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림과 천혜의 신비한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용소골을 찾아서.
산행일시: 2006년 8월 13일(토요무박)
동 행 자 : 안내산악회와 함께
산행시간: 7시간 40분(휴식시간 포함)
산행코스: 덕구온천-옛재능선-헬기장-응봉산-큰터골-제3용소-제2용소-요강소-제1용소-덕풍마을-찍소-풍곡리
산행줄거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지난주 한강기맥 구목령 먼드래재 구간을 진행하고 어딜 갈까 망설이다
당분한은 종주산행을 잠시 중단하고 일반 산행을 갖고자 울진의 응봉산으로 발길을 돌리기로
한다.
오늘 찾게되는 응봉산은 개인적으로 2003년 9월에 응봉산에 올라 온정골로 하산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반대 방향이 계류인 용소골로 진행하기로
한다.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시와 경상북도 봉화군, 그리고 울진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해발 998.5m의 완만한
능선을 이루고 있으며 낙동정맥의 한 지류로서 울진쪽에서 보면 비상하는 매의 형상을 하고있어
매봉산(응봉산)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응봉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여러개가
있다.
강원도 홍천쪽의 응봉산(868m), 내면의 응봉산(1103m), 영월의 응봉산(1013m), 도계의 응봉산(1267m),
그리고 울진의 응봉산(998.5m)등등....
어쨌든 울진의 응봉산은 원래 강원도에 속해 있었으나 울진군이 경북으로 행정개편이 되며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의 도계에 솟아 있게 되었다.
응봉산은 덕구온천 때문에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때묻지 않은 비경이 계곡이 여럿 남아 있는 명산이라
하겠다.
정상 서쪽의 용소골, 보리골, 갱이골, 문지골, 북쪽의 삽십골, 산터골, 재랑박골 등이 숨어 있고
남쪽의 대광천과 동족의 두천천의 구수골, 온정골 상류인 폭포골, 성우골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이 산자락에 있는 덕구온천은 중탄산 나트륨이 주성분인 약알카리성 온천수로 피부병, 신경통,
위장장애에 효험이 있다고 전하는데 그쪽 방면에 무지인 六德으로서는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
응봉산 정상에 오르면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산줄기가 조망되며
백암산, 통고산, 삿갓봉, 백병산, 함백산, 태백산 등이 파노라마와 같이
요동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많은 계곡을 잉태하고 있어서 주요 등산로 이외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등산
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고 용소골, 문지골, 보리골 등의 계곡은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산세도 험하여
무더운 여름을 잊는데는 더 없이 좋은 곳이며 또한 용소골은 폭포와 소가 많아 더 멋진 장관을
연출하나 산행은 계류를 따라 진행하기에 비가 올 경우에는 계곡의 물로 인하여 등산로가 잠기고
바위가 매우 미끄러워 산행을 강행하기에는 매우 위험하다.
23:10 어쨌든 배낭을 챙겨들고 산행을 떠나려 하는데 나도 몰래 정신이 몽롱해 시간을 간음할 수
없다보니 아내가 산행을 만류한다.
오늘은 오전부터 이상한 일이 꼬여 점심도 먹지 못하고 늦은 오후에 소주 3병을 홀로 나발을 불어
버렸더니 뭐가 뭔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저녁식사까지 거르고 집을 나서는데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흔들거리는 발걸음으로 홍대전철역으로 향하는 도중 신촌전화국 담벼락 인도에서 그만 앞으로
콕 꼬꾸라지고 만다.
왼쪽 등산화 끈이 공교롭게도 오른쪽 등산화 고리에 걸려 발이 묶인 상태에서 나는 앞으로 꼬꾸라지고
오른쪽 팔꿈치는 깨쳐 피가 흐르는데 순간 누군가 날 일으켜 세운다.
자세히 보니 큰 아들녀석이다.
아내가 나더러 산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난 약속한 일이라서 가야한다며 길을 나섰더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지 큰아들녀석을 뒤따르게 했던 모양이다.
깨진 팔꿈치를 닦아냈는데 엄청나게 쓰라려온다.
그래도 가야한다는 일념으로 창피를 무릅쓰고 홍대전철역에서 2호선 전철을 타고 가는데 합정역
근처에서 또 누군가 뒤에서 날 붙잡아 뒤돌아보니 그때까지 아들녀석이 내 뒤를 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난 괜찮으니 빨리 집에 돌아가라 설득시키고서 약속장소인 사당역에 도착하니 약속시간보다 10분이
늦은 11시 10분이다.
차가 떠났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내가 미리 산악회에 전화를 해둔 터라 차는 대기하고 있고 지정된
자석에 앉아 회원들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고서 잠에 골아 떨어진다.
04:20 산악회 버스는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질주해 동해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난 육개장 한 그릇으로 아침을 해결하니 정신이 조금 드는 듯 하고 배낭속에 뭐가 들어있나 확인하니
얼음물 1리터와 맹물 1리터 그리고 초코파이 3개, 여벌옷이 들어있어 그런데로
안심이다.
어차피 점심은 하산 후에 먹을 수 있으니 이 정도의 간식이면 충분하겠지.
산악회 버스는 04시 15분쯤 산행 들머리인 덕구온천 위 언덕에 도착되고 우린 산행준비를 서둘러
하나 둘 떠날 차비를 한다.
(술이 덜깬 상태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05:19 옛재능선의 언덕빼기 좌측의 등산로 안내표시판 앞에서 등산화 끈을 매고 있는데 산악회
회원들은 앞다투어 임도의 차단기 너머 넓은 길로 하나둘 앞서나가고 나만 홀로 남는데 시간은
04시 24분을 막 지나고 있다.
등산로 안내표시판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넓은 임도를 따라 진행하는데 앞서간
불빛들은 저 멀리 아른거리고 나의 발걸음은 더욱 불이 붙기
시작한다.
그런데 깨진 발꿈치가 자꾸만 등산복에 걸려 쓰라려오고 이마에서는 열기가 가득한 육수가 주룩주룩
흘러내리기 시작하는데 이거 장난이 아닌 듯 싶다.
그런 고통을 참아가며 30여분을 오르니 임도는 끝이 나는 듯 작은 소로로 바뀌고 뒤쳐진 회원 몇
사람을 드디어 따라 잡는다.
산길은 잠시 좌측으로 휘돌아 가는 듯 하다가 이동통신탑 하나를 통과하게 되고 이어서 18분 후
암봉에 올라서니 앞서간 회원들이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들머리를 출발하고서 이곳까지
정확히 54분 소요된 듯 싶다.
잠시 갈증을 풀고 응봉산 정상을 향해 또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응봉산이 올려다 보입니다)
(2003년 9월에 이어 다시 찾은 응봉산)
(이제부터 용소골을 따라 진행합니다)
11:48 땡볕의 비포장 도로를 따라 마냥 걷는데 좌측 덕풍계곡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물돌이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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