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9정맥산행/★한남정맥

한남정맥 1구간(보구곶리-문수산-에던농축-것고개)

六德(이병구) 2011. 2. 26. 11:18

산행일자: 2004년 8월 1일

 

날    씨: 괴롭도록 무더운 날씨

 

산 행 자: 六德(이병구) 단독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 11㎞(휴식 및 알바시간 포함: 약 6시간 소요)

 

산행코스: 보구곶리-321봉-문수산-22번 군도-56번지방도-에던농축-12번군도

          -승룡아파트-것고개(48번 국도)

 

산행줄거리:

 

낙동정맥과 한북정맥을 병행하여 진행해오다가 지난 7/23일 한북정맥을 우이령에서 조기

 

졸업하고 단독으로 한남정맥탐사에 나서게 되었다.

 

아침 일찍 배낭에 충분한 얼음물과 도시락, 수박, 콩국수 물, 귤, 카메라 삼각대, 여벌옷

 

등을 집어넣다 보니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드는데 불필요한 것은 빼놓고 가라고 마눌이

 

한마디 건네는데 어디 불필요한 것이 있겠는가...?

 

06:10분에 마눌과 함께 연남동을 출발하여 올림픽대로와 제방도로를 이용하여 보구곶리

 

마을회관을 넘어 배나무 밭 콘테이너박스에 도착하니 07:05분이다.

한남정맥 출정을 기념하는 뜻으로 타고온 애마와 함께 사진 한 컷을 하고서 마눌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니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든다.

 

07:12분 등산화의 끈을 졸라매고서 밤나무 밭 묘지 1기 우측을 치고 오르는데 100m의

 

좌측방에서 초병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밤나무 밭을 치고 오르니 거미줄이 짜증스럽게 쳐져있어 나뭇가지를 꺾어 휘저으며

 

오르다보니 전주이씨묘 3기가 나오고 등로가 나타난다.

 

07:24분에 안테나가 있는 봉을 만나고 이어서 잠시 내려간다.

 

07:30분 보구곶리 마을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만나고 이어서 조금 오르다보니 허스름한

 

벙커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삐삐선이 나타난다.

 

07:38분 전망봉에 오르니 벙커가 있고 철조망으로 등산로가 차단되어 있다.

 

유도를 배경으로 한 컷하고 계속 진행하여 봉에 도착하니 우측으로 로프가 설치되고

 

표시판에 하산 표시가 설치된 넓은 등로가 있어 이곳에서 11시 방향으로 계속 진행한다.

 

10여분을 진행하다가 조금전 보았던 그 길이 마음에 걸려 다시 뒤돌아 그 길로 하산을

 

하다보니 살모사 한 마리가 쏜살같이 지나가 스틱으로 꽉 눌러 잡았는데 어떻게 처치할 수 없어

 

그냥 놔주고 내려가는데 성동리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아닌가...?

 

아뿔사! 살모사가 날 홀렸나보다 생각하고 다시 죽을힘을 다하여 급오름길을 오르다보니

 

무릎에 진이 빠지는 듯 맥이 쫙 풀린다.

 

뒤 돌아왔던 그 길로 널널하게 한참동안 진행하니 08:31분에 성동리에서 넘어오는 재에 도착된다.

 

헉헉거리며 가파른 오름길을 또다시 올려치니 08:49분에 321봉에 도착되고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숨고르기를 한 다음에 잠시 내려서 출입금지 표시판을 보고 우측에 폐타이어로 만든

 

교통호를 따라 안부를 휘돌아가니 문수산으로 이어지는 삼거리가 나오고 철망문을 통과하여

 

잠시 올라서니 09:13분에 문수산 정상에 도착된다.

문수산 표지석과 삼각점을 확인한 다음 파노라마와 같이 펼쳐진 조망을 줄기고 표지석 뒤로

 

내려가니 가야할 정맥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문수산 뒷자락은 산불로 인하여 나무들이 숯 덩이로 변해있고 잡초만이 무성하다.

 

 

 

이곳에서 정맥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어 풀밭을 헤치며 바위들을 넘어 조심조심 내려가니

 

삐삐선이 나오고 이어서 09:47분에 쌍용대로가 나온다.


쌍용대로를 가로질러 군 작전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하다 10:07분에 군 작전도로를 벗어나

 

우측의 숲으로 빠져 들어간다.

 

완만한 능선을 오르다보니 봉에 도착되는데 아래에는 포병부대가 있고 등로에는 포병부대

 

측정점이 있어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초장에 알바를 한 탓으로 무기력증에 빠져버린 느낌이 들어 수박을 꺼내어먹고 콩 국수물을

 

벌컥벌컥 마시니 조금은 살 것 같지만 무릎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흐느적거린다.

 

20여분의 휴식을 접고 훈련장을 내려서니 군부대 철조망이 나오고 철조망은 검정 포장으로

 

위장되어 있다.

 

군 철조망을 우측에 끼고 계속 내려간다.

 

다시 봉에 올랐다 내려서니 묘지 1기가 나오고 이어서 CCTV가 설치된 건물이 나오는데 난

 

그 건물 우측 고추 밭을 따라 내려간다.

 

10:41분 포장도로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서니 길이 없다.

 

가다보면 길이 나올 거라는 추측을 하며 거미줄을 헤치며 10여분을 오르다보니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오고 거기엔 샤브샤브란 입간판이 설치되어있다.

 

잰장 도로를 따라왔으면 이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을 힘도 없는데....

 

원망아닌 원망을 하고서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가니 군부대 정문이 나오고 이어서

 

제일폐차장이 나온다.

 

정맥길은 계속 포장도로로 이어지고 11:02분에 에덴농축 입간판을 만난다.


 

이 근처에 돈사가 있는 듯 돼지가 더운 날씨에 소리를 지른다.

 

에덴농축 입간판을 지나 시멘트포장도로를 버리고 우측 숲으로 밀려가듯 들어선다.

 

널널허게 진행하니 골프연습장이 나오고 갈림길이 나온다.

 

난 골프장 뒤에 있는 집 앞을 가로질러 산을 치고 오른다.

 

더운 날씨에 땀은 비오듯 흘러내리고 온 몸은 거미줄이 쳐져있는데 팔다리는

 

쐐기에 침을 몇방 맞고 산딸기넝쿨과 가시덩쿨에 찔리고.... 이 고생길....

 

너무나 힘이들어 울고 싶은 심정이 든다.

 

지난주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연이어 한북정맥과 낙동정맥을 하였기에 더욱더 컨디션에

 

난조가 온 느낌이 들었다.

 

올라왔던 봉을 내려서니 천주교묘지가 나오고 이어서 뚝 짤린 절개지가 나온다.

 

절개지 위 등로좌측에 있는 석물에 주저 앉았다.


먼저 맥주를 꺼내어 벌컥벌컥 마시는데 맥주 얼음 덩어리가 그렇게 맛있는지 생전 처음

 

느껴보았다.

 

시원한 귤 안주는 피로를 풀어주는 듯 했으나 무릎은 여전히 힘이 없고 배는 허기진다.

 

내가 더워 먹었나 아니면 탈진 직전인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이 든단 말인가...?

 

11:37분에 일어서 절개지를 통과하여 산으로 오른다.

 

교통호를 따라 계속 오르다 다시 한참을 내려서니 12번 군도에 도착된다.

 

12:02분에 고정리 지석묘 옆 절개지를 올려쳐 진행하니 또다시 검정 포장으로 위장된 군

 

철조망이 나온다.


군 철조망을 우측에 끼고 진행하는데 왜 그리 잡풀이 발목을 붙잡는지 더욱 힘이든다.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부터 폐타이어로 만든 교통호를 따라 능선을 올려친다.

 

또다시 힘들어 도저히 갈 수 없다.

 

폐타이어에 주저앉아 밥을 꺼내어 먹는데 이번에는 검은 모기떼들이 달려들어 피를 빤다.

 

와~~ 이 고통 이 괴로움.....

 

30여분간의 식사를 끝마치고 14:40분에 출발한다.

 

봉에 올라섰다 우측으로 내려서 다시 올라선다

 

군 철조망을 따라 계속 오르다보니 좌측에 선명한 등로가 있고 철조망은 계속 이어진다.

 

한참을 오르니 초병이 달려와 이곳은 통과할 수 없다고 한다.

 

몇 미터 내려서 안부를 치고 철조망을 따라 계속 휘돌아가는데 폐타이어들이 널려있고

 

죽은 나뭇가지들과 거미줄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철조망 안부를 올라서니 승룡아파트인 듯 아파트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승룡아파트에 들어서니 내가 한심스러운듯 아파트의 젊은 아주머니들이 날 처다본다.

 

용맹스런 해병대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를 통과하여 승용매점과 또 다른 아파트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13:32분에  것고개에 도착된다.

 

스므네미고개까지 산행하려했던 마음을 다음 낙동정맥 산행을 위하여 몸을 아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에서 산행을 포기하고 도로 옆 그늘에 주저앉아 하늘을 바라보니

 

내 자신이 초라해져 보이며 내 생에 이렇게 산행을 중단해보기는 처음이다라는 생각이

 

왠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다음 들머리 구간을 확인하고 주유소 화장실에 들려 간단하게 씻고 신촌행 직행버스를

 

타고 집에 돌와오니 아들녀석들과 마눌은 점심먹으로 나가고 집에는 아무도 없어

 

그냥 벌렁 드러누워 앉는다.


다음 들머리 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