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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

六德(이병구) 2019. 7. 19. 10:41

교동도

창후리 선착장 .ㅡ월선포선착장 - 교동향교 - 화개사 - 화개산(259.6m) -

약수터 - 효자묘 - 한증막 - 연산군유배지 - 대룡시장 - 남산포 - 교동읍성

- 황룡우물 - 방파제길 - 월선포선착장 (약 16km, 5시간30분 소요)

 

인천 교동도 북한과 겨우 2.5km…

강화도 서북쪽에 자리한 교동도는 작년 7월 연륙교가 생기면서 육지가 된 섬이다. 하지만 섬 전체가 민통선 안에 들어 출입시간이 제한된다. 북한 땅이 2.5㎞의 지척으로 보이고, 작은 섬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넓은 교동평야가 광활하다. 살벌한 긴장감이 감도는 철책선 길을 달릴 수 있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교동도의 북쪽 해안선은 곧 철책선이다. 고작 2.5km 떨어진 북녘땅을 바라보며 철책선을 달린다. 옛날 물이 빠질 때는 걸어서도 건너다녔다는 곳인데…

목적지는 강화도 서북쪽에 위치한 교동도(喬桐島). 작년 7월 강화도 양사면 인화리와 교동면 봉소리 간에 연륙교가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진작에 방문하고 싶었으나, 겨우 해를 넘겨 찾게 되었다.

교동도는 교동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마음대로 갈 수도 없고 마음대로 나올 수도 없는 섬’이었다. 물론 강화도 창후리에서 교동도 월산포까지 정기적으로 다니는 페리가 있었지만, 북한과 인접하고 있는 북방한계선(NLL) 지역이라서....

조선시대에는 섬의 중심지였던 교동읍성은 대부분 허물어지고 남문의 홍예문만 위태롭다
조선시대에는 섬의 중심지였던 교동읍성은 대부분 허물어지고 남문의 홍예문만 위태롭다

자유롭게 오갈 수 없는 군사지역

한때 강화 교동도는 섬 속의 섬이었다. 그러나 강화도가 더 이상 섬이 아닌 것처럼 교동도 역시 이제는 섬 속의 섬이 아니다. 교동대교를 연도교(連島橋)가 아니라 연륙교(連陸橋)로 부르는 것도, 강화도가 오래 전에 육지가 되었고, 이제 그 강화도와의 사이에 다리가 놓였으니 교동도도 육지로 편입되었음을 상징한다.

서해 5도는 북방한계선(NLL)의 경계가 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섬들이라는 건 익히 알려져 있다. NLL의 시점이 되는 곳이 바로 강화도와 교동도다. 여기서부터 NLL은 우도-연평도-소청도-대청도-백령도로 이어진다.

이렇듯 전략적 요충지인 교동도는 북방한계선과 마주하고 있어 엄격한 통제로 개발이 되지 않아 옛 우리 농촌의 순박함과 함께 접경의 긴장감도 그대로 남아있는 은둔의 섬이다.

화개산 남쪽 중턱에 자리한 화개사.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와 너른 마당이 인상적이다
화개산 남쪽 중턱에 자리한 화개사.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와 너른 마당이 인상적이다

김포에서 48번 국도를 따라 강화군 하점면 이강삼거리에 이르면 군부대가 운용하는 검문소가 나오는데, 여기서 출입증을 교부받아야 한다. 교동도 지역은 민간인출입통제구역으로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하다. 출입증을 받고 4㎞를 더 가면 교동대교가 보이고, 이곳 검문소에서 최종적으로 출입증을 확인받고 진입하면 된다.

참고로 교동대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는 출입을 못하며, 교동도 주민은 군부대에 상시출입증을 제시하면 오전 4시부터 자정까지 통행할 수 있고, 외지인은 일출 전 30분과 일몰 후 30분까지로 통행 시간이 제한되니 유의해야 한다.

길이 3440m의 아름다운 사장교를 건너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는 교동대교(喬桐大橋)는 총연장 3440m, 폭 13.85m, 왕복 2차로의 사장교로 2014년 7월 1일 정식 개통되었다. 2008년 공사에 착수했으나 갯벌에 박아 놓은 말뚝이 조류에 전도되는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공사기간이 길어졌다고 한다. 참고로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삼산연륙교는 2017년 8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화개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쪽 풍경. 산 바로 밑이 중심지인 대룡리이고, 그 뒤편으로 교동평야가 광활하다
화개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쪽 풍경. 산 바로 밑이 중심지인 대룡리이고, 그 뒤편으로 교동평야가 광활하다

교동도는 면적 47.14㎢, 동서 11.8㎞, 남북 7.5㎞, 해안선 36㎞의 꽤 큰 섬이다. 최고점은 화개산(260m)이다. 교동도는 강화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면으로 북부 해안선은 휴전선의 남방한계선이 되며, 북한과 가장 가까운 거리는 직선으로 2.5㎞밖에 되지 않는다. 북쪽의 NLL 너머로 황해도 연안군과 배천군을 마주보고 있다. 예로부터 간척이 많이 이뤄져서 대부분의 평야는 거의 간척지다.

교동대교를 건너 약 4.5㎞를 가면 교동면 대룡리로 섬의 중심이 되는 마을이다. 번화가라 표현하기엔 너무 소박하지만, 대룡시장은 70년대의 예스러움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화개산 정상의 멋진 조망

대룡리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본격적인 라이딩은 내일로 미루고 먼저 교동도에서 가장 높은 화개산을 올라 멋진 일몰 풍경을 보기로 한다.

 

대룡시장 입구에서 남동쪽 교동읍성 방향으로 2.3㎞ 달리면 읍내리 왼쪽으로 화개사로 오르는 이정표와 함께 산으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정상까지는 1.8㎞로 화개사 뒤편 8부 능선까지 임도가 있어 금방 오를 수 있다.

화개산 남쪽에 자리한 화개사는 단촐한 불당이 있는 작은 절로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보호수로 관리되고 있다. 고려 때 창건한 사찰이라는데, 정확한 창건연대는 알 수 없다. 옛날 교동도 인근에서 묵고 있던 무학대사와 낙공선사, 지공선사가 이곳 화개사로 공부하러 다니던 곳이라고 전해 온다. 당시에는 조그만 암자였다가 화재로 불상과 서적이 모두 소실된 것을 후에 다시 건립했다고 한다. 또한 고려시대의 학자 목은 이색 선생이 교동을 아주 좋아해서 화개사에 머무르며 수양하고 글을 지었다고 한다. 이색은 화개산을 전국 8대 명산 중 하나로 꼽았다는데, 아무리 봐도 명산은 아닌 듯하니 후대의 와전이거나 과장일 것이다.

화개산 정상의 팔각정. 망원경 뒤편은 석모도의 상주산이고, 그 뒤편으로 강화도 최고봉인 마니산이 아득하다
화개산 정상의 팔각정. 망원경 뒤편은 석모도의 상주산이고, 그 뒤편으로 강화도 최고봉인 마니산이 아득하다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등산로는 짤막한 암릉 구간이 나오고 이어 돌탑으로 쌓인 봉수대 터에 이른다. 사방이 탁 트이고 200m 앞쪽으로는 화개산 정상의 산불감시초소와 팔각정이 보인다.

교동도에서 가장 높은 화개산(260m) 정상은 사방으로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북쪽으로는 북한의 황해도 연백평야가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예성강 하구와 개성의 송악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남으로는 석모도의 상주산이 지척이고, 서쪽으로는 교동면소재지와 섬 치고는 상당히 넓은 교동평야 질펀하다. 동쪽으로는 교동대교 저편으로 별립산(400m)을 비롯해 마니산(471m)까지 기세 좋은 강화도의 산들이 중첩되어 보인다.저 멀리 북녘 하늘 아래로 어디론가 떠나는 철새들만 자유롭게 NLL을 넘나든다.

석모도 앞바다에는 작은 섬들이 아기자기하게 흩어져 있다. 조선시대에 3도(충청, 경기, 황해) 수군통제영이 있었던 남산포가 저 아래로 바라보인다.

고구저수지와 북한의 연백평야
고구저수지와 북한의 연백평야

고려와 조선시대 왕족의 유배지

교동도는 우리나라에서 14번째로 큰 섬으로, 강화군에서도 농경지가 가장 넓다. 인구 중 80%가 농업에 종사할 정도이며, 교동평야의 쌀은 인기가 높다. 주민은 3000명 정도이고 땅이 비옥하고 벼농사가 잘 돼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민통선 안에 있는 섬이지만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은 고기잡이 배 몇 척만이 갯벌에 등을 뉜 채 한가롭게 쉬고 있는 해변 풍경 때문이리라.

화개산 정상에서 오랜 시간 추위에 떨며 남과 북의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사이에 저녁 어스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서쪽 바다는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길이 3340m의 아름다운 사장교인 교동대교가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고 있다. 건너편이 강화도
길이 3340m의 아름다운 사장교인 교동대교가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고 있다. 건너편이 강화도

대룡리로 내려가는 산길 하단부에는 ‘연산군 유배지’를 알리는 하얀 비석이 세워져 있다. 교동도는 고려와 조선시대 때 유배지로 이용되었던 섬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벼슬아치들이 잘못을 범했을 때는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유배를 보냈으나 왕권에 위협이 되는 왕족들은 일반인들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동정을 지척에서 살펴야 했기에 도성에서 가까운 곳에 격리시켰다. 한양과 가까운 강화도가 그런 땅이었고, 섬 속의 섬 교동도는 조류로 인한 뱃길이 쉽지 않아 왕족의 유배지로는 최적이었다. 때문에 고려 무신정권 때 최충헌에게 쫓겨난 희종이 이곳에 유배당한 것을 비롯해 조선조에 이르러서는 안평대군, 연산군, 임해군, 능창대군 등 여러 명의 왕족이 교동도로 유배되었다. 이곳에 유배됐던 왕족들은 결국 왕권을 위해한다는 이유로 목숨을 부지하지 못하고 대부분 사사됐다.

연산군은 성종의 맏아들로, 어머니는 폐비 윤 씨다. 세자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탓으로 이상성격이 형성되어 점차 향락과 횡포를 일삼아 중종반정으로 폐위되었다. 교동으로 유배된 지 2개월만에 화병으로 사망한 장소에는 작은 비석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화개산에서 본 강렬한 일몰. 왼쪽의 긴 섬은 서검도
화개산에서 본 강렬한 일몰. 왼쪽의 긴 섬은 서검도

 

철책선 라이딩

대룡시장 입구에서 출발해 교동대교 방면으로 약 4.5㎞ 달리면 봉소리 교차로다. 여기서 왼쪽으로 진입해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볼 생각이다.

농로로 접어들면 북쪽 해안을 따라 해안철책선이 나온다. 작은 섬과 섬으로 이어진 농경지는 바둑판처럼 수없이 많은 농로가 뻗어있지만, 해안선을 따라 최대한 철책선을 따라 달릴 수도 있다.

예전엔 갯벌이었을 산과 산 사이는 농경지로 간척되어 곧은 해안선을 이루고, 둑에는 높은 철책선이 세워져 있다. 아침 해무에 휩싸여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 섬도 옅은 안개를 들추면 이렇게 곳곳에 분단의 상처와 아직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님을 짐작케 하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난다.

인사리 마을 뒤편 언덕에 있는 망향대. 고향을 눈앞에 두고도 못 가는 실향민들의 고통과 그리움이 절절히 느껴진다
인사리 마을 뒤편 언덕에 있는 망향대. 고향을 눈앞에 두고도 못 가는 실향민들의 고통과 그리움이 절절히 느껴진다

해안선 너머의 바다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고 다시 예성강을 만나 바다를 이루는 NLL 지역이다. 희뿌연 바다 너머로 연안군과 배천군으로 이어지는 연백평야가 넓게 그 모습을 드러내 놓는다. 연백평야는 한반도의 곡창지대로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보기에는 평화롭기 그지없지만 저 높은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돈다.

교동도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 해안까지는 2.5㎞밖에 되지 않는다. 2013년 8월 북한주민 두 명이 이곳으로 헤엄쳐 건너와 귀순한 사례가 있는데, 이후 철책을 더욱 강화했다고 한다.

철책선을 따라 달리는 길. 경계근무를 서야 할 초병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철책선을 따라 맘껏 달리고 있다. 그러나 초병이 보이지 않는 철책선은 단순한 철조망이 아니었다. 철조망과 함께 얽혀있는 감지망은 끊어지면 센서가 작동하게 되어 있어 굳이 초병들이 일일이 지켜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거대한 저수지와 드넓은 교동평야

교동도엔 섬의 동서로 큰 저수지가 두 개 있다. 동쪽의 고구저수지는 낚시터로 잘 알려져 있는데, 얼음낚시를 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얼음을 깨고 낚시를 즐기고 있다. 서쪽의 난정저수지는 낚시 금지구역으로 교동평야를 적시는 농업용수의 목적으로만 활용된다.

섬 전체가 농경지로 이뤄진 해안선 길은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진다. 수확을 마친 황량한 겨울 논에는 스산한 바람과 철새들의 군무를 자주 보게 된다. 한강·임진강 물과 예성강 물이 합쳐지는 물길 어귀. 갯벌 건너 바다엔 손 뻗으면 닿을 듯한 연백평야가 아득하고, 북녘을 자유로이 오가는 철새들이 한없이 부럽다.

드넓은 간척지 곳곳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마을에 들어서면 옛사람들의 흔적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풍년이 들면 주민 전체가 10여년을 족히 먹을 수 있다는 들판에서 교동도의 풍요로움을 엿본다.

인사리 마을 뒤편 언덕에는 실향민들이 만든 ‘망향대’가 슬프다. 지척으로 보이는 북녘땅을 향해 ‘재이북부조지단(在以北父祖之壇)’을 쌓고, 제사를 모시거나 그리움으로 통곡하는 자리다. 주변의 묘들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 떠나간 실향민들의 절절한 사모곡이다.

 

난정저수지를 길게 돌아 나와 죽산포에 이르니 어부의 손길을 탄 지 오래된 배 한 척만이 비스듬히 누워있다. 주민들은 다른 섬들과는 달리 대부분 농사에 종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포구는 기껏해야 죽산포, 남산포, 월선포가 전부이고 횟집 하나 제대로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나마 남산포에서 횟집 하나를 보았을 뿐이다.

죽산포에서 머르메길을 돌아 양갑리로 가는 들판 길. 어디를 둘러봐도 드넓게 펼쳐진 평야다. 11번 도로를 따라 교동평야를 가로지르는 이곳은 6·25때 활주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곧게 뻗은 농경지 사이로 마을과 마을이, 산과 바다와 어우러져 옛사람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하나의 풍경이 된다.

초라하게 방치된 교동읍성

어느덧 화개산 남쪽의 읍내리에 들어서니 교동읍성이다. 읍성이 있었으니 이곳이 과거 교동도의 중심이 되었던 마을이다. 읍성은 지방행정 관아가 소재한 고을의 방어를 목적으로 축성한 성곽이다.

 

교동읍성은 보기에도 처량할 정도로 초라한 모습이다. 성벽이 거의 다 허물어져 바라보는 내 자신이 민망할 정도로 안쓰럽기 그지없다. 1629년에 처음 축성했다고 전해지는데, 당시 성의 둘레는 779m로 동·남·북쪽 3곳에 성문을 세웠다고 한다. 현재는 남문의 홍예문만 엉성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교동도엔 ‘강화나들길’ 9코스와 10코스가 있는데, 9코스는 월산포선착장을 기점으로 화개산과 대룡시장, 교동읍성을 돌아 나오는 코스다. 10코스는 대룡시장을 기점으로 난정저수지와 죽산포를 돌아오는 코스로 이미 일부 구간. 교동읍성의 남쪽 해안로를 따라가면 해안로에 정자 하나가 나타난다. 남산포와 월산포 중간쯤에 있는 정자 한편에는 강화나들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오솔길 같은 해안산책로는 갈대가 우거져 있고 해안선 갯벌 너머로 석모도가 지척이다.

조선시대에는 3도수군통어영이 있던 남산포는 이제 초미니 포구로만 명맥을 잇는다
조선시대에는 3도수군통어영이 있던 남산포는 이제 초미니 포구로만 명맥을 잇는다

페리가 끊긴 월산포선착장은 죽은 듯이 조용하다. 선착장 대합실은 굳게 잠겨있고 주위는 스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한때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에서 이곳 월선포 선착장을 이어주던 유일한 뱃길이 교동대교 개통으로 인해 끊어지자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쓸쓸한 포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뱃길 끊긴 부둣가에서 교동대교를 바라보는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월산포에서 봉소리 교차로로 진입해 교동면 대룡시장으로 가면 일주 라이딩은 끝난다.

시간이 멈춘 대룡시장

시간 여유가 있다면 대룡시장을 찾아보자. 대룡시장은 흔히들 잃어버린 과거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6·25 당시 북녘 연안군에 거주했던 4만 여명의 주민들이 피난 와서 돌아가지 못하고 대룡리에 연안시장을 본떠 대룡시장을 만들어 거주했다고 한다. 그러나 긴 세월이 흐르도록 실향민들은 그리운 고향땅을 밟아보지 못한 채 하나둘 세상을 뜨면서 그나마 대룡시장의 점포도 몇 개 남지 않았다.

지도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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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은 고려시대부터 중국 사신이 들어오는 관문으로 당시에는 사신이 묵는 관아와 무역이 꽤 번성했던 모양이다. 지금의 교동읍성이 있는 읍내리는 얼마 전까지도 교동의 중심지였는데, 지금은 면사무소가 있는 대룡리로 상권이 옮겨갔다고 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거늘, 시장통은 세월 속에 고인 물처럼 시간이 정지해 있다는 느낌이다. 현대화의 물쌀에도 전혀 아랑곳없이 옛 모습을 고수하고 있는 모양새가 정겹기만 하다. 시장통을 오가는 이들은 낯선 외지인들 뿐, 주말임에도 적막하기 그지없다.

TV 방송프로그램에서 낯이 익은 교동이발관, 동산약방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이고, 쥔장들의 모습도 볼 수 없다. 가게랄 것도 없는 어느 상점의 벽에는 벽시계가 여러 대 매달려 있다. 시간도 제각각인 벽시계. 시계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것만 같다. 노랗고 하얗고 까만 고무신들이 상점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빨간 털신과 검정 털신도 있지만, 그저 옛 추억을 회상하거나 신기해 할 뿐, 정작 사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래서 정겨우면서도 쓸쓸하다.

 

여행 정보
.교동면 : www.ganghwa.incheon.kr/open_content/township/index.jsp?enm=gdm

.강화나들길 : www.nadeulgil.org

숙박
.교동파크여관(032-932-4164)

.낙원여인숙(032-932-4071)

.수정민박(032-934-8929)

.양갑민박(032-932-4203)

.고구촌여인숙(032-933-8668)

.강화여인숙(032-932-4067)

식당
.대풍식당
(032-932-4030)

.서당골순대국(032-934-8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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