히 54분 소요된 듯 싶다.

 

잠시 갈증을 풀고 응봉산 정상을 향해 또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06:11 암봉을 뒤로하고 20여분 진행하면 넓은 헬기장을 대하게되고 이제 동이 트는 듯 저 앞으로
 
응봉산이 우뚝 솟아 올려다 보인다.
 
산길 좌우 아래로는 응봉산의 그 명성을 말해주듯 골짜기들이 내려다보이고 그 산세들 또한 대단하게
 
꿈틀거리며 생동감을 자아내고 있다.
 
응봉산 아래 좌측으로 내려서는 온정골을 뒤로하고 올라서면 길쭉한 정상석이 세워진 응봉산(998.5m)에
 
도착되는데 산행시작부터 1시간 47분 소요되었나 보다.
 
배낭을 내려놓고 초코파이와 얼음물로 허기진 배를 채워본다.
 
정상석 우측으로는 "북릉(탕곡, 벼락바위봉), 탕곡: 12㎞, 벼락바위봉: 12㎞, 4시간 소요, 이 코스는
 
등산 유경험자의 동행이 필요함"이라 쓰여있는 안내표시판이 세워져 있고 길도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정상석 뒤쪽으로는 "남릉(용소골, 소광리), 덕풍마을: 14㎞, 소광리(금강송숲): 14㎞ 6시간 30분~
 
6시간 소요, 이 코스는 등산 유경험자의 동행이 필요함, 우천시 산행 절대불가"라 쓰여 있는데 우리가
 
진행하게 될 코스이다.

(응봉산이 올려다 보입니다) 

(2003년 9월에 이어 다시 찾은 응봉산)

06:34 어쨌든 정상에서 15분 가량의 휴식을 취하고 정상석 뒤로 내려서면 원시림 같은 산길이
 
이어지는데 불에 탄 흔적의 나무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8~9분 내려서면 소광리와 용소골로 분기하는
 
갈림길을 대하게 되고 우린 우측의 용소골(덕풍마을) 방향으로 꺾어 진행하게 된다.
07:07 그렇게 좌측으로 꺾어 진행하면 계속 호젓한 내림길이 이어지고 우측 아래로 멋진 고목 한 그루가
 
자리하고 있으며 산길은 점점 고도를 가파르게 낮춰 진행하게 된다.
 
아직도 술이 덜깬 상태인 듯 이따금씩 중심을 잃어 더욱 주의를 기울이며 내려 가다보니 물소리가
 
들려오고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니 용소골 초입의 폭포 위에 내려서게 된다.
 
여기서 진행길은 폭포의 우측 숲으로 들어서 우회하게 되어 있으나 어찌 바위를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폭포로 흐르는 물을 조심스럽게 가로질러 좌측의 바위벽을 릿지로 내려가는데 신발에 물기가 묻어있는
 
탓으로 아랫도리가 후들거리는 느낌을 감지하며 폭포를 좌측으로 내려선다.

(이제부터 용소골을 따라 진행합니다)

07:37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용소골을 따라 내려서는데 갑자기 아랫배에서 전쟁이 났는지 생리적인
 
현상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요놈의 용소골은 좌우로 바위지대가 자리하고 어디 숨어서 일볼 장소가 없어 뒤 머시기에 힘줘
 
틀어막고 엉금엉금 내려 가다보니 좌측 한쪽으로 바위가 열리는 곳이 있어 무작정 낙엽을 밟으며 뿍뿍
 
기다시피 바위지대를 올라서니 시원한 조망이 터지고 아늑한 곳이 자리한다.
 
어제 마신 술독이 빠져나가는 듯 오랜만에 속이 후련하고 배가 텅빈 느낌이다.
 
올라왔던 길을 다시 벌벌 떨다시피 내려서 시원한 계곡을 10여분 따르니 "응봉산: 2㎞(2시간소요),
 
소광리:10㎞(4시간소요)"라 쓰여있는 안내표시판이 세워져 있고 다시 3~4분 진행해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올라서면 제3 용소가 자리하는데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생각 같아선 퐁당 뛰어들어가 냉탕을 즐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음뿐이니
 
아쉬울 따름이다.
 
좌측의 깎아지른 절벽 뒤로는 내가 걸었던 낙동정맥의 한 줄기인 석개재-묘봉-삿갓재-진조산의 능선이
 
이어질텐데 그때는 이곳의 비경도 모르고 무심코 진행했으니 지난 시절이 한심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그래 아직은 젊음이 남아있는 40대 종착역이니 앞으로도 우리의 산줄기를 밟아볼 기회가 많이 있고
 
또 그렇게 해야되기 때문에 아쉬워말고 쉬며가며 우리의 산줄기를 답사해보자..
(제3용소 뒤로는 강원과 충북의 도계가 이어집니다)
(제3용소인데 가물치 한마리가 물을 찾는듯 합니다)
(제3용소입니다)
 
09:57 제 3용소에서 5분여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뒤돌아 나와 물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정말 아름다운
 
신비의 계곡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기암괴석과 석벽 그리고 아름다운 암벽들이 깔린 계류를 따라 때론 이쪽 저쪽으로 물길을 넘나들며
 
진행하다보니 물의 색깔은 온천수를 끼고 있어서인지 바닥이 빨갛게 보이고 물은 시원하기보다는
 
미지근하며 바위가 미끄러워 자칫 잘못하다가는 넘어지기 쉽겠다.
 
어쨌든 그런 호젓하고 아름다운 신비의 계곡을 따라 내려 가다보니 군데군데 많은 용소들이 자리하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바위들은 때론 여체의 은밀한 곳을 연상케 하기도하여 마음껏 음미하며 진행
 
하다보니 제2용소에 도착된다.
(여체를 연상시키는데 꼭 머시기 합니다)
(선녀탕인가...?)
(그 폭우에도 굳굳하게 살아가고 있네요)
(제2용소)
 
10:21 다시 계류를 좌우로 넘나들며 황홀경에 빠져버린 몸으로 조심스럽게 쉬며가며 20여분 진행하니
 
요강소에 도착되는데 어떤 젊은 산행인 남녀 6명이 그곳에서 자일을 몸에 동여 메고 내려가겠다고
 
하는데 정말 위험한 일을 하고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진다.
 
죽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큰 부상을 당하지나 않을가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서기에.......
(제2용소입니다)
(요강소 입니다/매우 깊어요)
 
10:34 요강소를 뒤로하고 10여분 내려서면 제1용소가 자리하는데 그곳은 풀장처럼 피서객들이 올라와
 
용소 옆에 텐트를 쳐놓고 수영을 즐기고 있는데 정말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의 아늑한 곳이다.
 
선두로 내려왔으니 생각 같아선 나도 뛰어들고 싶지만은....
 
아쉬운 마음을 위안하듯 용소에 내려가 땀을 대충 씻어내고 하산을 서두른다.
(저 너머로는 낙동정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1용소입니다)
(제1용소는 수영장이 됐네요)
 
10:58 그런 아름다운 계곡은 계속 이어지고 이제는 계류를 따르는 것보다는 이따금씩 철계단을 이용해
 
하산하게 된다.
 
콧노래를 흥겹게 부르며 쉬다가다 20여분 진행하다보니 풍덕산장에 내려서는데 내가 내려온 용소골
 
방향에서 좌측으로 문지골(소라골)이 자리하는데 그쪽은 더 멋진 오지의 계곡이라 하는데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진다.
 
이렇게 해서 덕풍계곡의 용소골 산행은 막을 내리고 이제부터는 풍곡리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그 시간이 1시간 20여분 걸릴 것이다.
(이제부터 도로를 따라야 합니다)

11:48 땡볕의 비포장 도로를 따라 마냥 걷는데 좌측 덕풍계곡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물돌이를 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어떤이는 웃옷을 홀랑 벗어 던지고 어떤 여인은 아슬아슬한 수영복에 시선을
 
자꾸 자극하는데 내 눈망울이 뭘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구름다리 형상으로 요상한 이름의 칼둥보리교도 건너고 도로 좌측으로 주렁주렁 열린 얼음도
 
보이는데 얼음나무는 어릴적 고향의 베멧산에서 보고 그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런 고향의 향취를 느끼며 걷는데 발바닥은 불이 나는 듯 하고 땡볕은 내리쪼이니 스카프에 물을
 
적셔 머리를 감싸고 내려가는데 지나가는 승용차들은 흙먼지를 날리며 짜증을 더욱 불러일으킨다.
(구름다리)
(얼음이 주렁주렁 열려있네요)
(찍소입니다)
 
12:00 찍소를 뒤로하고 10여분을 진행했을까..?
 
오늘 나와 함께한 다산동지회 여성총무님이 승용차 한 대를 히치해 마지막 하산길 10여분은 편안하게
 
차를 타고 내려오니 정확히 정오의 시간이고 이후 후미는 2시간 40여분 후에 마지막 도착해 맛있게
 
점심을 해결하고 14시 58분에 풍곡리 주차장을 빠져나와 태백산을 넘고 통리역 그리고 영월과 제천을
 
경유해 38번 국도와 3번 국도를 이용 곤지암으로 들어서 약 5시간 후에 서울에 일찍 도착하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참고로: 덕풍마을에 내려오시면 마을 트럭이 있는데 10명 단위로 1인당 2,000원의 차비를 받고 주차장까지
 
태워다 준다고 합니다..백두대간의 고치령 구간과 흡사하게 말입니다..
 
그걸 모르고 쌩 고생을 했으니...ㅉㅉㅉ
(풍곡리 매표소 입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