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山과 近郊山行記/★명산근교산행

계룡산

六德(이병구) 2011. 3. 1. 11:29

두 다리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며 아내와 함께 걸었던 계룡산...

 

★.산 행 지: 계룡산(충남 공주)

★.산행일시: 2010년 4월 25일(일요일)

★.산 행 자: 六德 外 19명

★.산행거리: 9.48㎞(병사골매표소-관음봉: 5.8㎞)

★.산행시간: 7시간 10분(휴식포함)

★.산행코스:박정자/병사골매표소(10:00)-장군봉(10:55)-점심(12:16~13:07)-갓바위삼거리(13:11)-임금봉

            (13:21)-신선봉(13:58)-큰배재(14:10)-남매탑(14:29)-삼불봉/휴식(14:58)-자연성능-관음봉

            (16:03)-은선폭포(16:45)-동학사(17:11)-동학사주차장

★.산행후기:
오늘은 중학교 동창들과 함께하는 정기산행일 인데 공식적으로는 작년 7월 이후 정기산행을 끝내고 8월에 사고를 당해 공식 산행을 못하고 만 8개월 만에 원거리 산행을 나서게 되는데 아직도 불편한 몸으로 산행을 할 수 있을까 불안해하며 아내를 동반해 친구들과 계룡산으로 산행을 떠나게 된다.
내가 이렇게 사고를 당해 산행을 못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었는데 막상 사고를 당하다 보니 걸을 수 없는 관계로 삶의 의욕도 상실해 버리고 온몸의 근육은 물론이고 각종 장기의 기능까지 떨어져 우울증 직전까지 접하게 되었었다.

우울증으로 인해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불과 2m남직 이하의 높이에서 추락했으나 제수가 없으려니 외발로 떨어져 관절이 깨어져 버리고 또 수술 후에는 깁스 상태에서 사무실에서 목발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넘어져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다시 당해 오늘에 이르게 되어버렸다.

산행하다 사고를 당했다면 억울하지도 않겠지만...

하필이면....
암튼 그렇게 왕성하게 산행을 했던 내가 하루아침에 자유롭게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변해버렸다는 실의에 빠져 수많은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기란 참으로 어려움이 많았으나 그래도 일어나야 되겠다라는 강한 의지로 오늘 계룡산으로 산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아픈 다리를 절어가며 두 스틱을 이용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집 앞으로 나가 아내와 함께 첫 약속장소인 합정역으로 이동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을 태워 신도림역을 경유 사당역에 도착하니 많은 관광버스로 인해 차를 댈 수 없어 정차하고 있는 차량들의 맨 앞으로 이동 나머지 친구들을 태우다보니 시간은 벌써 아침 7시 40분이 넘어버렸다.

 

참고로 사실 계룡산은 금남정맥진행 전에 두 번 진행했었다.

 

산행일시: 2004년 12월 18일(토요당일)
산행시간: 6시간 10분
산행코스: 박정자(09:32)-장군봉(10:10)-임금봉-갓바위(10:56)-신선봉(11:15)-큰배재(11:44)-삼불봉

       (12:18)-자연성능(12:45)-관음봉(13:18)-연천봉(13:48)-문필봉(14:03)-관음봉(14:25)-쌀개능

       (14:40)-쌀개봉(15:00)-천왕봉 직전 안부(15:30)-세벽정/극락교(15:40)-동학사매표소(16:00)

 


산행일시: 2005년 7월 17일
산행시간: 약 8시간( 널~널 휴식포함)
산행코스: 밀목재-치개봉-황적봉-천왕봉-쌀개봉- 관음봉-자연성능-삼불봉-큰배재-동학사

 

어쨌거나 우릴 태운 서인천관광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경우 호남고속도로로 들어섰다 대전으로 빠져나와 동학사 입구인 박정자에 도착하니 2주 전 쯤 화려했을 벚나무는 봄철에 하얀 흰눈 가루를 날리며 우릴 반갑게 맞아주고 하늘의 따스한 태양열은 청개구리만큼이나 변덕스럽게 오늘은 조금 더운 열기를 품어낼 듯.


 

먼저 사진 올린 후 작성중입니다

(오늘 진행할 코스)

10:55 병사골 매표소는 지키는 공단직원 한 명 없이 텅 비어있는 상태에서 넓은 등산로 좌측으로 묘지들만이 쓸쓸하게 자리하고 이따금씩 산 벚꽃만이 화려하게 작태를 뽐내고 있는데 고도 80m남짓한 이곳 병사골매표소에서 고도 400m를 넘게 치고 올라야만 장군봉에 오르게 되는데 예전에 진행할 때에는 좌측 바위 능선을 따라서 올랐었는데 지금은 우측으로 등산로가 뚜렷하게 정비되어 있고 또 다리가 부실해 이제 그렇게 바윗길을 따라서 오르는건 불가능한 상태라서 오랜만에 비지땀을 흘려가며 묵묵하게 자연에 순응하며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재촉해 본다.
이따금씩 대하게 되는 바윗길은 조심조심 살얼음을 걷는 마음으로 올라서게 되고 폐부의 거친 숨소리는 지진 듯 전율을 뜨겁게 달궈대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산길 좌우로 수줍은 듯 피어있는 진달래꽃이 피로를 반감 시켜주는 것 같다.
지난 주 아내와 함께 강화도에 자리하는 고려산으로 진달래 꽃구경을 갔다가 헛걸음만 쳤었는데 말이다.
그때의 고려산 정상은 진달래나무가 아직까지 동면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꽃망울도 없었고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달려온 등산객들은 인산인해를 이루었었지..
그 때문에 청년사를 출발해 강화대교를 빠져나오는데 구제역 방역으로 인해서 4시간 남짓 소요되었었나..
어찌나 고생을 많이 하고 허기져 장어 몇 마리로 몸보신을 했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어쨌거나 그렇게 거친 숨을 몰아가며 바위능선에 오르게 되면 다시 잠시 내려섰다 산자락의 사면을 휘돌아 완만하게 오르다 좌측으로 꺾어 올라서면 장군봉에 오르게 되는데 표시목 하나가 반갑게 맞이하면서 이어가야 할 전면의 산자락이 막힘 없이 꿈틀거리는 듯.
산하의 오묘함과 소중함을 다시 한번 모처럼 느껴보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산이 전해주는 진귀한 참 맛을 느껴볼 겨를도 없이 기맥산행이다 지맥산행이다 라는 이유로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마루금을 따라서 달리기만 했었는데 말이다.
그토록 소중하게 느끼고 싶고 산하의 따듯한 품에 안기고 싶었던 내 친구 산하!!!
그동안 내가 그대의 품에 들어서지 못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나날을 보냈었는지 그대는 아는가..?
잃어버린 내 왼쪽 다리의 건강을 다시 찾아만 준다면 그대와 동고동락을 언제까지 함께 하면서 이 온기를 느끼고 싶은데 말이다.
이 모든것이 희망사항이 아닌 현실로 돌아오길 바라면서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치료해 예전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내 자신과 굳은 다짐을 해본다.
100% 완치의 몸은 회복할 수 없으리라 생각되지만.....쩝!

(병사골 초입)
(올려다 보이는 장군봉)
(첫번째 바위능선)
(계룡산의 전모)
(늦둥이 아빠들의 악수)
(아내에게 부탁해 나도 한컷)
 
12:16 뒤 처진 친구들을 기다렸다 단체사진을 한번 찍고 또 막걸리로 잠시 갈증을 풀고서 친구들을 재촉하여 관음봉을 향해 진군을 계속 진행한다.
가파른 내리막길...
그래도 마음과 눈설미 그리고 오른쪽 다리는 튼튼하기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가볍게 내려서게 되는데 동료 몇몇이 다리를 후들거리며 내려서질 못해 남자 친구들에게 여친들을 좀 도와주라 하고서 난 나의 안전을 위하며 앞장서 나가는데 아내가 그 틈을 타서 날 앞질러 나간다.
앞서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아내도 이젠 예전의 모습이 나오질 않는 것 같다.
나하고 함께 11년전 그러니까 2000년에 백두대간을 진행할 때에는 누가 여자라고 믿질 안 했던 그런 강인한 아내였었는데 내가 넘 고생을 많이 시켜서 저렇게 몸이 약해져 버렸나 잠시 미안하기도 하고...
어쨌든 난 아내의 뒤를 따라서 바윗길을 따라 무릎의 고통을 참아가며 내 의지와 싸움을 이어가게 된다.



 



 



 


 


 


 


 


 


 


 



 


 



 


 


 


 


 


 


 



 



 


 


 


 






























(예전에 밀목재를 출발해 쌀개봉을 지나 자연성능 거쳐 동학사까지 진행했던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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