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칠보산에서 여름의 진수를 맛보고.

六德(이병구) 2015. 11. 16. 22:22

속리산자락의 칠보산에서 여름의 진수를 맛보고..

.산행일시: 20150814(근요일)

.날 씨: 맑음(폭염주의보)

.산 행 자: 아내와 둘이서 六德

.산행거리: 9km

.산행시간: 5시간20(놀며가며 휴식시간 포함)

.산행코스:주차장(11:12)떡바위입구/산행시작(11:19)떡바위(11:57)떡바위폭포(12:02~20)청석재(12:24)전망대(12:29~35)조망바위(12:39~43)칠보산(12:55~14:12)마당바위/거북바위(14:18~20)조망바위(14:24~28)활목고개(14:40)신선폭포(15:11~49)작은소(15:58)현수교(16:06)쌍곡폭포(16:08~11)절말교(16:26)주차장(16:34)

.산행흔적:

덤으로 얻은 광복절의 대체공휴일..

어디로 발길을 돌릴까 생각하다 속리산의 언저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찾아오는 절기에 서서히 밀려가는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서 아내와 함께 여름의 진수를 맛보고자 쌍곡계곡을 찾고자 함이었다.

VIP의 한마디로 전국의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 오늘..

고속도로를 달리는 육신과 마음은 그야말로 명절전후의 교통체증보다도 더한 몸살을 앓고서 어렵게 쌍곡계곡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 계획으로는 서당교에서 도마재로 올라서 보배산/776.5m-692.1m-칠보산-구봉능선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었었는데 고속도로에서 4시간 넘게 시간을 허비하다보니 시간이 너무나 늦은 것 같아 보배산은 생략하기로 했다.

 

11:12 집에서 아침640분에 출발했건만 고속도로가 얼마나 지체됐었는지 시간은 어느덧 11시가 넘어가다보니 산행을 시작도하기전에 폭염은 그 기세를 여지없이 발휘하기 시작한다.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을 벗 삼아 도로변 간이주차장을 출발해 조금 내려서다보니 떡바위 산행들머리가 자리하는데 서울에서 왔다는 등산객 5~6명이 앞서가고 있었다.

12:24 6년 전에 다쳤던 무릎을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재활치료에 여념이 없는데 달라붙었던 관절이 요즘 들어서 조금 떨어졌는지 뚜둑뚜둑 소리 나며 통증이 있어 서서히 걷다보니 아내는 어느새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실 2000년에 백두대간을 함께할 때나 내 다리가 멀쩡했을 때도 아내의 발걸음은 나를 앞질러가는 주력이었으니 탓할 일도 아니지만 더운 날씨에 땀을 훔쳐가며 진행하다보니 이 더운 날씨에 고생을 사서하는 것은 아닌지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 만들기도 했었다.

어쨌거나 사진을 찍어가며 죽기 살기로 따라붙어가며 진행하는데 떡바위를 통과하게 될 무렵 은근히 꾀가 발동해 앞서가는 아내를 불러 도저히 못가겠으니 쉬었다 가자하니 청석재가 저 앞이라며 그곳에서 쉬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하고서 물도 흐르지 않는 떡바위폭포 상단에 앉아 어제 밤 냉장고에 얼려 준비해온 캔 맥주와 막걸리를 꺼내어 1차로 막걸리를 벌꺽벌꺽 마시다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어 보인다.

산행 1시간도 못하고 이렇게 퍼질러 앉아 쉬어보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냉막걸리로 갈증을 풀면서 20여분 남짓 휴식을 취한 후 4분 남짓 올라서니 촤측 보배산과 우측 칠보산이 분기되는 청석재에 올라서게 되는데 보배산방향으로는 목책과 함께 출입금지 푯말이 세워져 있기도 했다.

보배산에서 청석재까지는 가파른 암릉길이 위험해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해놓은 모양이다.

사실 요즘 북한산이나 설악산이나 할 것 없이 위험지역은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해놓았는데 일부 산악회나 단체에서 위험능력을 극복할 수 없는 초보자까지 모집해 산행하는 일들이 빈번하다보니 구급대원들의 잦은 출동은 물론이고 자신의 아까운 생명이나 건강까지 잃는 일들이 생기곤 하는데 신중히 판단해야할 문제들이다.

 

12:55 마음에 두었던 보배산을 밟아보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방향을 우측 칠보산방향으로 틀어 살며시 이어지는 바윗길을 3분 남짓 편안하게 진행하다보니 계단길이 시작되면서 좌측 아래로 전망바위가 자리해 조금 내려서서 북서쪽방향으로 펼쳐지는 보배산을 조망하며 아쉬움을 달래보았다.

보배산 좌측 쌍곡계곡 너머로는 지난 20121118일 아가봉-옥녀봉-남군자산을 다녀왔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데 그때 아내가 간벌한 나뭇가지에 머리를 찍혀 7바늘을 꿰매야하는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군자산은 모르지도 못하고 도마재에서 하산해야 했던 그런 이억이다.

그래~~ 다음에 다시 기회를 잡아서 군자산은 다시 다녀와야 되겠다.

그렇게 잠시나마 조망을 즐기고서 4분 남짓 더 오르다보니 바위지대의 편단한 지대가 자리하는데 바위틈에 소나무 한그루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작태로 자리하고 있어 카메라에 담아가며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칠보산에 올라서게 되었다.

칠보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야말로 신선 그자체가 아닌가 싶다.

가깝게는 덕가산과 시루봉 그리고 그 우측으로 악휘봉이 자리하면서 백두대간의 고산준봉들이 파노라마와 같이 펼쳐지면서 폐부 깊숙이 그리운 추억이 쌓이는 느낌이다.

19991231일부터 아내와 함께 백두대간종주를 시작해 2001617일 진부령에 내려섰던 백두대간의 마루금..

그 마루금을 2001915일부터 2002915일까지 두 번째로 다시 걸었었는데...

이젠 장성한 아들들과 함께 백두대간을 3번째로 걸어보고 싶다.

15:11 칠보산의 바위지대 아래에 자리를 잡고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며 냉막걸리로 반주까지 곁들여보니 세상만사 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데 이 폭염이 물러가게 되면 난 또다시 당분간은 홀로 진행하는 지맥산행의 늪에 빠지게 되겠지..

그렇다고 지난 시절처럼 무식하게 지맥산행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남아있는 인생사 지맥산행을 빨리 끝내면 무슨 으로 살아가겠는가..

서서히 음미해가며 마루금을 걸어가리라 다짐해보며 평탄한 바위에 누워 잠시 오침을 즐기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칠보산에서 구봉능선으로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오르내림이 심한 바위지대의 능선이라서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이 염려돼 편안한 살구나무골로 하산하기로 한다.

사실 암릉에 두려울 것은 없지만 오늘 늦은 오후에 아내는 동네 지인들과 번개팅에 참석해야하고 난 한강에서 있을 불꽃놀이 쇼를 보고자 빨리 귀가해야 되겠기에 발길을 서둘기로 했던 것이다.

어쨌거나 남은 캔 맥주는 하산 중에 만나게 될 폭포에서 땀을 씻어내며 마시기로 하고서 칠보산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긴 후 활목고개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 저녁식사를 끝내고서 자전거로 한강으로 나가보지만 불곷놀이는 보이질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